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직장인입니다.
오늘도 미리 신청한 연차로 쉬는 중이었는데 업무관련 연락을 받고 어쩌다보니 또 마음이 좀 복잡해져서 글 써보게 되었어요.
본론부터 여쭈면, 그냥 성격이 둥글둥글한 사람은 반드시 만만하고 막 대하기 쉬운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건가요?
저는 이게 20대부터 30대인 지금까지도 계속 고민거리로 남아있네요. 어릴 땐 어려서 그런가보다 하고 정신승리라도 했는데...요새는 그래도 몇 살 조금 더 많아졌다고 많이 답답해집니다.
저는 웬만해서는 싫은 소리 없이 웃으며 넘어가는 성격입니다. 제가 착하거나 좋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저는 싫은 티 내는 상황 자체가 기 빨리고 힘들어요.
저도 속으로는 욕도 하고, 가족이나 친구한테는 속상한거 싫은거 다 말하고 그래요. 제가 무슨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라서 웃고 다니는게 아니라, 그냥 남들 싫은거 똑같이 싫고 힘든거 힘든 평범한 사람인데 단지 그렇게 티를 내거나 표현하는게 불편해요.
싫은걸 말 하는게 무서워서 못 하는게 아니라상대방도 싫은 소리 들으면 기분 안 좋겠지, 상대방도 이유가 있었겠지, 하면서 그냥 저쪽 상대방 입장도 바로 생각이 들면서 웬만큼 좋게 넘어가고 싶어요.
그냥 집에서도 원체 그렇습니다.어려서부터 좋은 표현일 수록 아끼지 말고 누가 마음 상할 표현일 수록 아껴서 하라고 배우고 자라와서 저는 고맙다, 미안하다는 표현을 달고 사는 편입니다. 착한 척이 아니라 제가 그냥 그게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조금 고마운 것도 많이 고맙다고 표현하면 말하는 저도 한 번 더 기쁘고그렇게 미안할 것 아닌것도 그냥 제가 말이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어련히 상대방도 헤아려주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있게 지내왔는데...
다 틀린 것 같아요.요새 정말 생각이 많아지네요.그냥 이렇게 지내면 만만한 호구가 되는 것 같아요.
고맙다고 자주 하면 진짜 제가 무슨 대단한 신세라도 진 사람처럼 대해지고미안하다고 자주 하면 진짜 제가 아주 잘못한 사람처럼 대해지네요.
그나마 윗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해질때는 내가 아직 어리고 부족해서 그렇겠지라고 생각이라도 했는데이제 저보다 어린 사람, 나이는 많아도 후임인 분들이 많아질 수록 자꾸 속상할 일이 많아지면서 마음이 복잡하네요.
존중하고 싶은 마음에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하다가 어느새 정신차려보면 저보다 어리든 후임이든 저를 만만하게 대해요.그 때 돼서 너무 아니다 싶을 때 조금이라도 한 소리 하면, '이 사람이 말할 정도면 이번에는 그럴만 했나보다' 가 아니라'착한 척이었나보네' 이런 식으로 되어버리니까 진짜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어요.
그냥..웃으며 둥글게 지내고 싶은 사람은 그냥 성격이 유한 사람으로 지낼 수는 없는걸까요?만만하게 막 대해도 되고 어쩌다 한 번 싫은 티 내면 아주 실망스러운 그런 호구가 되어야만 하는건가요ㅠㅠ?
이미 만만하게 보는 분위기가 된 상황에서는 어쩌는게 좋을까요...이직 후 캐릭터를 억지로 다시 설정하는 것만이 답인가요ㅠㅠ그냥 서로서로 다 좋은게 좋게 살고 싶은데 제가 잘못 생각하나봐요.
부디 만만한 호구 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