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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인 집안 남자친구와 갈등이에요 ㅠㅠ

하아 |2009.01.27 08:41
조회 2,584 |추천 0
조금길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시고 좋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올해 25살된 여자고,남자친구는 올해 29살입니다.
결혼할 생각으로 같이 유학와있구요,
양가 부모님께서 상견례같은건 안하셨지만
둘이 결혼하겠거니 하고 생각하시고 계신 정도에요.

어제 구정을 맞아서
타지에서 명절기분좀 내본다고 이것저것 전도 댓가지 부치고
떡국도 끓이고 혼자 신나있었습니다.
요즘 방학중이라 남자친구가 일을 하고있는데,
퇴근하고 와서 같이 맛있게먹고
세배해보라는둥 세뱃돈 많이 달라는둥 정말 즐거웠어요.
헌데 문제는 자기전에 일어났어요.

남자친구는 컴퓨터를 하고있고 전 옆에서 게임을 하고있었는데
명절이고 집안얘기하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나왔습니다.
같이 웃으면서 낄낄대고있는데 저희 이모가 생각났어요.
이모는 시댁이 여주인데, 명절때마다 교통정체로인해
외할머니댁에 늦게 오시더라구요. (저희외갓집, 저희집 모두 서울이에요)
신혼초기에는 저녁 6시 7시되더라도 와서 저녁먹고 가시더니
몇해전부턴 피곤하고 힘들다고 명절날 잘 오시지도 않습니다.

그 생각에 물었죠.
'명절날 우리집에 어떻게 올꺼야?'

남자친구네 집은 남자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뼛속까지 유교집안' 입니다.
잘모르겠지만 양반집안이라네요.
아버지가 공무원이신데다가 무척 엄하셔서 꼭 때때마다 음식잔뜩해서 제사지내고
남자친구는 더구나 장남이라 서울살면서 제사땐 꼭 부산까지 내려가야된답니다.
(남자친구네 집은 부산이거든요)

그 얘기듣고 전 웃으며 넘겼죠.
제사 음식은 안해봤지만 명절땐 집에서 내가 음식다하고
원래 요리하는거 좋아하니까 배우는 기분으로 하면될꺼다.
남자친구가 그런정도의 일이 아니라고 겁주길래
어머니도 혼자다하셨는데 같이하는데 뭐가 힘들겠냐.
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이 말했을땐 이뻐 죽을라고하더라구요)

'명절때 부산까지 가려면 차 많이 막히겠다.
우리집엔 어떻게 갈꺼야?'
전 따지는 투도 아니었고 화난목소리도 아니었고 정말 궁금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물은거였습니다.
사실 중요한 문제잖아요?
그랬더니,
전날부터 가서 제사음식 준비해야지.
너희집엔 명절당일날 올라와서 가고. 이러는거에요.
(여기서부터 기분이 상해하는듯한 목소리더군요.)
그래서 전 또 아무렇지 않게물었죠.
'제사는 언제 시작하는데?'
'몰라 대중없어 한 아침 9시부터 할때도잇고'
(이때도 기분상한목소리-_-)

전 태어나서 제사같은건 한번도 지내본적없기때문에
이리저리 책같은걸로 접하기엔 새벽부터 한다고들었는데
오전에 하기도 하는구나라고 신기했지요.

'제사 다 지내고나면 얼마나 되나.
우리이모는 여주에서 올라오는데도 피곤하고 늦었다고 할머니댁에 안오던데
자기네 집은 더군다나 부산이네. 올라오는데 많이 막히고 그래서
도착하면 10시 11시되면 우리집 못가는거 아니야?'

이말했더니 그때부터 성질을 잔뜩 부립니다.

왜 기분상했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네집 상황 뻔히 알면서 그럼 어떡하자는거냐고
어떻게 하고싶냐고 따지는거에요.
그래서 뭐 어쩌자는게 아니라 그냥 물어보는거라고 물어볼수도 있지않냐고
저도 기분상해서 되물었죠.
그러면서 서로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왜 명절날 오빠네 집을위해 내가 우리엄마한테 못가고
희생해야 되는거냐고 그러니까 (희생이란 단어선택은 역시 잘못한거겠죠?;)
그럼 희생하지말라고 고함 빽지르더니 담배피러 나가버렸습니다.

사실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신자세요.
(개독교니뭐니 욕하실분은 그냥 창닫아주세요.
자기 엄마욕하는거 좋아하는사람없으니까요.)

어머니 어렸을때 할아버지 집나가시고,
밑에 동생세명 먹여살리느라 중학교 중퇴하셔서
할머니랑 같이 어렸을때부터 공장이니뭐니 일하시며 의지됬던거는 종교하나밖에없었어요.
저 두살이고 그리고 동생 뱃속에있을적 우리 아빠 돌아가셨을때도,
집나가셔서 인연끊었던 할아버지 노숙자로 발견되서 돌아가셨을때도,
우리어머니가 힘들었을때 의지했던건 종교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다니시는교회는 아주작은교회고, 가족적인분위기라
종교가 딱히 없는저도 그 분위기가좋아 일요일마나 엄마를 따라나서곤 했어요.

그런 어머니께서 제일 싫어하시는게
제사와 절하기인데
그걸 남자친구도 압니다.

그래서 전 제사있을때마다 부산가서 음식은할수있지만
어머니 생각해서 절은 할수없다고했더니 자기네집안은 여자들도 절한다면서
그것때문에도 한번 다투었었어요.절 이해못하겠다네요.
어차피 종교도없으면서 그냥하면되지 어머니가 싫어하셔서 안하는건 뭐냐고.

제밑에 남동생이 하나있긴하지만
그녀석도 장가가고나면
명절때 줄창 우리집에 붙어있을것도아니고 지 부인네 친정도 가야할텐데
제가 명절전부터 내려가서 어머니가 싫어하시는 제사음식까지 하고
거기다 차가막혀 명절날 엄마한테 못간다면
혼자 명절을 보내실 어머니는 얼마나 쓸쓸하실까요.

제가 바라는건 명확한 대답이 아니었습니다.
그쪽 집안 상황 다 알면서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가졌으니까
제가 감수해야할건 감수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듣고싶었던 말은
'우리집이 이러이러해서..잘알잖아. 미안해' 라던가
'무슨일이 있어도 늦어도 꼭 너희집에도 들르자!' 라던가
하다못해 '그럼 비행기타고 서울로갈까?' 라는 장난섞인말이라도
저희 엄마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싶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기분만 상해하네요.
자기더러 뭘 어쩌라는거냐고 합니다.

울컥해서
그럼 오빠는 양친 다살아계서서 명절날 딸자식이 못찾아가도
어머니 혼자 쓸쓸할일없는 집안 여자나
부산가까운데 사는여자 만나서 결혼하면되겠네! 라고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르는 말을 꾹꾹 눌러담았어요.

남자친구 전형적인 부산남자라 무뚝뚝하고, 애정표현안하는거
만나면서 제가 다 고쳐놔서 남자친구 친구들이 맨날 놀립니다.
남자친구네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부산내려갔을때도
제가 몸이 너무아프니까 3일장만치르고 바로 서울 올라와서
친척어른들과 아버지께 무척 꾸지람도 들었습니다.
절위해 애써주는걸 알지만
그래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절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남자친구가 아침 7시에 집에서 출근하기위해 나가는데,
밖에서 사먹기 돈아깝고 꼭 끼니때는 밥을 먹어야하는성격이라
제가 매일 새벽6시30분에 일어나 도시락을싸줍니다.
아무리 크게다투어도, 아무리아파도 꼭꼭 해주던거였는데
오늘은 아침에 알람소리듣고도 그냥 자는척해버렸어요.
나중에보니 자기가 반찬이랑 밥이랑 담아가면될껄, 그냥 출근했더라구요.
그거 보니 왠지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고 그래요.

하지만 남자친구와 결혼했을때를 생각하면
왠지 조금 답답해집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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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난하늘서떨...|2009.01.27 12:56
일단 우리집과 비슷해서 그냥못지나가겠네요. 저 친정아부지 살아실적에 항상 하던말씀이 있죠. 우리 집안은 양반 가문이니 어쩌고 @#@#$@#~!! 이런말요.. 물론, 조선시대야 양반 상놈이 있겠지만 요즘세상에 그런게 어딨습니까?? 게다가 유교적인 집안이라구요?? 그 집 진짜 양반 맞나요??ㅋㅋ 울아부지 그러셨죠. 제사 지낼때 여자들은 음식준비만하고 절은 안하는 법이래요. 어디 여자가 남자랑 같이 제사지내고 절할려고 드냐고<<<남녀차별이죠?ㅋ 저게 진짜 유교입니다-_- 참고로 저희 집은 x씨 집안의 종손집이랍니다ㅎㅎ; 님도 들으시면 아~ 그 사람네 집안? 이러실ㅋㅋㅋ 진짜 유교적인 곳은, 여자들이 희생해서 준비는 하되, 절은 절대 남자와 동석에서 하지 않습니다. 또 한가지, 님 남친 참 웃기네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이 만나 하는 결혼인데, 왜 님보고 다 맞추랍니까? 님이 제사지내는 집안도 아니고, 절하는 사람도 아닌데, 그래도 제사준비는 하겠다고 하면 절하는건 본인이 양보할 문제이죠. 왜 여자가 다 맞춰줘야 된답니까? 웃기네요. 님생각한다구요?? 얼마나 생각하길래, 장모한테 명절에 가볼 생각은 눈꼽만치도 안할까요. 막말로 자기네 부모가 아들 키운다고 고생했으면, 님네 엄마도 딸 키운다고 고생한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님이 그쪽 부모님한테 아들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거면 님 남친 또한 님 부모님께 와서 딸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야 하는거죠. 결과적으로, 유교니 어쩌니 해도 내가 보기엔 여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거로 밖에 안보입니다. 분명 결혼해보세요. 출가외인이 어쩌고<<이거 대표적인 유교정신 아닌가요?? 이러면서 처가집에 안가려고 할꺼고, 시집에서도 친정가는거 눈치줄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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