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JZ(뉴진스), 뉴스엔 유용주 기자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그룹 뉴진스(현 활동명 NJZ)가 전속계약 분쟁 첫 공판에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가운데 멤버 다니엘은 재판 말미 고통의 눈물을 쏟았다.
3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법 제50민사부에서 어도어가 뉴진스(NJZ) 멤버 5인(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재판부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지 않았음에도 전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자의로 출석했다.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지난해 말부터 어도어를 상대로 본격적인 분쟁을 이어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가 내용증명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위반사항을 시정하지 않았기에 더 이상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29일을 기점으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해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해 12월 3일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법적으로 명확히 확인받겠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유효확인 소를 제기한 상황.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측은 이날 변론에서 "하이브(방시혁)는 채무자(다섯 멤버)들을 끊임없이 차별하고 배척하고 다른 그룹으로 대체하고 폐기하려 한다. 어도어는 멤버들을 보호하고 성장시킬 의사도 능력도 없음을 자인했고 오히려 연예 활동 기반과 성과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어도어의 무능력과 무의지를 수인한 적이 없다. 채권자의 명백한 의무 위반이다. 일말의 반성도 없이 오히려 노예처럼 묶어두고 고사시키려 의도하고 있다. 멤버들의 해지 통지는 정당하고 적법하며 통보 즉시 효력이 발생됐다. 전속계약이 해지됐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은 기각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 매니저가 아일릿 멤버들에게 하니를 무시하라고 종용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추가 입장을 밝혔다.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측은 "하니가 직접 영상을 열람하며 보안정책팀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원래 아일릿 멤버 3명이 인사를 하지 않았던 영상 역시 존재했는데 이를 임의로 보관 조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주영, 이재상 지시로 영상 확인이 이뤄졌으므로 김주영과 이재상에게 보고가 이뤄지고 그 지시에 따라 선별적으로 삭제 보관됐을 것이다. 하니는 하이브 내에서 차별과 배제를 실제로 경험했다. 교체된 대표이사 김주영은 증거가 없고 너무 늦었다며 하니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멤버들 측은 제주항공 참사 여파가 이어지던 시기 하이브(어도어 모기업) 계략으로 여론의 지탄 대상이 될 뻔했다고 밝혔다. 앞서 멤버들은 지난해 12월 30일 출연한 TBS '제66회 빛난다!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담은 검은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올랐다.
이와 관련 멤버들 측은 "참사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오르려 했지만 하이브 측은 일본 방송국 측이 문제 삼을 수 있다며 막았다"며 "확인 결과 방송국으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해 듣고 하니가 급하게 추모 리본을 만들었다"며 "그 이후 하이브 소속 타 그룹(르세라핌, 아일릿)은 일반 추모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오른 것을 봤다. 만약 하이브 말을 따랐다면 지탄 대상이 될 뻔한 사건이었다. 이는 하이브가 보이지 않게 평판을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다"고 주장했다.
사진=다니엘, 뉴스엔 유용주 기자다니엘은 이날 공판 말미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손을 들어 의사 표시를 했다. 다니엘은 어도어의 연이은 부당 대우와 계약 해지 과정으로 인해 고통받았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어도어에 돌아간다고 해도 누구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어도어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전속계약이 해지될 만한 사유가 없다는 어도어의 입장도 불변이었다. 어도어는 전속계약 해지는 연예활동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수익금 미정산 같은 중요한 의무 위반이 있어야 가능하나 뉴진스가 주장한 사유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8년부터 210억 원을 투자해 공들여 키운 그룹을 배척하거나 차별할 이유가 없고, 데뷔 전후의 전폭적 지원, 성공적인 결과만 봐도 차별이나 배척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신뢰관계가 파괴됐다는 멤버들의 주장에 대해 "'상호간의 파괴'가 아닌 '일방적 파괴 주장일 뿐이고 어도어에 귀책사유가 있지 않은 일에 대해 신뢰파괴의 외관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며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한 후에도 어도어가 뉴진스 활동에 각종 지원을 하고 악플러를 고소하는 등 아티스트 보호에 의무를 다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어도어는 이른바 하니의 주장인 '무시해' 사건에 대해서도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5월 27일 아일릿과 뉴진스 멤버가 마주친 날에 촬영된 것이다. 영상에는 아일릿 멤버들이 뉴진스 하니와 다니엘에게 90도로 인사하고 지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어도어 측 주장에 따르면 '무시해' 발언은 하니가 아니라 민희진 전 대표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뉴진스 측에서 제출한 민 전 대표와 하니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에 담긴 내용이다. 민 전 대표가 하니에게 "니 인사 받지 말라고 매니저가 시킨 거?"라고 묻자 하니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답변했다. 하니가 영어로 민 전 대표에게 설명한 내용에도 아일릿 각 멤버들이 인사하고(bowed) 지나갔다는 설명이 담겨 있었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뉴진스로 복귀해 전설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재판에 참석한 어도어 김주영 대표는 “회사가 이번 가처분을 신청한 이유는 오직 뉴진스 멤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것 뿐”이라며 말하며 어도어 한 구성원의 발언도 추가로 소개했다.
뉴진스 영상 제작을 담당하는 한 구성원은 김 대표에게 “멤버분들은 저의 존재조차 잘 모르지만 저는 매일 영상을 편집하면서 멤버 본인보다 더 많이 멤버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뉴진스만을 생각하면서 진심을 다해 달려온 저희 구성원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어도어는 2월 11일 가처분 신청 취지를 확장해 광고뿐만 아니라 NJZ의 작사, 작곡, 연주, 가창 등 모든 음악 활동과 그 외 모든 부수적 활동까지 금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어도어는 3월 6일 "어도어는 '기획사 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뉴진스가 신곡 발표, 대형 해외 공연 예고 등 활동을 확대하였기에 부득이 가처분 신청 취지를 확장했다. 이는 활동을 제약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도어와 함께’, ‘계약을 지키면서’ 연예활동을 함께 하자는 취지다. 공연 주최 측에 압박을 가한 적 없으며 보복성 조치로 신청취지를 확장한 것이 전혀 아니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민지, 다니엘, 하니, 해린, 혜린의 부모 연합은 " 이는 저희에게 ‘방시혁 의장이 컴플렉스 콘서트 관계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는 소식이 전달된 직후 발생한 일이었기에 공연 무산 시도가 무력화되자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취해진 결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황혜진 blossom@newsen.com, 유용주 ju@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