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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인데 너무 무서워요 살려주세요..

쓰니 |2024.10.13 20:51
조회 787 |추천 0

2024년에 중딩 된 현 11년생 여자임니다

결론부터 얘기 드리면 잘못도 없는데 보복성으로 학폭 신고 당할까 봐 너무 무서워요

 

초등학교 때부터 좀 모두가 그러려니 하는 그런 찐따? 인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중학교 1학년에 같은 반이 됐어요. 사실 저도 그 친구를 막 호의적으로 대하거나 일부러 편들어주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같은 반 애로서 반 행사 있을 때 참여하라고 말해주고 준비물 간간이 챙겨주는 정도 였는데 남자애들이 조금 간접적으로 괴롭히더라고요. 솔직히 그 친구는 신경 안쓰는 것 같길래 1학기 때는 넘어갔는데 2학기 되니까 말이 점점 쎄지더라고요.

1학기 때는

"장애새키가 또 X랄한다" "아무것도 못하면서 왜 깝쳐?"

정도의 수위 였다면

2학기 되니까

"땡땡아 어제 (피해자 친구) 생각하면서 X친거 안다"

(땡땡이는 같이 웃으면서 장난치는 남자애 중에 한명)

"어어? 땡땡이 자꾸 (피해자 친구) 보고 선다?"

라는 말을 정확하게 들었어요.

아니 오히려 더 심한 말을 들었어요. 14살이 보기에도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서 반 여자애들이랑 얘기를 해봤어요. 결국 그때 피해자 친구 편에 서서 선생님께 말해 드리는 게 맞다 라는 결론이 나서 다음날에 1학기 회장 (처음 문제 제기 해준 친구)랑 제가(2학기 회장) 피해자 친구한테 말을 걸어봤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솔직히 일부러 모른 척하고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동조하고 방관한 게 맞으니까 먼저 사과부터 했습니다. 이제야 도와주게 돼서 미안하다고. 그러고 피해자 친구 의견 물어봤어요. 그 친구는 사실 예전부터 의식하고 불편했는데 자기 나름대로 하지 말라는 표현을 했고, 이미 기회를 많이 줬었고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용기가 없어서 아무한테도 얘기를 못했다고 했어요. 그래서 결국은 저희끼리 조금 상의를 해보다가 결국 교무실 가서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도 모르게 지들끼리 이상한 얘기 쑥덕거린 거여서 선생님도 조금 감으로만 인지하시다가 이제야 알게 되어서 피해자친구한테 많이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피해자 친구가 학폭위를 열고 싶어 했고, 주요 가해자 5명은 반성문도 쓰고 선생님한테 불려가서 혼도 나고 부모님한테 전화도 가고 피해자 친구한테 사과도 했는데 피해자 친구 어머니분이 강경 대책 하시겠다고 제게 말해주셨습니다. 제가 피해자 친구한테 많이 의지가 되고 싶었고 많이 힘들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많이 챙겨주고 싶었습니다. 근데 그런 카톡을 보신 어머님 분이 저랑 통화하시면서 녹음해서 이 전화를 증거로 쓸 수도 있고 너가 증인으로 출석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이 때까지 여러 친구들의 비행과 괴롭힘을 처벌하기 위해서 저도 이정도는 감당해야 될 것이라는 다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엄마한테도 말씀드렸어요. 제 생각으로는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고 정의롭고 양심적인 일을 했다는 것이었으니까요. 근데 저희 엄마는 되려 화를 내셨습니다.

그런 일에 애기가 왜 나서냐. 너한테도 피해가 갈텐데. 무슨 정의를 꿈꾼다고 그런 짓까지 부담해서 맡는 것이냐 라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솔직히 많이 상처받았어요. 한 명의 피해자와 다수의 방관자와 가해자가 있던 반이었는데, 이런 거지 같은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였고, 용기였고, 도전이었고, 업적으로 기리고 싶은 일 이었는데.. 물론 현실적으로 저한테도 피해가 갈 것은 알았습니다. 근데 그 때부터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한 일은 나쁜일 보다는 좋은 일인데,, 분명 용기내서 어려운 친구를 도와준 것 뿐인데 제가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하고 부모님한테 힘든 감정 들게 하는 것도 이해가 안갔습니다. 칭찬은 한 번도 못 듣고, 왜 그랬냐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사회 단체들, 정치인들은 평화 평등 자유를 미친듯이 왜치는데, 이게 평등을 이루기 위한 작은 노력 아닌가요? 제가 멍청한 것 인가요?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됐어요. 많이 답답하고 힘들고 무서웠습니다. 이렇게 차갑고 이해할 수 없는 ㅈ 같은 사회를 이렇게 맛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사건은 또 다시 터졌습니다. 앞에 얘기 했던 성적인 농담 말고도 남자아이들이 피해자 친구를 괴롭힌 방법은 많았기에, 우리가 듣고 보고 아는 것들을 최대한 알려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왔어요,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근데 처음에 문제 제기해주었던 친구가 많이 힘들었나보더라고요.

“너희는 이정도도 감당할 수 있는것이냐? 남자애들이 우리가 잘못을 알렸다는 이유로 보복하기 위해 학폭 신고를 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분위기도 숭숭하다. 원래 친했던 애들이랑 다시는 친근하게 얘기 못하게 됐고, 우리 엄마랑 언니가 왜 그렇게 까지 깝치면서 행동했냐고 집에서도 ㅈㄴ 갈군다. 학교도 내가 분위기 망가뜨린 느낌이다. 너무 힘든데 아무 생각도 안든다. 죽고싶다.”

라는 얘기를 해줬습니다. 저도 많이 진짜 많이 무서웠어요. 지금도 무서워요. 저는 영재고를 꿈꿉니다. 능력도 또래 애들 보다 나쁜 편이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외국 나가서 공부해보고 싶고,, 아무튼 욕심이 많아서 영재고를 목표로 학교 생활 하고 있어요. 근데 만약에 남자애들이 진짜 신고하면 제가 지금까지 힘들게 선생님들께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일부러 질문하고 발전하고 싶다는 말을 했던 일, 하룻밤을 꼬박 세서 했던 수행평가, 샤프심 3통을 다 쓰도록 계속 연습 했던 글쓰기가 다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 새끼들이 지들만 죽기 싫다고 물귀신 하니까. 그게 너무 무서워요. 미친듯이 무서워요. 엄마가 그렇게 얘기하신 이유가 이때야 이해가 갔습니다.

근데,, 솔직히 엄마 의견을 이해만 하는 거지, 동의는 못하겠더라고요. 이게 당연한거고, 힘든 사람을 도우라고 주구장창 말하던게 학교고, 부모였는데. 이제와서 학교와 부모는 제가 다시는 아무도 도울 용기를 내지 못하게 만들고 있어요. 너무 무섭고, 부담스럽고, 힘들어요. 가해자 남자애들은 자꾸 이상한 말을 해요. 지들만 가해자가 아니래요. 갑자기 관련도 없는 이야기를 갖다 붙여서 말하고 조금씩 논점 흐리다가 아예 다른 주제로 얘기하고 있고, 인스타 메모에 이상한 말을 올리는데 어떻게 해야됄 지를 모르겠어요… 진짜 너무 무서워요 저 어떻게해요…?

 

(커뮤니티에 글은 올려야겠는데 아는 곳이 네이트판 밖에 없어서 급하게 회원 가입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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