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댓글 감사해요.
엄마랑 둘이 똑같다고 하시는데
지난 2년 가까이 제발 그런말 하지 말아달라고 수없이 읍소해보고도 안돼서
저 말만 나오면 카톡 상황처럼 제가 발작하게 돼요.
저 말이 말 그대로 발작버튼이에요.
긴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강아지가 똥오줌 싸놓는 환경에서 애를 키우냐는 댓글도 있었는데
일단 강아지 구역은 울타리로 구분해놨고(거실 절반) 똥오줌은 당연히 치우고 소독합니다.
똥오줌 널부러진 곳에 아기 기어다니게 하지는 않을거니 걱정안하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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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코앞에 둔 만삭 임산부이자 치매노견을 키우고 있는 보호자예요.
결혼 전~신혼때 사정상 강아지를 한동안 엄마집에 맡겼었는데
강아지가 늙어 치매도 오고 다리도 못쓰게 되자 엄마가 강아지 불쌍하다고 안락사를 시키겠다 해서 제가 케어하겠다고 데려와서 쭉 돌보고 있어요.
장애가 있는 치매노견을 돌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제겐 친자식만큼이나 사랑하는 존재고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업둥이를 들이면 아기가 생긴다는 말대로 강아지가 오고 일년도 안 돼서 아기가 생겼고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강아지와 뱃속 아기, 그리고 육견(?)을 기꺼이 함께 해주는 착한 남편 덕분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친정엄마만 빼면 말이죠.
강아지가 아파진 이후부터 내내 엄마는 강아지를 위해 안락사를 시키라고 해요.
저도 강아지가 훗날 진통제도 안 듣고 너무 고통스러워하면 그때는 편하게 보내주리라 마음먹고 있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 강아지가 전혀 그런 단계가 아니에요.
안락사는커녕 지금은 진통제도 안쓰는걸요.
물론 치매가 와서 인지능력도 떨어지고 밤에 잠 안자고 울고 똥오줌 아무데나 싸서 뭉개고 자꾸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구석에 들어가서 울고 그래요. 다리는 못걷게 되었다가 여기 데려와서 침치료를 몇달 받았더니 비틀비틀이나마 걷게 되었고 휠체어도 사줘서 틈틈히 휠체어에도 앉히고 하며 많이 회복되었어요. 그래도 다른 강아지처럼 걷진 못하고 자주 넘어지고 넘어진채로 바둥거려요.
그런 강아지를 제가 일도 줄이고 잠도 줄여가며 케어하고 있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강아지가 똥오줌 싸서 온사방에 뭉개놔도 한숨은 쉴지언정 한번도 짜증내본 적 없이 나름대로 정성을 다하려 노력해요.
출산하고나서도 강아지가 걱정돼서 주변의 만류에도 조리원엔 일주일만 있겠다고 했어요. 그만큼 저한테 이 강아지가 너무 소중해요.
그런데 자꾸 엄마는 강아지가 살아있는거 자체가 고통이다, 네가 그 고통을 어떻게 알겠냐, 얼른 보내줘라 이 소리를 하루가 멀다하고 해대요.
아직은 그럴때가 아니라고 설득도 해보고
제발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화도 내보고 애원도 해보고
강아지가 있어서 내가 너무 행복하다, 강아지 덕분에 아기도 생긴거다 어필도 하고 그러지만
2년이 다되도록 강아지가 고통스럽다, 안락사시켜줘라 소리를 반복해요.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 이제는 고통의 고 자만 나와도 화가 치밀어요. 그게 제 발작버튼이 됐어요.
엄마 앞에선 강아지 얘기를 안하려 해도 엄마가 자꾸 강아지 잘있냐 물어봐요. 잘있다 하면 걔가 잘있는 거겠냐, 애가 말을 못해 그렇지 얼마나 고통스럽겠냐, 빨리 보내줘라.... 무한반복..... 미쳐버릴거 같아요.
아무튼 아기 출산하고 조리원에 가있는 동안 엄마가 저희집에 와서 강아지 봐주기로 했는데
이번에 또 엄마가 강아지가 고통스러울거다 말해서 제 발작버튼이 눌려버렸어요. 휠체어를 다른걸로 바꾸게 돼서 보여준다는게 이렇게 됐네요. 보여주지 말걸...
그런 말 하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사정해도 자꾸 반복하는 엄마한테 화도 나고, 출산하고나면 산후우울증도 올텐데 자기 감정만 우선시하는 엄마가 감당되지 않을 것 같아서 출산 후에 엄마한테 우리집 오지 말라고 하려고요.
여자한테 친정엄마의 존재가 가장 필요할 때 이런 결정을 내리는 심정을 엄마가 알까요. 엄마한테 오지 말라고 하면 제 마음을 헤아리기보단 괘씸하게 생각할 엄마. 산부인과 의자에 앉아 한참 울다 왔네요.
낼 아침에 엄마 오지 말라고 얘기할 건데
엄마 못오게 하는 건 너무한 일일까요?
며칠전에 애기용품 보여주면서 A가 예쁘냐 B가 예쁘냐 물었더니 귀찮고 짜증나니까 물어보지 말라해서 맘상해서 한동안 입 닫고 있다가
며칠만에 마음풀려서 휠체어 사진 보낸 제가 너무 호구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