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사상이 투철한 집안의 장손입니다.
할아버지는 몇 년전 돌아가셨고, 저희 할머니가 제일 어른이시며
자동차로 두세시간 걸리는 작은 마을에 작은아버지들과 일가친척을 곁에 두고 살고 계십니다.
저는 결혼을 했습니다.
제 아내는 임신을 했구요… 곧 태어날 우리 아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지어지내요…
제 아내는 무남독녀입니다. 독자셨던 장인께서 불혹의 연세에 첨이자 마지막으로 낳으신
금과 옥 같은 딸이지요.
서로 맞벌이를 하고 있고, 원래 집안의 식구 및 일가 친척이 많지 않고, 왕래도 업었던
저의 아내는 결혼 후
명절 및 대소사에 할머니가 계신 시골 및 부모님이 계신 서울 시댁에 가는 것을
불편해 했습니다. 자라온 생활 환경이 틀린것이지요.
저의 장인께서 금과 옥 같은 딸을 두고 작년 가을... 하늘나라로 먼저 가셨습니다.
이 후, 장모님과 저 뱃속의 우리 아가… 강아지 한마리^^ 이렇게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이번 설이 다가오면서, 만삭인 저의 아내는 무거운 몸은 둘째치고,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시고 첫 명절제사를 직접 지내드리지 못하는 것에 맘을 너무나 아파합니다.
그 아픈 마음 100프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하기에 제 마음도 아프네요…
작년 추석에 입덧관계로 시골에 내려가지 않아, 이번에도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리는게
시댁어른들께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설명절이 다가오면서, 우울해하고, 많이 울어요…
시골서 차례 끝나고 바로 올라오면 오후 2~3시 정도 되니,
저희 올라와서 함께 차례지내자고 말씀드려봤지만, 장모님께서는 아침에 지내야한다며
처외삼촌 내외분을 불러다가 함께 차례지내시겠다고 합니다.
제주(제관,상주?)인 제 아내는 없이 말이죠…
보다 못한 제가 저희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어머니 허락 후 아버지, 할머니께도 양해를 구해야하지만…)
며느리의 사정이 이러하니, 이번 설에 저만 다녀오면 어떻겠냐고…
모른척하시고 먼저 전화하셔서 친정아버지 가시고 첫 명절이니 너가 직접 제사지내드리고,
몸도 무거우니 이번 설엔 내려오지 말거라.
이번 추석 때부턴 내려와서 차례만 지내고 곧바로 올라가거라… 라고 말씀해주시면,
며느리의 입장에서 스트레스도 덜고, 감사한 마음도 가지고 다음 명절부턴 좀더 시댁에 정을 붙이며 살 수 있지 않겠냐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도 고지식한 분은 아니시어,
충분히 이해하신다면서도, 시골에서 지병으로 오늘 내일 하시는 저의 작은 아버지 얼굴도 뵈어야하고,
할머니께 세배도 드려야하지 않겠냐면서,
내려와서 설전날 인사다닐 때 모두 다니고,
설 아침에 제사 지내던 중간에…(저희는 아침에 세배를 하고, 마을 세집을 돌아다니면서 세번 제사를 지냅니다.)
두번째(저희 집에서 올리는…) 제사까지만 지내고 오전 10시반경 올라가서 친정 아버지 제사 지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정중히 진지하게 말씀 드렸고, 저희 어머니도 안타까워하시며 담담하게 말씀하셔서, 제가 더 때를 쓰지 못하였습니다.
저와 통화 후, 저에게 전화받은 내색은 않으시며,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같은 말씀을 하셨더군요…
그 전화로 바로 맘이 풀릴 리가 없지요…
제 아내는 회사서 받은 그 전화로, 다시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는 모양인지.
계속 울었다고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른다고 하네요…
다행이 저는 아직 양친이 곁에 계시어 그마음을 모르지만,
그런 아내를 보고 있는 제가…
부모님을 탓할 수도… 제 아내를 탓할 수도… 없는 제 위치가 입장이 조금 힘이 드네요…
산더미 같은 업무도 손에 못잡고 이 생각을 계속하다보면…
고지식한 집안에 태어난 죄…
한 가족의 귀한 딸을 사랑한 죄…
제가 죄인입니다…
넋두리였습니다.
글이 길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