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장성규(뉴스엔DB), 오요안나(소셜미디어)
[뉴스엔 이해정 기자] 방송인 장성규가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괴롭힘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며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심지어 슬하에 두 아들을 겨냥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저주까지 쏟아져, 2차 피해가 우려된다.
1996년생인 故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당시에는 구체적 배경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뒤늦게 고인의 휴대폰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자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받은 내용이 담겼다.
가해자를 특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측은 MBC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을 공개, 관계자 A씨는 김가영이 오요안나와 장성규를 이간질했다고 주장했다. 김가영이 장성규에게 '오빠 걔 거짓말하는 애야. 얘 XXX 없어'라고 말했고, 이후 장성규가 오요안나에게 이 같은 말을 그대로 전했다고도 덧붙였다.
장성규는 오요안나의 괴롭힘을 방조했다는 의혹과 비난에 지난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살인마" "느그애들(너희 애들)도 따라가길 빈다" "악마의 아들 2마리" 등의 충격적 악플을 공개하며 "고인의 억울함이 풀려 그곳에선 평안하기를, 그리고 유족에겐 위로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선을 다 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그럼에도 논란이 거세지자 장성규는 9일 개인 채널을 통해 누리꾼들의 의문에 일일이 댓글을 남기며 해명했다. 우선 친한 사이임에도 장례식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유족이) 일부러 주변에 알리지 않으셨다네요. 속상해요"라고 설명했다. 오요안나 유족 측에 연락을 취했다고도 알렸다. 또한 장성규는 "형이 욕먹는 건 김세의 때문이 아니고 기상캐스터 단톡에 이름 거론돼서가 근본 이유다. 따지려면 그쪽에 따져야 된다"는 댓글에 "동생아 그쪽도 이미 다 따졌어. 걱정 고마워"라고 해당 기상캐스터들에게 항의한 사실도 공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괴롭힘 의혹을 향한 분노는 들불처럼 이들의 주변인들로 번지고 있다. 김가영과 공개 연애 중인 음악 프로듀서 피독, 이현승의 남편인 가수 최현상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김가영, 그리고 피해를 호소한 오요안나와 모두 친했던 것으로 알려진 장성규 역시 냉담한 여론을 정통으로 맞고 있다.
대중의 분노는 분명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 잔인하고 뻔뻔한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마음일 터. 그러나 장성규 설명대로 유족이 장례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면 고인과 친분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장례식도 안 온 파렴치한'으로 찍히는 건, 또 다른 2차 가해일 뿐이다. 게다가 장성규가 통화 녹음 속 MBC 관계자 A씨의 '거짓 증언'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무턱대고 장성규를 비난할 수는 없다. 만약 장성규가 괴롭힘 의혹을 방조하지 않았다면, 유족이 알리지 않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는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 모든 논란의 화근인 A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고인에 이어 억울한 피해자를 한 명 더 만들게 될 뿐이다. 과연 오요안나가 이런 상황을 원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해자 색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친분이 있던 사람들에게 '고인을 지키지 못한' 무한 연대의 책임을 묻는 게 과연 고인을 위한 일인지 의문이다. 주변 인물 드잡이에 시선이 팔릴수록 진짜 가해자들만 득을 보는 셈인데 말이다.
한편 오요안나 유족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동료 직원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MBC는 진실 규명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경찰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확인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해정 haejung@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