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K팝을 연상하면 체격적 우위를 가진 남성 경호원이 여성이 다수인 팬들을 위협하는 그림이 떠오른다. 부끄럽고 안타깝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23년은 K팝 산업이 이례적인 규모로 안전에 투자하기 시작한 해였다.
현실과 대중의 인식이 다른 이유는 K팝 산업이 경호의 대상에서 소규모 팬과 접촉하는 현장을 열외시킨 탓이다. 현재 K팝 산업은 대규모 관중이 밀집하는 유료 콘서트에 한해 선택적 경호를 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공연 산업이 성장하며 관객의 종합적인 만족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기 때문이다. 조용필, 아이유, 방탄소년단, 임영웅 같은 초대형 가수뿐만 아니라 2023년을 기점으로 K팝 공연 전체의 안전체계 수준이 높아졌다.
나는 케이스포돔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산다. 내 취미는 주말에 콘서트장 서성거리기다. 불심검문 나온 경찰처럼 관객 입장이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휴게공간에 온열기구가 설치된 경우 옆에 소화기가 잘 놓였는지 따위를 살핀다. 수시로 티케팅에 도전해 공연도 많이 본다. 내부에서도 역할놀이는 계속된다. 안전에 집착하기 때문이 아니라,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에는 체계와 자원이 필요하다는 걸 콘서트장 앞을 서성이며 매번 깨닫는다. 그러나 K팝 산업의 선택적 경호 기조 아래, 대중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현장은 안전의 책임이 경호원 개개인의 성미와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 팬 대상 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는 근본 이유다.
팬을 업신여기고 안전에 우열을 둬온 K팝 산업의 착각이 값비싼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경제학자 헤르만 지몬은 저서 <이익이란 무엇인가?>에서 “(이익이란) 기업이 이행해야 할 모든 의무를 다한 다음에 남는 잔존 금액”이라 정의했다. 이익엔 의무가 있다. 의무를 다하는 건 이익이 된다.
경호원이 때릴까 봐 걱정하는 팬들이 있는 한 K팝이 수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구현하려는 환상적이고 쿨한 삶, 다양성과 자기 긍정의 가치는 기만과 모순으로 여겨질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84425?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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