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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선산 벌초

쓰니 |2023.09.09 20:22
조회 532 |추천 6
저는 50대 주부입니다
먼저 저희 친정은 1남 3녀의 집안었으나
이십 여년 전 큰아들인 오빠가 세상을 떠나, 딸만 셋인 집이 되었습니다.
오빠가 급작스럽게 떠나시고,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아 쓰러지시기를 반복하고 도저히 일상생활이 불가하여
남은 자식 중 큰 딸인 제가 모시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은 결혼과 함께 모두 외국에 가서 살고
부모님은 오롯이 저 혼자만의 몫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저희 아이들을 넘치게 사랑해주시고
따뜻한 분들이셔서 사는 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몇 해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추석 명절에 부모님과 저희 부부가 함께
친정 선산 벌초를 도맡아 했습니다
작은 아버지들이 계시긴 해도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오지도 않았고
숙모님들도 명절 음식 한 번을 안 하셨고
명절에 당연히 빈 손으로 와서 음식만 싸가기 바빴습니다
그래도 아무말 않하고 참았습니다
저는 명절 전에 친정 음식 만들어놓고
시댁에 가기 바빴고
시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나서는
시누님께서 '이제 올케 친정 제사 지내라'고 말씀해주셔서
결혼 25년 만에 친정 제사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남편은 명절에 본가에 갔구요

아버지가 큰아들이셔서 선산이 아버지 형제분들의 공동 명의 였지만, 힘든 일은 모두 저희가 다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첫 해에만
작은 아버지께서 벌초를 하시겠다고 하시더니
벌초꾼을 부르는데 드는 비용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두 말 않고 달라는 금액을 드렸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제게 많은 금액을 요구하셨기에 벌초에 드는 금전적인 부담은 또 제 몫이었더군요)
딱 한 해 그렇게 벌초를 하고는
다음 해에 저를 부르시더군요
작은 아버지들끼리 의논을 했는데, 벌초는 원래 큰 집에서 하는 거라며 제가 거절하면 조용히 살기 어렵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세상 천지에 어디 딸년들이 친정부모 재산받느냐며 모두 ㄷㄷㄴ들이라고, 아버지 돌아가시면 얼마가 됐든
그 재산은 사촌 남동생들한테 양보해야 하는거다'라며 야단을 치시더라구요(사실 저희 아버지가 큰아들이시라서 작은 아버지들하고 나이차이도 별로 나지 않고, 사촌 동생들하고는 띠동갑이상 차이가 납니다)
숙모님들은 자기들끼리 다니면서 큰집 ㄷㄷㄴ들이라고 작은 지역에서 제 욕을 하고 다닙니다

그럼에도 엄마 속상하실까봐서
엄마 살아생전에는 저희가 하려고 마음 먹고 하는데
문제는 돌아가신 작은아버지 묘소도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합니다
작은 아버지들과 사촌동생들은 모든 행사에 코빼기도 안 비춥니다
저희 아버지 장례에 결혼한 사촌동생들초차 부의금 한 푼 안내고
밥먹고 음료며 떡과 과일을 싸가지고 갔습니다
어렵게 사는 것도 아니고
저보다 한참 어린 사촌들이 건물주로 살아가고 있는데...
너무 화가 납니다
산소에 가서 정리할 때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데
명절 무렵이면 작은 아버지들이 전화해서
'이 ㄴ아 벌초 제대로 안하면 가만 안둔다' 이럽니다
연을 끊고 싶은데, 자꾸 찾아와서 괴롭히고
저희 아이들한테까지 'ㄷㄷㄴ 자식들, 거지 새끼들' 이럽니다
정말 안보고 살고 싶은 마음 굴뚝인데
자꾸 찾아와 괴롭힙니다
저희 남편 대기업 다니고
저도 맞벌이라 어렵지 않고
친정 재산 많이 받은 것도 아니고
부모님과 합가할 때, 지은 집이 전부입니다
그 집도 저희가 70% 부담했습니다
땅과 상가는 동생들한테 줬는데
여기 사는 사람이 저만 있다보니
괴롭힘을 당합니다
동생들은 외국으로 오라고 하는데
엄마가 평생 사신 곳에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하셔서 버티고는 있는데
너무 힘이 듭니다
너무 힘들어서 넋두리를 늘어 놓았습니다
힘이 되는 말씀들 부탁드립니다
추천수6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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