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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는 나중에 데려가요...

수미 |2004.03.17 00:10
조회 507 |추천 0

작년 12월 6일 울아버지 돌아가신 날... 이제 겨우 56... 이제가 아니라 그 때구나... 위암 말기 선고 받은지 5개월만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일주일전 잘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하나 있는 손자... 자전거도 잘 못타면서 자전거 사달라고 칭얼대는 손자에게 그 몸으로 자전거를 사주고 그 날부터 식음을 전폐한채 꼼짝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누더니 그냥 돌아가셨다.  밥도 못먹기 시작한지 1달이 넘었고... 물도 못마시기 시작한지 일주일 째... 돌아가시기 직전 마지막 헛소리라고 한 소리가... 울엄마에게 '응., 조금만 기다려 돼지고기찌개 거의 다 끓었어...' 얼마나 드시고 싶으셨으면... 그 말을 하곤 손끝하나 못움직이시는 분이 울엄마를 꼭 끌어 안드란다.  무슨 힘이 그렇게 쎌까 싶을정도로 꼭 끌어 안드란다.  그리곤 곧 돌아가셨다... 아마도 죽을 때가 온 것을 아시곤 남을 엄마를 걱정하고 가기 싫었을게다...

 

울엄마 아빠 돌아가시고 지금까지 20킬로가 넘게 빠졌다... 위내시경도 해보고 이것저것 검사도받아 보았지만... 당뇨기가 있고 관절염에 위염증이 좀있다고... 갱년기 증상같다고... 약먹으면 되겠다고 그랬는데... 엊그제 한의원에 가서 맥을 짚었더니 췌장이 의심스러우니 빨리 병원가서 검사 받아보랜다...

울엄마 이제서야 나에게 하는 말이 계속 토하고 그래서 밥을 못먹은지가 한 2주 된댄다... 통증이 심하고 설사만 하고...  급작스런 체중감소에 당뇨기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췌장암 증세란다... 한의원에서 1,2년 된 증세가 아닌 것 같으니 얼른 가보란다....

 

울아빠 돌아가시고 나니 돈 2500이 생겼다... 그 돈으로 집에 빚을 갚았다... 아빠 목숨으로 대신 받은 돈이었다... 

 

요즘 자꾸 아빠가 꿈에 보인다.  얼굴이 퉁퉁부은 모습으로... 돌아가시기전에 온몸이 황달로 노랗게 떠서 삐쩍마른 모습이었는데... 꿈에선 퉁퉁부은 얼굴이다.  울엄마 안좋다고 이야기해주는 건가....

 

아빠... 제발 부탁이다... 엄마, 내가 잘해줄테니까... 엄마한테 내가 정말 잘 할테니까... 엄마 그냥 내버려둬... 아빠 샘나서 그러지... 아빠없이 우리가 잘 살고 있으니까... 샘나서...아니야... 우리끼리 잘사는거 아니야... 혼자 있을 땐 다 울고만 있어... 그러니까... 아빠없이 사는 거 너무 비참하고 억울하고 그래서 혼자 있을 땐 울고 사니까... 엄마는 그냥 내버려둬... 엄마까지 없으면 나 혼자 동생들 어떻게 하라고... 이 철딱서니 들을 나 혼자 어떻게 하라고... 그 동안 엄마 고생 많이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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