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안녕하세요. 생각한 것보다 많은 분이 댓글 달아주셨더라고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요일에는 스트레스 받아서 아이스크림 퍼먹으면서 넷플릭스 보느라 초반 댓글 말고는 이제야 다 읽었어요.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요일 밤에 전화로 헤어지자고 말했고, 남친은 그때 결혼 얘기 때문에 그러냐, 나는 너랑 더 오래 보고 싶다, 정말 결혼하고 싶으면 진지하게 만나서 얘기를 하자...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하지만 초반 댓글 보기 전부터... 사실 글을 쓰고 업로드를 하면서부터 이미 헤어지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진 상태였어서 딱히 남친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충 이별 통보 하고 전화번호, 카톡, 남친은 팔로워가 저밖에 없는 인스타까지 다 차단 눌러놓으니 뭔가 웃겨서 킥킥 웃고 근처 사는 친구한테 가서 이제 전남친이 되신 분 뒷담화나 실컷 깠어요.
그래도 서로 좋아한 시간이 있는데 아쉽다고 생각은 듭니다. 남친 덕분에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도 1년 사귄거지만 정말 참 많았거든요. 그럼에도 헤어지자고 말하고서 오늘 출근하니 속이 텅 빈 것 같으면서도 그 덕에 홀가분하네요. 댓글에 몇 분이 달아주셨는데, 제가 자존심도 없고 자존감이 낮다고 하시더라구요..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연애 경험도 많이 없어서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해본 시간이 적고, 저 스스로를 생각보다 더 남친에 비해 낮춰서 보고 있던 것 같습니다. 항상 배려하고 이해하는 착한 여자친구가 되어주고 싶었거든요... 누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그에 대한 보상도 없는데 괜히 개념있는 여자인척, 착한 여자인척 하느라 자존감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개념있고 착한거랑, 호구처럼 구는거랑은 다르다는 점 잘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저보고 보살이냐고... 어떻게 그런 말을 듣고 참냐고 하셨는데 제 직업 상 감정을 억누르는 일이 많아서 그런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제가 그때 술자리에서 화가 안 난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아무래도 저보고 꺼지라고 소리지르는 11살 아이를 책상에 앉히고 매일 가르치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안 해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참는 것도 습관이라던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네요.
제 부모님에 대한 예상? 댓글도 있었는데, 아버지는 현대에서 일하다 명퇴하시고 현재는 사업하시는 아버지 선배분과 동업하면서 기업 다니실 때보단 아니지만 적당히 잘 버시고 있고, 어머니는 저와 동일하게 초등교사로 일하셨고 지금은 퇴직하시고 집에서 쉬시고 계십니다. 나름 노후 대비도 다 되어 있고 아주 부유하게는 아니어도 건실한 집에서 컸음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본문에 썼던 ‘집안 배경이 비슷하다’는 건 제가 한 말이 아니고, 남친이 했던 말이라서 그대로 썼습니다.
저에 대한 생각이나 추측은 뭐라 할 말이 없고 사실 저 스스로도 ‘맞는 것 같아.. ㅜㅜ’하면서 읽은 거라 찔려서라도 반박은 못하지만, 적어도 부모님이 부실하다는 댓글은 읽기에 거북하여 반박 드립니다. 물론 남자친구 집이 사업하고 후계까지 받는다는데 뭐가 비슷한 집안이냐! 라고 호통치는 분이 있으실 수 있는데... 제가 한 말이 아니라 남친이 한 말이라고 다시 말씀드려요. 그리고 남친네 집도 아주 크게 사업하는 건 아닙니다. 알아볼 건 제가 다 앞뒤로 알아봤어요. 돈 왕왕 잘 벌었으면 제가 어떤 술수를 써서라도 잡죠... ㅋㅋㅋㅋㅋ 넝~담~
댓글로 조언 주신 것처럼 자존감 챙기고 더 좋은 사람을 2024년 안에 만나보려고 합니다. 조언과 관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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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을 꾸준히 봐왔었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처음입니다. 연애 및 결혼 문제로 여쭤볼게 있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먼저 저는 27살, 남자친구는 34살입니다. 나이 차이가 조금 있지만 그리 큰 차이는 아니라 생각했고 만나보니 사람이 참 착하고 소박해서 저와 성격이 잘 맞는다고 느껴서 깊게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만난지는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에 지금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고, 남자친구는 대학 졸업 후 남친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사업 도와드리며 일부를 팀장처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이번년도 초까지만 해도 사업에서 사건이 이것저것 터진다며 연락도 잘 못 받고, 데이트를 하더라도 핸드폰과 아이패드를 끼고서 계속 뭔가를 보고 있더군요. 저도 옆에서 화면을 자주 봤는데, 저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분야인지라(인테리어 업체에서 사용하는 자재들을 납품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냥 엄청 바쁘게 뭔가를 읽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고, 사업하는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런 법이라고 생각하여 그냥 냅뒀습니다. 저도 남친한테 집착하고 나만 바라보라고 요구하는 스타일은 아니여서, 남친은 핸드폰 보고 아이패드 볼 동안 저도 핸드폰 보고 쉬고 그런 식으로 편하게 데이트했어요. 물론 저도 남친이 저와 만나는 시간에는 저에게 많이 집중해주고 신경써주길 바랬지만, 남친 입장에서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일뿐이며 저와 만나는 것도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불만감을 억눌렀습니다. 일하느라 수척해지고 피곤해진 모습을 보면 안쓰러워서 괜히 뭐라도 더 챙겨줬고요.
남친이 저번 달까지 중요하게 진행하던 대형 업체와의 계약건이 하나 있었는데,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었고 나름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해결되어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들떠있더군요. 그래서 술을 함께 마시러 갔고, 저는 남친이 기뻐하니 저도 똑같이 기뻤습니다.
그런데 어제 함께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던 중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결혼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만약 결혼을 한다면 이 남자와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상술한 것처럼 저와 남친은 성격도 잘 맞고(이건 남친도 저와 연애 초기 때부터 쭉 한 말입니다.), 집안 배경도 서로 비슷한 편이며, 비록 1년 정도 만난 것이지만 서로 좋은 추억도 함께 많이 쌓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친은 대화 주제가 나오고서 저와 결혼 생각은 없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질문을 해봤습니다.
1. 비혼주의자인가?
저는 비혼주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결혼? 요즘같은 시대에는 하고 싶으면 하는거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는거다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저는 기왕이면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가정을 만들고, 남들에게 “이 남자는 내 남자입니다.”라고 도장을 찍고 싶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남친이 비혼주의자라고 한다면, 물론 속으로는 제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긴 하니 실망은 하겠지만, 겉으로는 멀쩡하게 그렇구나~ 하고 넘기려고 했습니다. 제가 남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비혼주의자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2. 그럼 지금 당장은 결혼 생각이 없다는 말인가?
남자친구의 나이는 34살로, 웬만해서는 남자들이 슬슬 결혼을 생각할 나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남친과의 결혼에 대해서 속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이구요.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럼 슬슬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거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3. 그럼 결혼은 하고 싶은데, ‘나’랑 할 생각은 없다는 말인가?
그렇대요. 자기도 슬슬 결혼을 생각하고 있고, 부모님도 결혼하길 바라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랑 할 생각은 안해봤다네요. 사실 안해봤다는게 아니라... 그냥 저랑 결혼하기가 싫다 이거 아닌가요? 저는 남친이 그런 식으로 저와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었다는게 약간 충격이었지만, 술자리에서는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남친도 그냥 툭 하고 ‘너랑 결혼할 생각 없다’라고 뱉은게 약간 눈치보였는지, 제 감정이 안 다치는게 가장 중요한 것이고 이런 방식으로 술 마시면서 얘기할 주제는 아닌 것 같고 결혼은 중요한 문제이니 나중에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다시 얘기해보자고 하더군요. 결국 저는 딱히 뭐라고 말 못하고, 술 다 마시고서 집에 와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일단 밤에 잘 자라는 카톡은 서로 여전히 다정하게 보냈고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결국 ‘난 결혼하고 싶고 곧 할 생각 있는데, 너랑 할 생각은 안해봤어’라는 건 헤어져도 상관없다는걸 완곡하게 표현한 거라는 결론 외에는 없더라구요. 스스로 제가 결혼하기 믿음직스럽지 못한 여자로 느껴졌나, 내가 뭔가 행실이나 태도를 잘못한 것이 있나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판 이용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남자는 그냥 저랑 헤어져도 상관없다는걸 적당히 나온 주제를 이용해서 적당히 말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게 맞다면, 제가 이 사람이 마음에 들고 좋아도 헤어져도 상관없다는 남자를 붙잡고 있는건 바보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