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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귀신 성불?시킨 썰

내일모레고삼 |2024.02.10 02:18
조회 388 |추천 0
안녕하세여. 내일모레 고삼인 여고생쟝이에요. 얼마전에 제목처럼 좀 특이한 꿈을 꿨는데 자꾸 머리에 맴돌아서 한 번 올려봅니다. 사실 쓰다가 뭘 잘못 눌러서 두 번 날려먹고 다시 쓰는중임요 난 진짜 레전드 멍청이^_^;;; 적당히 음슴체 반말 섞어서 막 써볼게요.

일단 미리 설명해드리자면 난 여고에 다니고 있음. 개교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평범한 여고임. 난 어릴때부터 괴담을 좋아하긴 했지만 딱히 가위에 눌리거나 귀신을 본적은 없음. 즉 딱히 귀신이랑 엮여본 적은 없는 평범한 사람!! 이정도 설명하고 꿈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당.

꿈에서 눈을 뜨니 학교였음. 난 평소처럼 오타쿠 친구들이랑 복도에 모여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뭔가 오늘따라 학교가 우중충하고 음산하다고 해야하나... 애들 분위기도 좀 어수선하고 그랬음. 그래서 친구한테 물어보니 하는 말이

-너 그 얘기 못들었어? 예전에 우리학교가 남녀공학이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무슨 사고가 크게 나서 전교생의 대부분이 죽었다나봐. 그 이후로 귀신이 차고 넘쳐서 봉인같은걸 해뒀는데 그게 조만간 풀릴거래...

대충 이런 스토리였음. 괴담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주 솔깃한 얘기였지만 원래 공포영화나 만화같은거 보면 이런 소문 파고들고 과몰입하는 놈들이 제일 먼저 혼나잖아ㅋㅋ큐ㅠㅠㅠㅠ 좀 쫄려서 그렇구나~하고 대충 웃어넘기려고 했는데 갑자기 머리가 막 어지럽고 시야가 흐려졌음. 당황해서 머리를 붙잡고 고개를 푹 숙였는데 순간 주위가 엄청나게 시끄러워짐. 그냥 학교 복도 수준이 아니라 명절 직전 시장 한복판정도?

너무 무서워서 한참 바닥만 보다가 겨우 앞을 봤는데 우리 학교가 영락없는 남녀공학이 되어있었음. 영화에 나오는 무서운 귀신?? 그런건 하나도 없었음. 교복입은 남자애들이 복도에서 공 차며 놀고, 여자애들도 모여서 수다떨고, 서로 장난도 치고... 중딩때 경험했던 남녀공학이랑 똑같았음.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정도로 무서웠음... 근데 그 때 내가 든 생각이 얼른 수업하러 가야겠다였음ㅋㅋ... 같은 반 아는 친구들이랑 있으면 덜 무서울 것 같았거든... 시간표를 보니까 다음이 체육이길래 옷갈아입고 얼른 체육관으로 갔음. 역시 체육관에서 아는 얼굴들 보니까 마음이 좀 놓임. 근데 긴장이 풀리니까 화장실이 너무 가고싶은거야 븅딘...ㅜ 혼자 가기 무서웠지만 얼른 갔다오면 되겠지 하고 막 뛰어갔음.

근데 다시 체육관에 돌아오니까 사람이 아무도 없음. 심지어 복도에 있던 그 수많은 사람인지 귀신인지도 다 사라짐. 혹시 자습으로 바꾸고 교실 올라갔나 싶어서 그 텅 빈 복도를 지나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함... 개쫄렸음.......

3층쯤이었나? 여자선생님 한 분이랑 1학년 체육복을 입은 여자애 둘을 만남. 그래도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하면서 같이 올라가기로 하고 천천히 걷는데 뒤에서 누가 내 손목을 덥썩 잡는거야... 놀라서 돌아봤더니 나보다 덩치가 훨 큰 남자애ㅠㅠ 옆에 있던 여자애도 비명을 지르면서 내 팔을 붙잡고 자기쪽으로 당겨줬는데, 마음은 너무너무 고맙지만 아무래도 힘이 딸림... 내 키가 153센치인데 그 여자애는 나보다도 작고 말랐단말이야...ㅠㅠ

암튼 결국 난 남자애쪽으로 당겨져버렸고 진짜 죽었다 싶었음. 막 떨고있는데 남자애가 어버버하면서 뭐라고 막 함. 잘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나는 나쁜사람 아니다, 해치지 않을거다 뭐 이런 내용이었을거임. 지금 생각해보면 얼굴도 꽤 귀여운 편이었음. 뭐라고 하지 그... 우유상? 두부상? 하얗고 순하고 뭐 그런 느낌.... 그리고 하는 말이

-그냥 나랑 학교 산책하면서 얘기 좀 들어주면 안될까...?

였음... 우씨ㅠㅠㅠ 근데 착한 귀신들은 얘기 잘 들어주고 달래주면 얌전히 저승으로 간다는 얘기도 있자나... 그래서 괜히 귀신 심기를 건들기보다는 원하는대로 해주는게 나을 것 같았음.

그렇게 학교 여기저기를 돌면서 한참 얘기를 들었음. 적당히 맞장구만 치고 계속 들어주기만 했어. 정확한 내용은 기억 안나지만 꽤 오래 들었던 것 같음. 근데 얘기 듣다보니 예전에 어느 귀신썰에서 본 얘기가 떠오름. 귀신들도 원래 사람이었는디 오죽하면 죽어서까지 이러고 있겠냐고, 무서울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애들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진짜 그 귀신이 좀 안쓰럽게 느껴졌음. 아직 어린데... 캠퍼스 라이프도 못 즐겼을거고... 이쁜 마누라랑 결혼도 못 했을테고... 친구들이랑 날 잡고 제대로 놀러가본 적도 없을텐데... 나 원래 피도눈물도 없다는 극강의 ISTP녀인데 갑자기 왜케 감정이 북받치는건지 모르겠더라구요ㅜ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그 귀신 손을 꼬옥 잡아줬음. 귀신치고 손이 꽤 따뜻했음...

그렇게 한참 걷고있으니 그 귀신이 나를 교실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같이 계단을 올라갔음. 근데 교실이 있는 5층까지 거의 다 올라왔을 때 그 귀신이 갑자기 계단에 우뚝 멈춰서는거임. 내가 의아해하니까 귀신이 자기 이름을 알려주면서

-마지막 부탁인데 내 이름 한 번만 불러주면 안될까? (이름기억안남) 오빠라고 한 번만 불러주라...

라고 함. 그닥 어려운 부탁도 아니니까 까짓거 냅다 안아버렸음. 안아달라는 부탁은 없긴 했지만 그냥 나도 모르게 좀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봄. 그래서 그 귀신오빠를 꼬옥 끌어안고 토닥이면서

-(이름기억안남) 오빠 그동안 고생했어요

하는데 눈물이 막 나는거임... 원래 잘 안 우는데 신기하다 싶을만큼 눈물이 막 났음. 그러면서 이름을 몇 번이고 불러주며 고생했다고 얘기했는데 그 귀신 오빠가 굉장히 예쁘게 한 번 웃어주더니 어딘가로 사라졌어. 마치 연기처럼, 모래처럼, 바람에 실려 날아가듯 홀연히...... 나는 그 오빠가 사라진 계단을 멍하니 바라보며 잘 해결된건가 하는 생각을 했고 이게 끝임.

참 부족한 글재주로 열심히 써봤는데 읽기 편하셨을지 모르겠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헤헤 원래는 어지간히 특이한 꿈을 꿔도 반나절을 채 못가고 까먹는 놈인데 이 꿈은 며칠이 지나도 생생해서 괜히 한 번 적어봤습니다. 주저리주저리 너무 길어진 것 같아 걱정도 되네요^_^... 요즘 기온이 왔다갔다 하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 저는 다음에 또 재밌는 꿈을 꾸면 찾아올게요. 즐거운 설날 보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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