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우리 첫째가 학교에서 잘못을 저질러 정학을 받게 생겼는데 보호자로서의 의견 청취를 듣길래...
애엄마는.. 그래도 정학 만을 안된다고 선처를 요구했지만, 저는 아이가 잘못을 했으니 달게 처벌을 받겠다고 했었습니다.
그 때 첫째가 정학 처분을 받고 나서 저와 애엄마도 집에 하루 종일 있는 애를 돌보느라 여간 힘든 게 아니었지요. 다시금 평온한 사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필요했습니다. 첫째가 학교에 다시 나가 아이들 사이에서 예전처럼 적응하며 잘 지내는 일도 쉽지는 않았었습니다.
며칠 전, 이번에는 둘째가.. 학교에서 자기를 비난하는 아이들 여럿에게 몽둥이를 휘둘러서 아이들이 크게 다치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거든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고 이번에도 보호자의 의견을 묻는 절차 중에 저는, 첫째 사고쳤을 때에 정학받고 우리 가족 모두 개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 선처해달라고 매달리던 애들 엄마 말을 따를 것을... ㅠ 그래서 학폭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정학 만은 절대 안됩니다. 저희 첫째 아들이 정학당해본 일이 있었는데, 가족이 파탄날 뻔 했습니다. 그때 저희 모두가 엄청나게 개고생했었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었거든요. 정학 말고 저희에게 힘들지 않은 처벌 방법을 선택해주세요. 그 방법을 잘 모르시겠거든, 저희에게 맡겨주시면 알아서 자숙하고 반성하고 다음에 더 잘하겠습니다."
다행히 학폭위에는 저희와 친분이 강한 위원들이 여러명 있어서 처벌에 관해 저희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집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둘째가 아이들을 몽둥이로 폭행한 잘못보다 그에 대한 처벌로 인해 우리 가족이 겪어야 할 고통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달게 처벌받았던 일에 대해 후회하고 이번에는 달게 처벌받는 것만은 어떻게든 피해야겠다..라고 작정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나요? 지금 결정의 본질은 아이들이 겪은 피해와 흉기로 폭력을 행사한 우리 둘째의 죄과일텐데... 본질은 사라지고 처벌 이후 우리 가족의 고통만 생각하며 뻔뻔하게 선처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이게 너무나도 후안무치한 저의 민낯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