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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에 천만원 결제되었다는 결시친 인기글과 비슷한 경험..

PTSD |2024.05.05 19:17
조회 1,274 |추천 11
남자라 결시친 게시판에 글 작성이 안되는걸 몰랐어서, 쓴김에 남겨봅니다.(게시글 작성하려고 네이트 아이디/비번도 어렵게 찾았는데..)
선요약1. 신림역 6번 출구 근처에서 비슷한 피해 당함2. 신림지구대에서 도움 받지 못함3. 혼자 다시 쳐들어갔으나, 깨갱하고 최악의 선택(4. 글쓴이는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고, 다른 분들은 이런 경험 하지 않기를 바람)
아.. 일단 제가 2018년도에 당했던 수법과 유사하네요.
오늘 같이 비가 조금 오는 날이었습니다.저는 당시 전역을 앞둔 군인이었는데 서울로 휴가를 나와 있었습니다.친구와 만나서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시간이 남아 전역하면 신림에서 거주하며 시험을 준비할 예정이라 가까이 왔겠다 동네 구경이나 하고 싶어서 신림역으로 나와 6번 출구 방향으로 걸어 내려갔습니다.조금 걷다보니, 어떤 아저씨가 저를 붙잡고 말을 걸며 본인이 노래방 사장인데 놀려왔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그래서 저는 곧 이사올 동네라 사전 답사 식으로 와봤다고 말씀드리고 심심하다셔서 잠시 멈춰 동네에 대한 대화를 나눈 후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인근 동네를 훑어보고 다시 올라오는데 아까 만났던 사장님이라던 분이 다시 붙잡고 비와서 손님도 없는데 커피나 한잔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지금도 왜 그걸 따라갔는지 과거의 저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냥 유쾌한 사장님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들어가서 그 사장님과 앉아있는데, 젊은 직원도 아니고 굉장히 나이 많은 거의 할머니에 가까운 분이 웨이터(빨간 조끼) 복장 같은 것을 입고 와서 맥주를 주시더라구요. 저는 제가 맥주도 주문하지 않았는데 주시는게 이상해서 거절했더니, 그 할머니 웨이터가 본인을 생각해서 한잔만이라도 받아달라고 해서 맥주를 한잔 받아 마셨습니다. 정말 그 한잔을 마신 이후로 기억이 하나도 안납니다.. 정확히는 그 한잔조차 얼마나 마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참고로 당시 제 주량은 빨리마시면 소주 2병, 천천히 마시면 밤새 소주 4~5병도 마셨고, 주사는 그냥 졸려하는 것, 귀소본능 빼고는 없었습니다.)
다음 날 제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정오 ~ 오후 2시 사이였던 것 같은데, 신림역 근처 모텔 어느 방에 누워있었습니다.핸드폰 배터리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제가 입었던 옷에는 곳곳에 얼룩이 묻어있었습니다.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핸드폰 충전이 시급해서 휴가 중에 거주하던 친구 집으로 와서 핸드폰 충전을 하고 보니, 나라사랑카드에서 도합 160만원 정도가 결제 및 인출되어 있었습니다. (100만원 카드 결제, 60만원 인출이었던 것으로 기억)
살면서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보기에 너무 혼란스럽고 조언을 구할 수도 없었고, 그 와중에 부모님은 걱정시켜드리기 싫었는지 아는 형, 친구에게 이야기를 해봤지만 그들도 진심어린 걱정과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 밖에는 특별히 해줄 조언이 없었고, 저는 나름 검색을 해보니, 그런 곳들은 건달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혼자 재방문 하기가 두려워 도움을 요청할 겸 신림역 근처의 경찰서를 검색해 신림지구대를 찾아가보았습니다. 
살아가며 경찰서 들어가 볼 일도 없었고, 빈손으로 찾아가면 결례인가 싶어 주변 편의점에서 비타민 음료도 좀 사서 찾아갔는데, 들어가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니 40-50대 즈음 되어보이는 남자 경찰분이 다 들어주지도 않은 채, 그건 어디 다른 파출소 관할이니 거기서 도움을 요청해봐야 하고, 제 탓이라는 듯, 귀찮다는 듯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벙쪄서 경찰서가 이런 곳이구나 생각하며 충격 받은 채 멍하니 음료수도 그대로 들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되니, 느꼈던 것 같습니다.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구나 내가 어떤 해코지를 당하더라도 스스로 해결해야겠다. 겁이 많은 저이지만, 그 사장님을 만났던 곳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들어가서 데스크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니, 직원은 저를 전날 봤는데 제가 신나서 현금을 더 뽑아오라고 하며, 직원들에게 팁을 막 뿌리고, 양주도 2~3병씩 시켰다는 말을 했습니다. 평소에 제 옷조차 돈 아까워 안사입는 제가 그랬다는게 기억이 안날 뿐더러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어딘가 전화를 걸더라고요.
그러곤 바로 태어나서 본 사람 중 제일 험상궂게 생긴 양복입은 아저씨가 저를 노려보면서 문을 통해 들어왔습니다.그러더니 데스크가 보이는 위치의 열린 방으로 들어가서 저를 계속 쳐다보시더라고요.그 때 솔직히 좀 많이 쫄았습니다. 혼자 찾아왔으니 여기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솔직히 제가 그들보다 잃을게 더 많다고 생각되었고, 앞서 조언을 구했던 형이 '지금은 그게 너무 큰 돈이겠지만, 지나고보면 별거 아닐 수 있으니, 인생 배운 값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위험한 행동하지 마라'고 말해줬던 말도 생각나더라구요.그렇게 대치 상황을 이어가던 중 그 데스크 직원이 제게 어려보이니까 '40만원 정도를 인출해서 주면, 100만원 결제 내역은 취소해주겠다' 라고 제안했습니다.
남들은 니가 억울하면 그런 제안을 왜 받아들이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당시 너무 지쳐있었고, 겁이 났고, 경찰서에서도 도와주지 않는 이 상황에 극도로 좌절하는 마음도 있었고, 휴가 복귀 시간이 임박해오던 저는 정말 어리석게도 그 제안을 결국 받아들였습니다.지금은 저도 그 판단이 잘못되었고 후회되고 끝까지 싸워야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한들 그 때의 제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자신은 없습니다.솔직히 당시 전역을 앞두고 있어,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시기였던 것도 아주 큰 이유였습니다.
저는 결국 낯선 이를 쉽게 믿은 잘못, 따라간 잘못, 세상 무서운지 몰랐던 잘못 등을 당시 제게는 아주 컸던 돈으로 그 대가를 치뤘습니다.그 날 저는 '사람들이 이래서 자살을 생각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처음으로 해보았고, 6년이 지난 지금도 이따금씩 기억나는 그 순간, 제 인생의 씻을 수 없는 치욕이자 실수의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던 중 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인생 레슨비로 치자고 아무리 스스로 위안을 해도, 당시 제가 먹었던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왜 저는 그렇게 밖에 행동하지 못하고, 판단하지 못했는지 등의 의구심과 자책이 꼬리를 물며 아직까지도 저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아픈 기억을 소환한 이 글의 글쓴이 분은 저보다 현명하게 대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피해보셨기도 하고, 요즘은 사회 고발이 보다 가능한 사회, 국민의 피해에 대한 안일한 대처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부디 공론화되어, 저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선은 금전 피해 방지를 위해 카드사에 연락하여 결제 취소에 대해 문의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본인이 결제한 건이 아니면, 결제 취소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그리고, 경찰의 대처에 대한 부분은 공론화를 통해 해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잘 해결되기를, 저와는 달리 이 사건이 너무 큰 상처나 자책으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그리고 다른 분들은 이와 같은 경험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추천수1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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