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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문득 "안녕"이란 말의 의미가 궁금해져 사전을 찾아봤어.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이라 적혀 있더라.

안녕하니? 난 그렇지 못해. 그래도 넌 무척이나 안녕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헤어진 지 2년이 되어가고 있어. 시간이 참 아득하게 흐르더라. 난 요즘 지하철에서 유튜브를 보다 슬픈 영상이 나오면 황급히 화면을 넘겨. 다 큰 남자가 지하철에서 울면 안 되잖아. 사람들이 무슨 사연있는 사람인줄 알거아냐. 그런데 사실 난, 여전히 사연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아.


모든 이야기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어. 동화도, 소설도, 드라마도.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더라. 어떤 작가들은 새드엔딩을 고집하잖아. 난 그런 결말이 너무 싫었어. 마냥, 행복한 게 좋으니까. 아마 그래서 소개팅 프로그램도 안 보게 되나 봐. 그 끝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알 수 없으니까.

우리의 이야기도 결국 새드엔딩이었지.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결말로 끝나버렸어. 15년. 말로 하면 길지만, 돌아보면 참 짧은 시간 같아. 우리는 많은 걸 함께 했고, 많은 순간을 공유했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어.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냥 문득 괜찮아지는 나를 발견해. 그게 더 슬프더라.


얼마 전, 너의 카톡 프로필에 디데이가 생긴 걸 봤어. 어떤날일까 짐작은 가. 궁금하지만 물어볼 순 없겠지. 하지만 그걸 보면서 깨달았어. 넌 잘 지내고 있구나. 정말 다행이야. 너가 안녕해서. 그걸 확인하고 나니 연락을 해볼까, 저녁이라도 한 끼 같이할까, 그런 고민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더라.

그래서 이렇게 글을 남겨. 우리가 자주 보던 곳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내 마음을 조심스레 적어봐.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아무 말 안 해도 괜찮아.

그저, 정말로 진심으로, 네가 아무 탈 없이 편안하기를 바라.


안녕.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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