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입니다.
게이친구랑 결혼해도 현실적으로 괜찮을까요?
저는 20대 초반 여자 대학생이고 아주아주 친한 소꿉 친구(남자)가 있습니다. 성격, 위생관념, 관심사, 취향, 웃음코드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저와 똑 닮아 너무 잘 통하는 친구예요.
이 친구와 함께 있으면 너무 즐겁습니다. 대화 주제가 끊이지 않고,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웃기고 행복해서 웃음이 실실 나요.. 주변에서도 둘이 결혼했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남들이 보기에도 영혼의 단짝인 친구입니다.
친구가 제게 커밍아웃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이 친구가 게이인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부대껴서 친하게 지내면서도, 단 한번도 이성적인 호감이나 설레임을 느낀 적이 없었거든요. 단순히 외모가 취향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제가 이 친구를, 그리고 이 친구가 누군가(여성)를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게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여하튼 .. 게이인 걸 알기 전에도, 알고난 후에도, 이 친구에 대한 제 애정의 결은 똑같습니다. 이성적인 호감은 전혀 없지만, 이 친구 자체를 인간적으로 정말 사랑하고 아껴요.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하구요. 이 친구도 제게 같은 결의 애정을 느낀다고 해요.
저는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성욕도 그닥 크지 않구요. 아무리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게 된다해도 시간 앞에는 장사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대화와 이해, 그리고 웃음코드 라고 생각해요. 깊든 얕든 함께 대화할 주제가 계속해서 생겨나는 사람, 서로의 단점과 결핍 등을 이해하고 상대를 위해 노력할 줄 아는 사람, 어떤 말을 해도 웃겨 죽겠는 사람.. 그런 사람과 결혼하고 싶거든요. 제 주변에 이 모든 걸 완벽하게 충족하는 사람이 이 친구밖에 없어요. 성실하고, 경제관념까지 확실하구요.
커밍아웃 이후, 정말 결혼할 사람 없으면 우리끼리 살까? 같은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친구 또한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 눈치가 보여서 결혼을 하긴 해야될 것 같은데, 상대를 속이고 싶지는 않다고. 장난으로 꺼낸 말이였지만, 대화하다보니 서로라면 정말 결혼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저희 둘 다 20대에 결혼 할 생각은 없어서, 당장에 대한 고민은 아닙니다. 저는 저대로,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연애하면서 20대 즐기려구요. 정말 정말 결혼할 사람 없이 30대 초중반 넘기게 되면.. 고민해보고 싶은 문제예요. 판에 글을 올리게 된 것은 .. 단지 대화 이후 자꾸 자꾸 생각이 나서 .. ㅎㅎ 다른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예요. 그저 20대 초반의 철없는 망상인지, 현실적으로도 괜찮은 이야기일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요. 혹여 그 친구에게 피해가 갈까봐 주변 친구들과는 이 주제로 대화할 수 없겠더라구요. 익명으로 이렇게 올려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으면 정말 철 없었다 하며 웃긴 글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많은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