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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다 우는 남자친구

ㅇㅇ |2023.08.01 01:10
조회 13,070 |추천 21
우린 30중후반 사귄지 2년, 두살 위 남자친구야
요즘에 슬의생 같이 보고있는데 남자친구가 훌쩍 거리더라구환자 가족들 이야기가 워낙 슬프고 감동적인게 많으니까 나이들고 눈물 많아졌냐고놀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말 서럽게 엉엉 우는거야 당황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그래서 그냥 놔뒀더니 혼자 한참 울더니 많이 놀랐냐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할머니 생각이 너무 많이났데남자친구 할머니가 6월 초에 돌아가셨거든 1년 정도 치매를 앓으셨고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담낭암하고 이것저것 합병증이 와서 제대로 치료도 못하고 4개월 정도 아무것도 못드시고계셔서 주말마다 할머니 보러 다녀오고 그랬거든, 그러다가 갑자기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는연락받고 아침에 바로 본가로 내려갔어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서 할머니한테 되게 애틋한게 티안내도 옆에서 느껴질 정도였음.그래서 내가 장례식장에서 오빠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도저히 혼자는 갈 자신이 없어서 오빠 친구들하고 같이 장례식장에 갔는데 너무 아무렇지 않더라구 오빠 친구들도 많이 힘들어 할 줄 알았는데 너무 괜찮아서 당황스럽다고 할 정도였음.돌아와서도 아무렇지 않았고
그런데 어제 갑자기 그런일이 생긴거임.돌아가셨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도 올게 왔구나하고 자기 손으로 운전해서 장례식장까지 잘 가고 장례식장에서도 엄청 슬프지가 않았데, 마지막으로 돌아가신 할머니 시신을 보는데도 자기 할머니 같지가 않고, 울기도 울었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슬픈 마음보다는 평소에 엄청 무뚝뚝한 오빠 아버지가 서럽게 펑펑 우시는게 더 슬펐데, 그래서 속으로 자기가 너무 나쁜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마 그때는 실감이 안나서 그랬던거 같다고 하더라
금요일만 되면 집에 내려가서 할머니보고 토요일 밤에 올라와서 나랑 놀고 했었는데이제 주말되서 집에 내려가도 할머니가 없고 치매증상 때문에 전화하시고 어떤 말 하려고 했는지 기억이 안나서 횡설수설 하던 할머니 전화도 없어지니까그때서야 이제 할머니가 돌아가신게 실감이 나서 혼자 울기도 하고 그랬데그런데 드라마에서 가족 수술 들어가기전에 울면서 부탁하고 수술 잘끝나면 좋아하고 죽으면 슬퍼하고 그런 모습을 보는데 자기는 그것 마저도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데특히 그 울었던 장면이 할머니가 수술을 해야 하는데 나이가 많아서 수술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장면이었는데 오빠 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셨고 몸이 약하셔서 수술을 견디시지 못할 것 같아서 수술을 못했었던게 할머니 이야기 같았데 어떻게 되든 수술이라도 해봤다면 한두해는 더 살아계시지 않았을까 생각이났다고함치료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여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로 하루하루 보내는 것 밖에 못한게 너무 슬프고 자꾸 생각나서 어제처럼 감정이 주체가 안될때가 있다는거야
생각해보면 얼마전부터 멍하게 앉아있는 일도 많아졌고 의욕없이 잠만 자는 날도 꽤 있었고할머니가 좋아했었는데 이거 할머니가 어릴때 많이 해줬는데 그렇게 지나가듯이 할머니 이야기도 많이 했었음.
이야기 하면서 그런일들이 생각나고 또 우는거 보니까 나도 너무 슬퍼져서 같이 울었음.2년 사귀면서 처음보는 모습이기도 하고 우울증 같은거 오는거 아닐까 걱정도 되고 그럼그냥 혼자 견뎌낼 수 있게 모른척하고 있는게 잘하는 일일까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추천수21
반대수5
베플ㅇㅇ|2023.08.02 17:05
그냥 아무말 말고 등만 토닥여줘. 저런 일에 말로 어설프게 위로하려다가 오히려 역효과 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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