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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생이던 내가 눈 떠보니 진격의 거인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1)

눈을 떴다.

보인다.

맑은 하늘이.

구름도 뭉게뭉게.. 오 ㅅㅂ 이게 무슨 상황이지?

약간의 버퍼링 후 나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앉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웬 시장 한 복판.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를 미친놈 보듯이 힐끗거렸다. 나 설마 길바닥에서 대자로 뻗어자고 있었던거냐? ㅅㅂ 미친거 아니야? 아무리 친구들 취업 소식에, 결혼 소식에 마음이 심란한 장수생이라도 나는 술 마시고 이런데서 뻗을 위인은 아니었다. 그래. 평소라면 말이지. 어제 간만에 모인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나만 아직 무직 백수인 건 꽤나 타격감이 컸나보다. 나는 지끈 아파오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

다시.

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아니 휴대폰도 잃어버린건가? 가만보니 가방도 하나없다. 그리고 두르고 있는 이 범상치 않은 초록색 망토. 싸늘한 위화감이 온 몸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두 뺨을 때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폈다. 분명 한글은 아니지만 왜인지 모르게 읽을 수 있는 간판들, 붉은 지붕과 아이보리색의 시멘트 건물. 그리고 내 눈 앞에 있어서는 안 될 저 40미터 쯤 돼 보이는 방벽. 오 ㅅㅂ!

별별 망상을 다 하며 살아가는 장수생답게 끽 해봤자 흔한 이세계 정도로 생각했으나 저 방벽은 확실히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망토를 벗어 뒤집어 보았다. 그리고 선명하게 보이는 조사병단의 심볼.

아까 뺨을 때렸을 때 분명 아팠으니 꿈은 아니다. 근데 이 개같은 상황은 어떻게 납득한단 말인가. 애니메이션 제목 마냥 ‘장수생이던 내가 눈 떠보니 진격의 거인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가 ㅅㅂ 가능한거냐고. 현실적으로.

나는 내 책상 한 켠에 자리잡은 리바이 아커만 넨도를 떠올리며 오히려 좋은 상황이라고 마음을 진정시켜보려고 했다. 단서는 조사병단 망토 하나 뿐인 이 ㅈ같은 상황을 말이다. 우선.. 조사병단 거처를 찾아가보자. 그래! 쉽게 생각해! 그냥 방탈출게임 같은거야! 단서를 찾고, 대충 흐물흐물 살다가 뒤지면 현실로 복귀하겠지. 하하하..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묻기 시작했다. 근데 이 사람들.. 다 하는 말이 틀려.

“쭉 가다가 왼쪽으로 돌면 숲이 하나 나옵니다. 거기로 들어가서 표지판 보고 찾아가면 돼. 정확하진 않아.”

“조사병단? 그 의미도 없는 병단이 아직 잘도 존재하는군.“

”강을 건너가야 있다고 들었소. 근데 꽤나 멀텐데?“

그렇게 같은 곳만 뱅뱅 돌다보니 해가 떨어져버렸다. ㅅㅂ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목도 말라 죽겠는데 도대체 여긴 어디냐고. 골목 구석탱이에서 쭈그려 앉아서 신세한탄을 얼마나 했을까. 몰려오는 잠에 망토를 베개삼아 그냥 쳐자기로 했다. 잠결에 얼핏 누군가 나를 깨우는 소리가 들렸지만 너무 지친 탓에 곧바로 다시 잠들어 버렸다.

깜빡

깜빡

눈을 뜨니 보이는 건 하늘이 아니라 낡은 나무로 된 천장, 꽤 오래 돼 보이는 등이였다. 몸을 일으키려던 그때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어이, 일어났냐.”

날카로운 인상에 곧게 뻗은 직모의 머릿결. 꽤나 수려한 외모와 상반되게 피곤해보이는 눈. 그리고.. ㅈ만한 키..

“ㄹ..리바..”

“하.. 청소가 불만이었던건가.“



그는 침대 옆 탁자에 들고 있던 초를 내려놓곤 간이 의자에 앉아 입을 열었다.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작은 방 안에 울렸다.

“네가 군말없이 모두를 이끌어 주는 건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정착된 그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거겠지. 미안하다. 좀 더 내가 신경을 써야했는데.”

눈 떠보니 리바이가 내 옆에서 사과를 하고 있다. 은은한 비누 냄새가 감돌고 분명 사과하는 건 이 놈인데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아무 말도 안하고 눈만 꿈뻑꿈뻑할 뿐이었다.

“내일 일정은.. 나 혼자 가도록 하지. 오늘은 이만 쉬도록 해, 페트라.”

?

뭐?

“방금.. 뭐라고..”

그만 일어나려던 리바이는 내 얼빠진 표정을 보곤 눈썹을 약하게 움찔거렸다.

“내일 일정은 나 혼자..”

“아니아니. 그거 말고 그 다음.”

“너 혹시 머리를 다친거냐.”

리바이는 다시 자리에 앉아 자기 손을 내 이마에 가져다댔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리바이 뒤에 걸려 있는 거울 속 내 모습과 마주했다. 어두운 금발에 뽀얀 피부. 그리고 꽤나 귀여운 인상을 가진

“페트라. 너..”

내 얼빠진 모습에 리바이도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표정이 한 층 더 심각해졌다. 나보다 심각하겠냐만은..

아무래도 아까부터 저 거슬리는 건 나한테만 보이는 것 같다.

[ 축 ! 등장인물과 첫번째 성공적 대화 달성 ! ]

[ 1 포인트 획득 ! ]

[ 페트라 라르(ㅇㅇㅇ) ]
[ 특성 : 데자뷔(S) ]
- 다정함 (0)
- 두뇌전 (-)
- 협조성 (-)
- 행동력 (-)
- 격투술 (-)
- 총 평가 F

- 포인트 : 1
추천수6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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