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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나에게 행복과 동시에 좌절을 주었던 너

힘줘봐라 |2024.08.21 03:55
조회 3,225 |추천 1

(5년간의 연애 기록을 바탕으로 감정을 적어내린 글이며 상당히 길 수 있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내려보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연애를 겪으며 느꼈던 제 감정을 우선시하여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20대는 참..뭐랄까 그냥 제 변화 자체가 신기했어요.

남자인 제게 학창시절에는 이성에 대한 감정이 솟구치다가도 마냥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재밌었기에 금방 짜게 식어버렸거든요.

다들 그렇게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성인이 되면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고.. 특히 저한테는 성인이 되고나니 주변 친구들에게서도 연애소식도 급작스럽게 많이 들려오고 저도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연애를 무척이나 하고 싶더라구요.

친구들과만 어울리고 이성을 멀리했던 제가 이런 변화가 온다는 게 참 놀랍기도 했습니다 ㅋㅋ 이것이 20대??

저는 중고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나왔고, 알고 지내는 이성친구 자체는 적지 않았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제 이성친구의 사진을 20살 초, 한창 유행세였던 페이스북 프로필로 우연히 봤는데 너무 이미지가 달라졌지 뭡니까.. 물론 좋은 쪽으로요.

맞습니다 저는 한 눈에 반했습니다. 너무나도 달라진 친구의 성숙한 얼굴에 매력을 느꼈던 걸까요? ‘누군가 외모에 관한 이상형을 물어본다면 이 친구를 바탕으로 말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정말 그 이후로 적극적으로 연락을 하였고!!
끝내 저희는 연이 닿지 못했습니다.ㅋ
.
..
...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눈치 채셨으려나요?
네..저희는 돌고돌아 2년 뒤, 22살 군 복무 시절 결국 만나게 됩니다.

20살 초 고백 실패 이후로, 저는 2년간 그 친구를 짝사랑했기에 교제를 시작했을때 정말이지 그 기분은 지금조차도 말로 형용하기 힘든 행복감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군 복무 시절에 시작된 만남이었기에, 연애 초반부터 왕래가 자유롭지 못한 관계는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명목 하나로는 온전한 신뢰를 주지 못했으며 그로인한 크고 작은 다툼들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그 잦은 다툼 속에서도 저희는 정말 슬기롭게 잘 극복하였고 결국 무사히 전역을 하였으며 오히려 그 다툼의 기억들이 저희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달까요?

전역도 했겠다, 정말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되는 듯 하였습니다. 마침 서로의 본가도 가까웠기에 정말 자주 볼 수 있었구요.
그 행복한 나날들을 시작으로, 저나 그 친구는 아직 대학생이었기에 서로의 학업에 매진하기도 하며 아주 긍정적인 관계를 잘 유지했어요.

그 후로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 친구는 대학 졸업을 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취직에 성공하였습니다.

저 또한 그 친구에게 어울리는 남자친구로 거듭나고자 매우 열심히 공부했어요. 딱히 꿈이라고는 정해놓지 않았던 저에게 그 친구와의 행복한 삶이라는 목표가 생겼었거든요.

마냥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지만 시기상 그 친구의 취직과 동시에 조금 삐그덕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 친구는 직장생활에 매우 지쳐했고 그로인한 감정 다툼도 다시 잦아졌어요. 그때마다 저는 스스로에게 ‘앉아서 공부만 하면 되는 대학생보다는 직장인이 더 힘들 것이다’ 라고 최면을 걸며 이해해보려 노력했어요. 이 친구 없는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같고, 또 무섭고.. 연애하면 한번씩 겪는 그런 느낌이었던거죠 ㅋㅋ.

다툼이 다시 잦아졌어도 또 그 다툼으로 성장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터득한 저희는 어느덧 4년에 가까운 시간을 만나게 되었고, 4년이 가깝도록 아직까지도 서로가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정도의 연애를 지속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6살이었던 저희 처음으로 진지하게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4학년이었던 저는 취직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결혼이라는 것은 이를 수도 있지만서도 이 친구라면 정말 결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결혼에 대해 조금의 여유를 두고 생각했던 저와는 다르게 그 친구는 많이 조급해보였습니다. 언젠가부터 저희의 대화 흐름이 결혼으로 시작해 결혼으로 끝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죠.

그때마다 저는 그 친구에게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제 의사를 내비침과 동시에, 적어도 그 친구네 부모님이 수긍할 수 있으며 저 또한 수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이 제 취직이라고 생각하여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대화가 누적되다보니 서로 감정적으로 많이 지치긴 하였으나, 그래도 관계에 크게 금이가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결혼만을 기다리는 그 친구와 저 또한 그 친구와의 결혼을 위해서 더욱 더 빠른 취직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친구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있는 상태라고 저만 준비가 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재촉아닌 재촉을 했었거든요.

그것이 원인이었을까요. 점점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고 취직을 위한 스펙 준비에 난항까지 겪다보니 그 친구의 눈치도 점점 보였습니다.

그 해 겨울 어느 날, 스트레스가 알게 모르게 쌓였던 저는 데이트날 감정을 솔직히 토해냈어요.

그 감정을 들은 그 친구는 충격을 받아하기도 하였으며 또 금방 어림짐작 하였다는 듯이 차분해지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그 당일 집에 돌아와서 곱씹어 생각해보며 결국 그 감정을 그 친구에게 가감없이 토로한 저에게 잘못이 크다고 생각해 그 다음 날 그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사 들고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찾아갔더니 갑자기 대뜸 할 얘기가 있다며, 분위기를 잡는 그 친구.

저는 그때까지만해도 전혀 그 분위기의 무게감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아직까지 너무 사랑했고 헤어질 거란 경우의 수는 제게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걸으며 말 수가 없어지는 그 친구를 보며 저는 제가 느끼는 직감이 아니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결국 전 날의 사건을 계기로 천천히 과거를 되짚어보던 찰나 그 친구 자신이 권태기를 겪고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하여 저에게 헤어짐을 통보했습니다.

권태기는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며, 같이 노력해보자며 설득을 하고 매달려봐도 그 친구는 거절하였고 결국 5일간의 시간을 가진 끝에, 저희의 4년이 가까웠던 만남은 막을 내렸습니다.

권태기라는 것이 참 무섭더라구요. 이유를 막론하고, 한번 찾아오면 일방적이게 되고..일방적이지만 또 결국 이해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말 그대로 가드불가능?

그게 뭔지..4년의 연애를 일방적인 카톡으로 헤어짐을 최종 통보 받게 하는지 처음에는 수용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취직을 앞 둔 중요한 시기였던 제게는 정말 너무나도 큰 상실감과 우울감이 찾아오고 너무 힘들때 제게 이런 통보를 한 그 친구가 죽도록 미웠지만, 어쩌겠습니까. 시기를 따지며 헤어지는 건 연인 사이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죠.


이 고통스러운 날이 오래 지속될거라고 생각했던 저는, 생각과는 다르게 그 친구가 빠르게 잊혀졌어요.
자세히 말하자면 그 친구에 대한 감정을 잊었다기 보다는, 아이러니하게도 저 시기가 오히려 잠깐이나마 감정은 뒤로하고 현실파악을 하게 해줬던거죠.

결국 겨울을 넘기고 다음 해에 저는 취직을 하며, 그 과정에서 저를 아껴주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나, 현재까지 관계를 잘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친구와 헤어진지 3년이 지난 지금,

그 친구의 결혼 소식을 접해 들었습니다.
줄곧 교제를 하지 않고 있다가, 반년정도 만난 분과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에게는 그렇게 달가운 소식은 전혀 아니었지만, 안 좋은 소식도 전혀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평소에 결혼을 하고 싶어했는지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물론 3년 전 시절의 연애 시절과 나이도 다르고 가치관의 변화도 있음을 알기에, 교제의 기간이 결혼에 있어서 절대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 자체의 사실을 떠나서 이 계기로 저는 사람대 사람으로서 궁금한 마음이 크네요.

그 시절의 그 친구에게 결혼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였는지, 왜 그 시절의 저에게 그렇게 결혼을 갈망하면서 저를 매몰차게 돌아섰는지를요.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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