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세의 나이에 고인이 된 배우 김새론씨와 관련한 사망 전 보도와 사망 후 보도.위부터 김새론 배우 사망 전 파이낸셜뉴스, 조선일보, OSEN 기사 제목과 김새론 배후 사망 후 파이낸셜뉴스, 조선일보, OSEN 기사 제목. 정리=금준경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연합뉴스
<열애설→빛삭, SOS 신호였을까>. 지난 17일 OSEN 기사입니다. 이 신문은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 <김새론 음주운전 후 3년…이젠 얼굴로 무력 시위, 반성 없는 자숙> 기사를 썼습니다.<25세 배우 김새론의 비극… 다시 불거진 악플의 폐해> 조선일보의 지난 18일 기사입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3월27일 <'김수현과 밀착샷' 김새론, 입장 밝힌다더니 "노코멘트"> 기사를 썼습니다.
김새론 배우가 세상을 떠나고, 많은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유체이탈'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악플러 탓'을 하는 언론이 많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기사에서 이렇게 지적합니다. "생활고를 겪어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일부 악플러는 '벌어 놓은 돈이 얼만데 생활고'냐고 손가락질했다." "생전 김씨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히 했다. 그럴 때마다 악플러들은 'SNS병 말기 환자' '정신 연령이 너무 낮은 듯' 같은 비난을 했다."
맞습니다. 악플러의 문제 심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이 악플러 탓만 하면 되는 걸까요? 김새론씨는 끊임없이 악성 보도와 댓글, 유튜버들의 먹잇감이 돼왔습니다. 2023년 그는 기자들 앞에서 언론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들도 기사가 너무 많이 나왔다. 무서워서 뭐라고 해명을 못 할 것 같다"고 말이죠.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네이버 주요 언론사 49곳과 스포츠연예 24개 언론을 분석한 결과 2022년 5월18일부터 2025월 2월19일까지 '김새론' 기사는 5082건에 달했습니다. OSEN이 302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엑스포츠뉴스 265건, 스포츠조선 215건, 스타뉴스 183건, Newsen 162건, 스포츠투데이 159건 순입니다. SNS활동 일거수일투족을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가 적지 않았고요. 유튜버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기사화한 곳도 많았습니다. 김새론씨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을 찾아간 언론도 있습니다.
악플을 기사 제목에 담고, 악플을 유도하는 기사를 낸 건 언론이었습니다. 김새론씨가 SNS에 사진을 올리기만 해도 댓글에는 "못 고치는 SNS병" 등 각종 비난이 쇄도했고, 이 댓글을 언론이 고스란히 보도한 것이죠. 악성 보도와 댓글의 악순환은 점점 더 커졌고,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그가 특정 가수의 SNS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기만 해도 기사로 이어졌고, 김수현 배우와 과거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 "셀프 열애설", 셀카 사진을 올리면 "얼빡샷", 셀카를 삭제하면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 했다고 기사화를 했습니다.
악플러 탓뿐 아니라 언론의 자성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악플'을 지적하는 기사를 냈습니다만 이들 언론은 과거 김새론씨의 SNS 게시물을 논란처럼 다루는 기사를 썼습니다. 반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는 언론 문제도 조명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심지어 고인이 된 이후에도 문제적 기사가 나왔습니다. 연예매체뿐 아니라 주요 뉴스통신사에서 <김새론 사망일, '셀프 열애설 상대' 김수현 생일>(뉴스1), <김새론, 김수현 생일에 사망…열애설 재조명>(뉴시스) 등 기사를 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연예인을 향한 같은 보도 행태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금준경, 박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