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진아는 9일 개인 소셜미디어에 “옥경이 나하고 오늘 결혼기념일이다. 여러분 응원에 감사드린다”라는 글과 함께 결혼식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태진아와 이옥형은 젊은 시절 빛나던 순간을 새삼스럽게 드러냈다.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로 맞춰 입은 두 사람의 모습은 선남선녀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단아하면서도 밝은 표정, 서로를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은 오랜 시간 함께한 부부만의 견고한 동행을 떠올리게 했다.
태진아는 SNS 글을 통해 아내의 건강에 대해 언급하며 “옥경이 건강하게 잘 있어요”라고 적었다. 이 말에는 수년째 이어진 간호와 사랑, 그리고 조용한 인내가 담겨 있었다. 6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이후로 태진아는 한결같이 아내의 곁을 지켰다. 지난해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방송에서도 이와 같은 진심을 전한 적이 있다. 방송에서 태진아는 아내의 손을 꼭 잡으며 “옥경이는 내 인생의 99%다. 태진아는 1%밖에 없다”는 말을 남겼다. 그 한 마디는 부부의 긴 시간과 삶을 함축한 진실한 고백으로 팬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았다.
이옥형은 태진아의 1989년 히트곡 ‘옥경이’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태진아는 2023년, 오랜 세월 동행한 아내를 위해 직접 곡을 만들어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를 발표했다. 사랑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태진아의 진심은 세월 앞에서도 흐려지지 않았다.
태진아는 1973년 ‘추억의 푸른 언덕’을 통해 가요계에 데뷔해 ‘거울도 안 보는 여자’ ‘사모곡’ ‘노란 손수건’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트로트계의 대부로 자리매김했다. 긴 시간 동안 대중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해온 그의 노래는 부침 많은 세월 속에서도 늘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태진아의 눈은 언제나 한 여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몇 번을 지나도, 흰 웨딩드레스와 검은 턱시도 속 약속은 흐려지지 않았다. 긴 투병 시간도 두 사람의 일상을 잠시 멈춰세웠을 뿐, 사랑의 무게는 더 단단하게 다져졌다. 여전히 “건강하게 있다”는 그녀의 근황을 전하며, 태진아는 조용한 희망과 감사의 마음을 써 내려갔다. 오롯이 서로의 전부가 돼 살아가는 이 부부의 조각 같은 하루는, 결혼기념일의 한 곡선에 아늑하게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