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을 다니며 겪은 한국생활 적응 이야기중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캐나다 간 문화차이와 한국생활에 적을하며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 입니다.
캐나다 출신 외국 변호사의 한국 적응기 Ep.4
인연이란 단순한 우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의 삶을 영원히 변화시킬 '운명'이 되기도 한다.
나는 캐나다에 살면서 매년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한국에 계신 아버지, 호주에 있는 언니와 가족 시간을 보내곤 했다. 2022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과 제주도로 여행을 가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아버지께서는 뜻밖의 제안을 하셨다. 한국에 있는 한 남성을 만나보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오랜 이혼 소송 업무로 지친 탓인지 사람에 대한 기대도 사라졌고, 결혼에 대해서는 더욱 회의적이었다. 설령 한국에서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결국 나는 캐나다로 돌아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관계에 지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감정적으로 얽히고 싶지 않았다. 이미 캐나다에서의 삶이 자리 잡혀 있었고, 한국에 정착할 계획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저 잠깐의 만남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약속을 잡으셨고, 아버지의 친한 지인이 소개해 주신 분이니 최소한 식사라도 함께하라며 나가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2022년 12월 23일, 그해 가장 추웠던 겨울날, 지금은 사라진 삼청동 근처의 한 파스타집에서 그와 첫 만남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