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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아닌척 반말하고 생일 챙기라고 티내는 후배

쓰니 |2024.01.05 12:48
조회 7,233 |추천 4
일단 글이 정말 많이 길거야. 미리 사과할게.

내가 너무 꼬인 사람인가 싶어서 그래.
내가 그냥 속좁은 꼰대인가보다 그래서 불편한가보다 싶어서 차마 누구한테 말로 못 꺼내고 있는데 여긴 익명판이잖아? 냉정하게 보고 나 지적 좀 해줬으면 해서. 그래서 가입하고 바로 글 올려봐!

나도 직장인이고 이 동생도 직장인이야. 편의상 밑에서부턴 동생은 A라고 할게.




A랑 나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났고 동아리 특성상 서로 존대를 써.
좀 친하면 반말 쓰기도 하는데 나는 성격상 존대가 편하고, 내가 반말을 써도 후배들은 존대로 얘기해주니까 괜히 미안해서 그냥 나이 관계없이 다 존대 쓰는 편이야. '그게 괜한 서운함을 안 만드는 거다'라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근데 A랑 카톡하거나 얘기하다 보면 얘가 반말을 하는건지 존대를 쓰는건지 헷갈릴 때가 많아. 평소처럼 얘기하는데 "아 그건 아니지ㅋㅋㅋㅋㅋ"이러면서 갑자기 반말이 확 튀어나오거나 카톡할때도 "어차피 만날거잖아"라고 먼저 보내고 그 직후에 "요"라고 보내거나... 물론 앞뒤 전후로 나는 항상 존대 쓰고있었어.

동아리니 뭐니 만난지 오래됐니 아닌지를 다 떠나서 일단은 나이 차이가 있는데(나랑 A랑 3살 이상은 차이나) 사회나 직장에서도 윗사람이 존대쓰면 서로 존대가 오가는 게 맞지 않나..?

나는 존대는 상대를 대우해준다는거고 나이차랑 상관없이 최대한 공평하게 대하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라고 배웠어. 게다가 나 같은 경우 존대는 반말쓰기 아직 불편하거나 더 가까워져야하지만 아직은 아닌 사람한테 다 쓰는게 존대인데 나랑 A는 그렇게 가깝지도 않고 먼 사이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반말이 튀어나오는 게 썩 편하진 않아.
심지어 위에 잠깐 봤으면 알겠지만 진지한 얘기도 아니고 수다떨때나 저렇게 반말이 나오고, 메시지로 소통할 때도 반말 문장 보내놓고 바로 뒤에 '요'라고 붙여버리니까 뭐라고 하기도 너무 애매해ㅠㅠㅠㅠ 가끔은 '얘가 지금 간보면서 나 놀리고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래도 내가 계속 존대를 쓰면 눈치를 채고 바뀌려고 노력하겠지 싶어서 계속 존대를 썼고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진 거 같아.





최근 A는 이직을 했어. 이직을 하려면 당연히 전에 다니던 회사의 퇴직이 있잖아? 근데 퇴직일 전날이 A 생일이야.

미리 말해두자면 나 지금까지 A 생일 챙겨준 적 없고 A도 내 생일 챙겨준 적 없어. 같은 동아리 중, 그것도 후배 중에는 내가 생일 챙겨준 사람 2명 정도밖에 안 되고, 이 둘은 내가 확실히 생일을 챙겨줄 이유가 있었어(먼저 생일을 해줬거나 개인사정 등으로).
진짜 친한 친구 아니면 생일 축하 인사는 해도 선물은 안 챙겨. 애초에 인사도 그날 카톡을 봤는데 우연히 생일뜬거 본거 아님 인사도 안하고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아. 그만큼 내가 챙겨주는 사람은 나 본인의 인간관계이니만큼 내가 한정해서 정해뒀고, 그 범위 외라면 인사라면 몰라도 선물을 줄 마음은 없어. 그리고 A는 내 기준 확실히 그 범위 외였어. 사실 그냥 알고지내는 동생으로선 좋았지만 앞서 존대 건도 그렇고 나한텐 좀 가까워지기 어려운 동생이었거든.

근데 A가 자기 이직 얘기를 하면서 자꾸 은근히 생일 얘기를 흘리는거야. "퇴직 전날이 생일이라니 너무 신나요ㅎㅎ" "앞으로 일주일만 더 나가면 생일 겸 퇴직이라 너무 좋아요" "생일선물이 퇴사에요ㅋㅋㅋㅋㅋ"
너네는 이 카톡이 자기 생일을 티내는것처럼 보여 아님 전혀 아닌것처럼 보여?

처음에 나는 생일 얘기를 얘가 처음 꺼내길래 '아 축하받고 싶은가보다' 생각했어. 그래서 "헐 생일이에요?! 완전 좋겠네요~" 라던지 "회사가 생일선물로 퇴직금 주고 완전 꿀이네요ㅋㅋㅋ" 등등 다가올 생일을 축하해주는 얘기를 했어.
난 그동안 나름 A랑 가까워졌다고 느꼈고, 이왕 얘가 이렇게 대놓고 생일인 걸 알려줬으니 뭐라도 해줘야겠다 싶어서 선물하기에서 A의 위시리스트도 찾아보고(근데 A가 담아둔 선물이 없더라고), 인기 선물 리스트도 찾아본 끝에 부담스럽지 않게끔 5만원 밑의 작은 브랜드 카드지갑하나를 몰래 내 위시에 담아두고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생일 당일이 됐는데, 얘가 정말 노골적으로 생일 얘기를 티내는 카톡을 엄청 쏟아내는거야. "드디어 내일 퇴사해요" "생일날 출근은 처음이에요" 이런 식으로.
무슨 말만 하면 생일 얘기가 꼭 나오는데 그걸 항상 말 끝에 붙여. A가 햄스터를 키우는데, 갑자기 햄스터 사진을 보내주는거야. 그 직후에 "생일 맞이로 ㅇㅇ가 상추 줬어요ㅎㅎ" 라고 보내더라고.
"아 부장이 자꾸 일시켜서 짜증나요"라고 보낸 카톡 뒤에는 2분 뒤에 "오늘 생일 후에 내일 퇴사라니 그래도 신나요" 이렇게 보냈고.





솔직히 말하면 이때 A한테 정 떨어졌어.

생일을 꼭 그렇게해서라도 축하받고 싶은거야? 나는 출근하고 아침부터 회의 들어가느라 바빠서 점심 시간에 선물 보내주면서 축하해주려고 했거든. 위의 저 카톡들도 전부 회의 끝나고 한꺼번에 확인한거야. 카톡들도 4~5분 간격으로 보내고 한 무더기로 보내는 거 끝에는 항상 이모티콘 넣어놓고. 처음에 봤을땐 뭐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일부러 내용 안보이게 이모티콘으로 마지막 내용 덮어놓고 읽게 하려는건가 싶어서 불쾌하기도 해.


딱히 나한테 폭언을 하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모르는척 아닌척 저렇게 대놓고 자기가 원하는 걸 요구하는 모습에 너무 실망해서 진짜 선물 주기 싫어졌고 생일축하도 해주기 싫었고 그냥 하루종일 저 생일 카톡 못 읽은 척 할까 생각도 했어.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버리면 얘랑 관계를 개선하지조차 못하고 끝나버릴거 같아서 그냥 원래 담아둔거 선물 줬어...
근데 내가 속으로 너무 화가 났었나봐. 선물 보내는 메시지카드에 "하도 생일인 티를 내서 안 줄수가 없네 생일 축하해요~" 라고 보내버렸어.. 지금와서 후회되는 건 이거 하나야... 그래도 생일인데 좀 더 다정하게 보내줄걸 싶더라.



그런데 선물 보내준거 보더니 "저 그렇게 생일 티 안냈는데ㅎㅎㅎㅎ 암튼 고마워용" 이렇게 답장이 왔어.
저 위에 적은거 일부에 불과하고 지금 대충 세봐도 10번이 넘어. 그래서 "에이 잊을만하면 생일얘기 하던데요? 티 안냈다는 건 거짓말이죠ㅎㅎ" 라고 보냈는데 근데 자기는 끝까지 한번밖에 얘기 안했다고 둘러대더라.
그러고 나서는 선물 얘기로 넘어가서 "지갑 괜찮아보이는데요?" "쓸만해보여요" "어우 뭐 이런 비싼걸ㅋㅋㅋㅋ" 이렇게 보내줬는데 내가 속이 상해버려서 그런지 이것도 마냥 칭찬으로 안 보이고 뭔가 비꼬는 것처럼 보여서 너무 힘들어ㅠㅠㅠㅠㅠ





얘들아 내가 속이 너무 꽉 막힌 사람인거야..? 댓글이랑 조언 좀 많이 부탁해ㅠㅠㅠㅠㅠ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얘를 대해야하는건지 혼란스러워ㅠㅠㅠㅠㅠ
추천수4
반대수5
베플ㅇㅇ|2024.01.07 13:21
응 꽉 막혀 보여. 이게 맞고 저게 맞고 이거 아니면 다 틀린 거고. 이건 이래야 되고 저건 저래야 되고. 너가 맞다고 생각하는 건 너 혼자 하면 되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 기준에 따라야 하고 그게 아니면 상대방이 나쁜 거고 그래보여. 서로 존댓말 하고 싶으면 서로 존댓말 하자 하고 말하면 되는 거고, 생일 티내는 것 같으면 혼자 생각하고 결론내지 말고 생일 챙겨달라고 티내는거야? 라고 물어봐. 그리고 그게 기분 나쁘면 챙겨주지마. 너 감정대로 기분대로 살면 마음 편할 것을 니가 생각한 틀에 너 자신을 껴맞춰서 이거 안하면 나쁜 것 같고 잘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선택해서 스스로를 자진해서 괴롭히고 그걸 마치 남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놓인 것처럼 남탓하는거 이상해. 자기 자신을 소중히 해. 너가 너의 진짜 마음을 무시하는 거 같아. 그리고 단순히 갈등상황이 싫어서 너를 포기하는거 같다.
베플햄버거|2024.01.07 12:40
너도 반말....너도 반말하잖아.. 글 읽자마자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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