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안했다. 왜 하는지도 몰랐었고 그냥 특별한 의미없이 살아갔다. 아무런 목표도 꿈도 없던채, 중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중2쯤에 수학학원을 끊었다. 뭐 그때쯤에 학원을 다니는 와중에도 시험성적은 50점대여서 한마디로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반면에 영어학원은 그냥 계속 다녔다. 왠지 이거라도 놓아버리면 진짜 난 바보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좀 유일하게 잘했기도 했고, 중학교 학기중에는 만점을 3,4번 정도 받았었다. 그리고 계속 놀았다. 계속 미루고 언젠간 할 거야 라는 멍청한 마인드로 살다가 고등학교 입학을 했다. 그리고 첫 모의고사를 쳤는데 한마디로 내가 대한민국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전국 하위 33%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정신을 못차렸다. 내가 봤을땐 현실도피 같기도 했다. 방학때 밤낮이 바뀐채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고 살다보니 학교에 적응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 그냥 다 때려치고 싶었다. 자퇴하고 그냥 알바나 할까 싶기도 했고 현실을 탓 하면서 그저 방탕하게 살다가 1차고사가 다가왔다. 그 와중에도 공부를 전혀하지 않았다. 애초에 원래 잡혀있지도 않았던 공부습관을 가지고 혼자서 공부할려하니 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능동적으로 할 줄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면서 그렇게 1차고사를 치는 당일이 찾아왔다. 그나마 내가 잘 한다고 생각하는 영어과목의 시험지를 받고 종이 울리자마자 펼쳐봤다. 놀랬다. 너무 어려워서 내가 예상한 것 보다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1번문제부터 푸는 걸 당황하고 그 다음 문제가 쉽겠지 생각하며 풀려고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때 내가 중학교 영어처럼 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이건 모르는거다, 내가 풀 수 없는거다 라고 생각만해서 그 문제를 읽을려 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멘탈이 나가고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만 풀고 싶다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그리고 시간은 가는데 난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었고 답안지 작성할 시간도 부족했다. 그리고 얼마나 손을 떨어댔는지 마킹 실수까지 하고 새로 OMR카드를 받았다 그것도 5분전에. 내가 맞게 체크 했는지도 모르겠고 주관식 답안지는 다 쓰지도 못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자마자 멍해졌다 뇌가. 그나마 잘 하던거라고 자부하던거 마저 사실 잘해보일 뿐 이였다. 주위에서 답을 맞추고 난이도 어땠냐 점심 먹으러 가자 라고 했을때 귀에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냥 머리속에서 내 생각만 맴돌고 _됐네 신발, 딱 이 문장 밖에 안 떠올랐다. 울진 않았다. 실감이 안나서, 그리고 그 다음날은 수학을 치는 날이였는데 내가 가장 자신없는 과목인거 알고 전교 꼴등해도 상관없을거다, 조금 혼나면 되겠지 애써 괜찮다고 중얼거리긴 했는데 몇개는 풀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시험지를 받고 문제를 확인하는데 정말 풀만한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약간 미친척 시험지에 낙서도 하면서 그래 인생은 공부가 다가 아니지라며 또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 종료 5분전에 OMR카드에 한줄로 찍고 제출했다. 당연히 두자리수도 안나왔다. 그 와중에 찍기운도 없었다. 그리고 집에와서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고 또 현실도피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안은 그렇게 공부에 대해 뭐라 하진 않았다. 딱 평균만 해라, 50점만 넘어라 이정도였다. 그리고 굳이 공부가 아니여도 다른걸 하더라도 꾸준히 즐기면서 하자- 라는게 집안의 모토같은 거였다. 이 모토를 난 너무나도 좋아한 나머지 규칙적인 습관을 들이지도 못하고 그저 노는것만 좋아하는 고딩이 되어있었다. 꾸준히, 난 그게 참 어려웠다. 애초에 내가 자각하고 있던것도 내가 무언가를 미치도록 좋아해서 노력해본 적이 있었나? 라고 생각하면 항상 없다고에 답했다. 운동도 한 1년정도 하다가 가기 귀찮아서 그만뒀고 피아노도 거의 6년동안 다녔는데 코로나 핑계로 안갔다. 난 정말로 노력하고 싶었다. 근데 그 동기가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독기가 있는것도 아니였다. 그 독기기 3일간다면 대단하다고 박수 쳐줘야 할 정도였다. 게으르고 노는거 좋아하고 꾸준히 하지도 못해 그렇다고 노력을 하는것도 아니야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 또한 없어. 진짜 단점들만 한가득 뭉쳐놓은 인간이 탄생해버렸다. 이러면 보통 우울증이나 좀 자기혐오 같은게 생길만한데 유일하게 긍정회로는 좋아서 나쁜 생각은 안했다.입밖으로 한번이라도 ”뒤지고 싶다” 라는 생각은 꺼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뇌속에선 제일 안아프게 죽는 방법을 시뮬레이션을 돌리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죽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었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인생의 낙오자 = 공부 못함 = 노력 안한 놈 = 걍 쓰레기다 라는 뇌에서 연결고리가 걸리고 걸려서 반쯤 포기했다. 그냥 어떻든 살아가겠지, 라는 허무맹랑하게만 생각해왔고 뭔가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 분명 괜찮겠지라고 했는데 아니였다.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그 와중에 밥먹는다고 햄버거를 욱여넣었다. 배고파서 먹는건데 왜 욱여 먹는거라고 생각이 드는지 반먹고 진짜 토할 것 같았다. 속이 울렁거리고 느끼하고 그만 먹고 싶다고 하는데 몸이링 뇌가 따로 노는지 입에 햄버거를 욱여 넣고 있었다. 그냥 그때 진짜 뇌가 터진것 같았다. 진짜 뇌에서 부정적인 것들만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렇다고 뒤지고 싶은것도 아니고 살고 싶은것도 아니였다. 진짜 애매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햄버거를 다 욱여넣고 토 할줄 알았는데 소화기관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소화시켰다. 그런 뒤 낮잠을 잤는데 분명 알람을 여러개 맞추고 잤는데 낮잠을 2시간이나 자버렸다. 그리고 슬슬 저녁먹을 시간쯤이 되어갔고 저번에 쳤던 모의고사 성적 이야기를 내가 먼저 꺼냈다. 부모님한테 안말해줬고 부모님도 내 성적을 묻지 않았다. 내가 왜 먼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점수는 개판이였고 조금혼날 줄 알았다. 아무리 꾸준히 즐기면서 한다는 모토를 가진 집안이여도 저 성적은 커버 불가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수학학원을 끊을것도 엄마 나 독학할래 라는 개같은 소리를 해서 이지경이 된거고 엄마는 나를 믿었는데 난 엄마가 믿어준 만큼 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이 계속 불편해왔던 것 같다. 근데 예상과는 달리 조금 걱정하셨다. 혼내는게 아니라. 그리고 공부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내 개판같은 점수를 보고 놀라지도 않고 그냥 덤덤히 보시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쪽팔려 죽고 싶었다. 그리고 차근차근 안늦었으니 다시 기초부터 해보자, 라는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난 그때 뇌에 뭐가 들었는지 공부 안해, 안할거야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그냥 다 포기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서 개소리나 내뱉었다. 그런데도 그때 딱 정신 드는 말을 해주셨다. 너가 이때까지 꾸준히 무언가를 한 적이 있냐고. 그렇다고 지금 너가 고1인데 이대로 포기하는 마인드로 3년을 보내면 안 아깝겠냐고 그리고 30년 전이랑 지금 입시제도랑 바뀐게 없냐고 한탄도 나 대신 해주셨다. 그리고 그때 딱 정신이 들었다. 너무 미안해서, 말로 이루지 못 할 정도로 내 지신이 한심하게 여겨져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진짜 미치도록 공부하고 싶다. 해야겠다가 아니라 그냥 하고싶어졌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기로 했다 중학수학부터 다시. 다른 애들에 비해 많이 늦었을지도 몰라도 미치도록 하고싶어졌다. 내가 얼마만큼 노력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 고1 1학기 1차고사에서 많은걸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 기회인 고1 1학기 2차고사에 이 글을 쓸때에는 조금 덜 한심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피터지게 할거다.
내 한탄 이야기 들어줘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