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 초반이고 대학교 때부터 아는 같이 친한 사람들 6명이 있어. 같이 있으면 재밌고 다들 무드가 되게 잘 맞아. 꽤 오래 됐어. 남 3에 여 3이고 난 여자! 그런데 요새는 뭔가 만나고 나면 좀 현타가 오더라고.
나는 처음부터 그 모임에서 되게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었어. 같이 일할 때 리더 역할을 맡기도 했고, 사적으로도 친해지려고 어디 가자 저기 가자도 많이 했어. 그렇게 되니까 나빼고 남셋, 여둘 이렇게 친해진 거 같더라고. 근데 이게 내가 소외감을 느끼는 게 맞는건지 좀 헷갈려서.
일단 어디 가자고 할 때 항상 내가 주도해야하고 나한테 어디 가자고 하는 사람은 없어. 보통 놀러가도 그렇게 남자애들/여자 둘이서 많이 가고 각각 여행 갔다 온 적도 있어. 그니까 남자들 여행 따로 가고, 여자 둘이서 여행 따로 갔다는 이야기지.
그리고 전에 동아리 지인 술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남 1 여 1 욜케 있었거든? 그때 나는 안 부르고 나머지는 불러서 다섯이서 있더라고. 좀 속상했음.
만나면 여자 둘은 내가 잘 모르는 서로만 아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남자애들은 아무래도 성별이 다르니까 나보다는 그 셋이 훨씬 친한 느낌이고. 특히, 여자친구 생기면서 점점 거리를 두긴 하더라고. 사진 찍을 때도 보통 내가 중앙이고 내 옆에 둘셋 이렇게 붙어서 포즈 취하고.
다들 사람은 좋고 엄청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다같이 만나면 소외감 때문에 좀 힘들어서 그냥 거리 두는 게 맞으려나? 아마 내가 따로 약속을 잡거나 하지 않으면 다같이 아닌 이상 나랑 따로 보지는 않을 거 같긴 해서. 아니면 이 고민을 같이 이야기해봐야하려나..
아니면 내가 문제인걸까..? 원래 소외감 잘 느끼고 이런 데 예민한 거도 맞아서..ㅠㅠ 유기불안이 딱 내 얘기임.. 분명 다들 날 싫어하는 건 아닌데 내가 욕심부리는건가 싶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뭘 더 해야지 이런 기분을 안 느낄 수 있을까? 정말 이 관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축하할 일이 생기면 사람 모아서 보러가고 같이 일하면서 다들 하기 좀 꺼려하는 일을 내가 거의 맡아서 하기도 했고. 어쩌면 그냥 내 매력의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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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긴 글 읽어주시고 의견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거 처럼 제가 힘들고 지치는 관계는 놓아주는 것이 맞겠죠. 제가 괜히 무게두지 않을 것에 무게를 둬서 부담주고 관계를 더 악화시킨 건 아닐지 자책하게 되기도 하네요. 사실 줄줄 울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은따였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관계에서는 그 누구도 그때 저와 같은 감정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많이 노력했는데 역시 인간관계는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다양하게 경험하면 저 자신과 관계 사이의 적정한 균형을 찾을 수 있겠죠.
이제 전만큼 보려고 하지도 않고, 어쩌면 좀 피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많이 좋아하고 추억도 많은 사이라 다들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