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조금 길어져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30대 후반 남자입니다. 판에 글을 직접 써보는건 처음이네요.
다름 아니라 사귄지 이제 3달이 조금 지난 여자친구가 있는데 최근에 결혼에 대한 어필을 종종 하더라구요.
나이가 나이 인지라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지만 당장 결혼까지 생각하기에 걸리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아래와 같이 대화가 잘 안된다는 겁니다.
1. 여자친구는 주로 떠오르는 대로 두서없이 저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이번에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고 하면,
저라면 "전에 얘기한 ㅇㅇ서 만났다는 친구 있지? 한 3년인가 만나던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하더라구. 결혼 준비 하다가 혼수 얘기가 나와서 다퉜는데 그게 잘 안 됐나봐."정도로 얘길 할텐데,
여자친구는 "전에 얘기한 친구 있지? 아, 그 친구가 내가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거든? 그 친구가 되게 내향형이라 원래 집에만 있는걸 좋아하는 친구라 누가 꺼내줘야만 나오는 친군데 자기도 알지만 나도 좀 그렇잖아. 그래서 많이 친해졌었는데.. 아, 근데 사실 요새는 연락은 잘 안하긴 하는데 그래도 워낙 잘 맞았어서 항상 생각이 나고 그래. 약간 아픈 손가락 같은 친구야. 근데 자기도 알지만 내가 카톡을 잘 안 보잖아? 근데 카톡 사진이 싹 바뀌어있더라고. 그 잘 보지도 않는 내가 몇 번 보지도 않았는데 사진이 다 바뀌어 있더라구. 들어보니까 결혼준비 하면서, 아 신혼여행을 준비 했다던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전에 얘기할 때는, 아 그 친구가 지방 사는데 남자는 서울에 있거든. 장거리 연애할 때 나한테도 언니 언니 하면서 물어보고 그랬었어. 아무튼.. 아, 난 잘 만날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니까 참.. 맘이 좀 그렇더라고." 와 같이 얘기를 합니다.
2.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잦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본인은 얘기한걸 잘 까먹기도 하고, 좋았던 기억이나 감정을 저에게 얘기해주면서 본인이 다시 떠올리는게 좋아서 같은 얘기를 반복할 때도 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본인이 여행 간 얘기를 꽤나 오래 한 적이 있었는데 똑같은 얘기를 3번 반복하길래 이미 들은 얘기라 말하니 저 말을 해주더군요.)
저는 반복해서 얘기하는게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뭣보다 듣는 사람이 지루할거라 생각해서 주의하는데 본인의 감정을 위해 그런다하니 좀.. 답답해지더라구요.
참고로 이 부분에 대해 여자친구와 종종 대화를 했었는데 본인은 살면서 대화방식으로 인해서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어서 바뀔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뭣보다 저처럼 저렇게 생각을 하면서 얘기하는건 본인이 너무 피로해질거 같아서 엄두가 안 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또 위 대화 부분만 빼면 나머지는 정말 완벽합니다.
어른들에게 예의바르고, 뭣보다 저보다 훨씬 따듯한 사람입니다.
외모도 제 이상형에 가깝고, 속궁합도 잘 맞습니다.
지금 저는 코스피 상장된 기업에 다니고 있고, 여자친구는 공무원이라 조건도 좋구요.
저희 나이가 조금 더 어렸다면 안 맞는 부분을 시간을 들여 맞춰가도록 노력 해볼텐데 둘 다 2년 후면 40대가 되니 맘이 급해지더라구요.
저도 이러다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이 착하고 귀한 사람 시간을 내가 낭비하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맘에 조급함이 많구요. 아무래도 여자에게 나이가 좀 더 가혹하게 적용되니까요.
그래서 특히 기혼자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글을 써봅니다.
이런 부분이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할지, 혹시 비슷한 문제를 갖고 결혼했을 때 어려움은 없었는지 등이 궁금해져서요.
긴 글 읽어주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