저는 자폐아 가족입니다(추가)
미이런
|2023.07.29 10:00
조회 146,260 |추천 1,616
추가랄 건 아니지만
너무 미화된 모습만 보인 것 같아 씁니다.
참고로 나는 현재 사십대이고 우리 엄마는 할머니임.
밑에 쓰지 않았지만
아빠는 결혼식 때말고는 이혼 후에 본적이 없음.
사실 애정이 없는 만큼 원망도 없음.
이민은 엄마의 성실함을 눈여겨 보신 사장님께서 우리 사정을 알고 해외에 있는 지인 회사에 엄마를 추천해줌. 우리에게는 은인이심.
물론 이민을 가서 어려움도 많았음.
나와 둘째는 입시를 다시 해야했고
두 주마다 돌아오는 집세도 빠듯한데 동생도 사설 병원에서 상담 치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몇 년동안은 차도 없이 한두 시간씩 걷는 뚜벅이로 살았음.
땡볕에 동생을 업고 걸으면 땀이 비오듯했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함께라 행복했던 시절 같음.
우리 동생은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남.
(많은 특성 중 하나라고 함)
근육 발달이 더뎌 어릴 때부터 자주 넘어지고 연필 잡기 같은 단순한 행동도 많은 연습이 필요했음.
식탐도 많아서 비만, 당뇨도 항상 신경써야했고 틱도 주기적으로 해 유제품이랑 인스턴트 식품도 못 먹었음.
소원이 초코 아이스크림 원없이 먹기임.
또, 본인이 아픈걸 잘 모름.
더운 날인데 "좀 추운가?" 하고 물어봐서 열을 재보면 39도이고 그럼.
그래서 얼마 전에는 혈액 검사를 했는데
백혈구 수치가 많이 낮게 나와서 정밀 검사를 앞두고 있음.
그런데 슬픈 건 본인은 이 사실의 심각성을 모름.
이제 겨우 살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봄.
그러니까 혹시 내 글을 읽고 박탈감을 느끼지 않길 바람.
인생은 날마다 무지개빛이 아니라서
우리 가족 또한 고민과 고통을 안고 살고 있고 한치 앞도 모를 길 위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음.
요즘 심적으로 힘든데 따뜻한 말씀들 읽고 많이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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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생은 늦둥이였는데 어릴 때 자폐아 스펙트럼 판정을 받음.
처음에 판정을 받았을 때 엄마는 동생이랑 같이 뛰어내려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함.
아무튼 이 일로 가정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고 아빠와도 이혼을 하게 됨.
그렇게 홀로 중고등 남매와 동생을 키우게 된 엄마는 오히려 강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음.
지금도 상황이 같을진 모르지만
특수학교는 경쟁이 치열해 우리 동생처럼 후천적으로 판정을 받은 아이는 입학 자체가 불가능했고 일반 학교에 가는 것밖에 선택이 없었음.
그래서 엄마는 동생에게 심리치료, 놀이치료, 언어치료 등을 시킴.
없는 살림이었기 때문에 한달에 이백정도 되는 교육비가 부담되었지만 이것 밖에는 동생이 살길이 없다고 우리 가족은 믿었음.
그래서 나도 둘째 동생도 학원을 끊고 용돈도 안 받고 막둥이한테 올인함.
나랑 둘째는 학교 끝나면 집에 가기 바빴음.
친구랑 놀아본 기억도 없음.
대신 밤에 일하러 나가는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봄.
동생을 사랑하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한적은 없음.
오히려 가족이 더욱 똘똘 뭉치게 됨.
낮에도 쉬지 못하는 엄마한테 주변에서 동생을 유치원에 보내고 쉬라고 했지만 엄마는 그러지 않음.
다른 애들도 한참 중요한 시기인데 동생이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음.
이때만 해도 동생은 짐승에 가까웠음.
말은 당연히 못했고 기분이 나빠지면 꽥꽥 울고 집을 뛰쳐나가려고 하거나 옷을 막 찢고 그랬음.
나는 가족이 다 같이 외식하는 게 꿈이었음.
그렇게 시간이 흘러 동생은 여러 치료와 상담, 교육을 받다가
기회가 생겨 해외로 이민가서 한국 학교는 가지 않았음.
비록 파트타임이지만 지금 동생은 대학에 다니고 있음.
동생이 우영우 같아서라고?
동생은 6학년 때까지 알파벳도 못 읽음.
9학년이 되어서야 특수반에서 일반반으로 옮김.
3학년 때까지는 학교 밖으로 도망도 치고 그럼.
단지 집과 학교에서 사회화 교육을 꾸준히 했음.
집에서도 알아듣던 못 듣던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면 꼭 말해주었고
잘하면 칭찬 스티커를 주는 식으로 계속 가르침.
자폐아 특성 중 하나가 참을성이 없는 거다 보니까 인내하는 법, 밥상머리 예절도 항상 가르침.
(쉽게 썼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
외국 학교에서는 자폐아도 매우 엄격하게 가르침. 그리고 늘 보조교사가 붙는데 덩치가 엄청나서 조금이라도 과격한 행동을 하려고 하면 힘으로 눌러버림.
지금은 우리 동생을 보면
자세히 뜯어보지 않는 이상 그냥 말이 조금 어눌한 조용한 애같음. 친구도 있고 강도 높지 않은 사회 생활도 가능함. 남편은 동생이 자폐인걸 알지만 애들은 모름. 삼촌 착하다고 좋아함(알거 아는 나이임)
그럼에도 돌발상황이 생길까 봐 경찰에다 동생 위치 등록까지 해둠.
나랑 가족들은 희생을 해야 한다면 가족이 해야한다고 생각함.
지폐아가 있다고 배려를 바라지도 않음.
(있다면 행동이 좀 느리니까 기다려주는 정도?)
따스하게 대해준 분들께 감사하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자 이쪽 일을 하게 되었지만
부정적 시선도 우리가 감당할 몫이라고 생각함.
그렇기 때문에 ㅈㅎㅁ 사건을 보며 더더욱 이해가 안 감.
교사 신고도 그렇지만
그런 문제가 생겼으면 당분간이라도 학교를 안 보내고 집이든 센터에서든 치료와 교육을 받게 했어야지
피해 아동과 그 장면을 목격한 다른 아이들은 뭔 죄임?
피해 가정들이 자폐아에 대해 평생 가질 선입견은?
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자폐 가족들도 많은데
근래 조금 나아진 장애우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봐 속상한 마음에 썼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베플ㅇㅇ|2023.07.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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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직계 가족, 친동생이라고 해도 타인을 위해 희생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베플남자ㅇㅇ|2023.07.2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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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가족이 장애가족 편견 선입견만 조카 높인거지 진짜 백번 생각해도 씹 민폐임...
- 베플ㅇㅇ|2023.07.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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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의 사회화를 막는게 아닙니다. 그 사회화를 왜 가족이 아닌 학교 주변 사람들이 도와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뿐이죠. 주호민 아내를 보니 정말 쓰니랑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더군요. 반을 뛰쳐나가고 소리지르는게 기분이 조금 업되어서 하는 좋은 표현이라고..
- 베플익명|2023.07.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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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몇몇 사건들로 인해 이런 선량한 발달장애아와 가족들까지 혐오 어린 선입견에 사로잡힐까 걱정되고 마음아팠는데 경험담을 나눠주셔 감사합니다. 저는 학창시절 반에 발달장애아 친구들이 몇몇 있었는데 아무 피해도 받지 않았고 오히려 못되고 영악한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하던 게 기억에 남아 무작정 혐오하고 몰아가는 듯한 분위기가 불편하게 느껴졌거든요. 분명 발달장애를 겪는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며 선량하게 살아가는 가정 또한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베플ㅇㅇ|2023.07.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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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네요. 나름의 해피엔딩인 거 같아 다행이기도 하고요. 중요한 건 장애인을 둔 경우 가족의 역할이 우선인 것 같아요. 학교는 보조를 해주고 도움을 주는 거죠. 울나라에서는 미국처럼 덩치큰 보조교사가 철저하게 대하면 또 엄마들이 난리치겠죠. 괜히 애를 겁먹게 한다고;;; 이번일로 고생많은 자폐인 가정이 상처받지 않으시길 바라고 더 성숙한 문화가 되도록 서로 조심하고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철저하게 짚고 넘어가야 시스템도 잘 갖춰지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