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하이브 서울 용산구 사옥(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4000억원대의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조사에 임할 것을 알리며 귀국을 예고했다. 하이브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 등이 불거지며 방시혁 ‘오너 리스크’라는 말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정작 방 의장 본인은 해외에 체류 중으로 책임론에 대한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제기되자 결국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은 6일 하이브 사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컴백을 앞둔 아티스트들의 음악 작업과 회사 미래를 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부득이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급한 작업과 사업 미팅을 잠시 뒤로하고 조속히 귀국해 당국의 조사 절차에 우선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금융당국 조사 시에도 상장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소명했듯이 앞으로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며 다시 한번 소상히 설명드리겠다”며 “이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겸허히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 구성원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여러 상황과 더불어 최근 저의 개인적인 일까지 더해지며 회사와 제 이름이 연일 좋지 않은 뉴스로 언급되고 있다”며 “하이브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누구보다 크셨을 구성원분들께서 느끼실 혼란과 상실감, 우려가 얼마나 클기 감히 가늠조차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업자이자 의장으로서 이러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무엇보다 먼저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마음 불편하셨을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방 의장은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오직 마음껏 창작과 사업 활동을 펼쳐야 할 우리 구성원들과 아티스트들이 혹여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지는 않을까 하는 미안함도 커졌다”며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 발언 하나하나가 신중해야 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점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 의장은 “하이브 모든 구성원이 그러하듯, 저 역시 음악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인 2019년 벤처캐피털 등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자신과 관계있는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도록 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지난달 16일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서울남부지검의 지휘를 받는 금감원 특사경도 같은 사안을 수사 중이다. 국세청 역시 지난달 하이브를 상대로 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