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팬이 폭행 당하는 상황을 방관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수 제시가 데뷔 19주년 소감을 밝혔다.
제시는 12월 1일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게시했다. 그는 "벌써 19년이라니.. 내 팬들, 이 여정을 함께해 줘서 고마워. 내 경력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지지는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며 "여러분이 없었다면 나는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인생은 여행이고 그와 함께 봉우리와 계곡이 온다. 결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길이 아니다. 우리는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고 여러분들이 내 곁에서 있어줘서 정말 감사하다. 이 여정을 통해 혼자 한국으로 이주한 어린 소녀에서 이 산업을 항해하는 여자로 성장했다. 내가 겪은 도전들은 나보다 내 마음과 고충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가르쳐 줬다"고 했다. 또 "이 모든 과정에서 나를 향한 여러분의 믿음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여러분이 꿈을 좇는 데 두려움 없이 목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내가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시는 팬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 가수와 팬의 관계는 희비가 엇갈리는 우여곡절을 거듭하며 쌓인다. 함께 힘들고 기뻐하며 성공과 기쁨을 서로의 공으로 돌리는 사이다. 혈육도 아니고 계약 관계도 아니고, 손에 잡히는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오로지 정서적 교감만으로 단단히 묶인다. 이유 없는 결속은 어떤 계약이나 이해관계보다 더 단단하기 마련이다. 제시 역시 이 관계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왜 지난 9월에는 자신의 일행으로부터 폭행 당하는 팬을 둔 채 현장을 떠났을까.
앞서 지난 9월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미성년자인 팬이 제시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그의 일행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시는 소속사에 직접 요청해 계약을 해지했으며, 자신의 SNS에 "이번 일로 피해를 본 분과 그 가족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후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협박 등 혐의에 대해 수사한 결과 제시의 혐의 인정이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현재 폭행 가해자는 해외로 도피해 수배 중이며, 제시 일행 중 한 명은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불송치 결정 한 달 만 제시는 팬 사랑이 가득한 소감문을 발표했다. 법적 책임을 덜어낸 뒤 부담이 해소됐다고 판단한 것인지 활동을 재개한 모습이지만 '팬 폭행 방관 논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내 곁에 있어줘 고맙다"는 애정 표현이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다. '롤러코스터' '봉우리와 계곡' 같은 표현으로 눙치는 것보다 나은 대안은 없었을까. 적정 자숙 기간, 사과문의 형식 같은 건 차치하더라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지 않냐는 아쉬움이다. 폭행 사건이 마무리된 뒤에 데뷔 19주년 축하주를 따랐어도 늦지 않았을 텐데. 냉랭한 여론 온도를 대신 읽어줄 소속사의 조력마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한편 제시는 2005년 12월 업타운 싱글 앨범 'Get Up'으로 데뷔했으며 '센언니', '눈누난나(NUNU NANA)', '줌(ZOOM)' 등의 히트곡을 냈다. MBC '놀면 뭐하니?', 웹예능 '제시의 쇼!터뷰', tvN '식스센스'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해정 haejung@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