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냥 평범한 짝사랑 이야기

쓰니 |2025.08.13 09:42
조회 178 |추천 0
내가 중학교때 일어난 일이야. 난 외국에서 태어났고, 이 나라는 12년동안 같은 학교라서, 내 학년에 있는 애들이랑은 서로 얼굴은 다 알아. 내가 중1로 올라가고, 2학기쯤, 그니까 6월쯤에, 정말 우리 학년에서 처음으로 전학생이 왔어. 물론 내 반은 아니였지만, 전학생이니까, 소문이 되게 빨리 돌았단 말이야. 일단 가장 먼저 퍼진 소문은 걔가 엄청 잘생겼대. 그 소문을 듣고 난 바로 전학생 반으로 찾아가서 얼굴을 봤는데, 되게 잘생겼더라고.. (지금 생각해도 완전 내 이상형이라고옥ㄱ) 어쨌든 난 당연히 걔를 혼자 짝사랑하기 시작했지. 그치만 걔는 나를 되게 싫어했어. 싫어했다기보다는 부담스러워했다고 해야하나.. 내가 짜가사랑을 시작하면 티를 되게 많이 내거든. 그래서 아마도 전학생도 나의 그런 성격 때문에 불편했겠지 모. 그러다가 어느날, 3학기가 끝날 무렵 (9월).  쉬는시간이 끝나고, 난 친구랑 같이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어. 그러다가 내 친구가 우리 앞에 있던 어떤 남자애를 가르키면서, "저 남자애, 네 짝남(전학생)이랑 같은 이름이다?"라고 말하는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나는 정말 파워 외향인이였기 때문에, 내 단짝 말을 듣고, 걔 이름을 큰소리로 불렀어. 그때, 걔가 딱 돌아보는데, 정말.. 내 이상형이랑은 거리가 멀더라고. 그래서 그냥 인사하고, 친구랑 걸어가면서  "이름은 같은데 얼굴은 되게 다르게 생겼다" 이러고 그냥 중1 끝날때까지 전학생을 짝사랑했어. 
그러다가 이제 중2 반배정이 나온 날, 그냥 한마디로 완전 개망했었어. 나랑 친한 애라고는 정말 하나도 없었어. 그래서 그냥 정말 공부만 할 생각으로 개학 첫날 반문을 열었지. 와.. 진짜 다시 생각해도 그때 반문을 열었을때 완전 눈물날뻔했어. 그래도 오히려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믿으면서 그냥 빈자리에 앉았지. 그러다가 이제 담임쌤이 오시고, 결국 자리배정을 다시 했고, 난 뒤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게 돼었어. 그러고 쌤이 출석체크를 하시는데, 익숙한 이름이 들리는거야. 그리고 내 바로 뒷자리에서  대답소리가 들렸어. 난 익숙한 이름과는 달리 너무 낯선 목소리에, 저절로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 얼굴을 보니까, 중1때 계단에서 만난 남자애였는데, 얼굴이 되게 달라졌더라고. 키는 커지고, 예전에는 막 머리에 왁스 바르던 애가 그냥 곱슬머리로 다니니까, 잘생겨보이더라고.. 그 남자애를 뚱이라고 부르자. 어쨌든 난 그 당시에 아직 전학생을 좋아하고 있었어서, 그냥 관심을 끄려고 했어. 그러다가 이제 2학기로 넘어갈때쯤, 난 이미 반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고, 그 반에서 지금 내 단짝이랑도 친해졌어.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내가 수학이랑 과학을 좀 잘하는 편이라서, 맨날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게 좀 당연한거였단 말야. 그래서 보통 애들이 수학시험때 컨닝하면, 내 시험지를 보면서 컨닝하려고 하는데, 난 그때 당시 되게 원칙주의자였어서, 절대 애들한테 안 보여줬단 말이야. (물론 친한 애들한테는 보여줬지 ㅋㅋㅋ) 근데 내가 어느순간부터 뚱이한테도 시험시간때 막 도와주고, 숙제도 내가 대신해주기 시작했어. 내가 걔를 좋아하기 시작한거지.. 2학기때 그걸 자각했고, 그때부터 난 당연히 계속 티를 내기 시작했지. 근데 내가 자각하기도 전에 이미 내 반애들은 다 알고 있더라? 물론 이미 걔도 알고 있었고. 근데 걔는 축구부 에이스라서 이미 학교에서 유명한 애였더라고. 그리고 좀 날라리기도 하고? 그래서 중2때는 내가 거의 걔의 모든 숙제들을 다 해준거나 마찬가지였어. 내 주변 애들은 걔가 너 이용하고 있는거라고 계속 말했지만, 당연히 나도 진작에 알고 있었어. 그래도 그 당시에는 난 그냥 걔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는거에 너무 좋았어. 그치만, 중간중간 좀 현타가 오는 순간들이 많았고, 포기하려고 해도, 걔가 그걸 또 눈치챘는지, 막 설레는 행동하고 플러팅도 장난 아니게 많이했어. 그냥 포기못하게 만들었지.. 그렇게 중2 내내 걔 시험도 도와주고 숙제도 맨날 보내주면서 중2 방학식날이 다가왔어. 난 이제 중3에 반이 떨어진다면, 뚱이랑 멀어지게 된다는 생각에 되게 우울했어. 뚱이랑 하는 디엠들은 거의 뚱이가 '수학 숙제 했어?' '영어 숙제 좀 보여주라' 이런 내용들로 가득했고, 나랑 뚱이는 반 안에서만 얘기하는 사이라서, 중3때 꼭 같은 반이 됐으면 했어.
이제 중2 마지막날, 뚱이가 나를 부르고, "나 보고싶어할거지?" 이러는거야 (아니 솔직히 이런 말 진짜 유죄아님;;;;???) 그래서 난 계속 아니라고 했는데, 얘가 계속 나를 쳐다보는거야. 그래서 그냥 개미같은 목소리로 "보고싶을거야" 이랬는데 얘가 나를 안는거야. (외국에서는 당연히 인사치례지만 난 얘랑 정말 단 한번도 안은 적이 없거든. 그냥 악수정도?) 그래서 난 그냥 마지막일수도 있으니까, 나도 그냥 꽉 안았어. 그러고 이제 중3 반배정이 나왔는데, 뚱이랑 같은 반이 된거야ㅑ진짜 새벽이였는데, 막 이불차고 그랬어 ㅋㅋ 아 물론 내 단짝이랑도 같은 반이 됐어. 중3 첫날 내가 수업 시작 10분전에 도착했어. 그래서 앞줄에 내 단짝 옆자리에 앉고, 뚱이는 내 줄 맨 뒷자리였어. 담임쌤이 들어오시고, 막 쌤이 중3이 된 기분 어떻냐고 그런식의 질문을 했는데, 뚱이가 좀 작은 목소리로 (내가 들릴 정도?) "ㅇㅇ이는 저랑 같은 반 돼서 좋대요" 이러는거야. 난 바로 걔를 째려봤지. 근데 뚱이는 정말 나를 좋아할 확률이 진짜 제로였어. 모든 애들이 그렇게 생각했고. 어쨌든 중3도 설레는 일이 엄청 많이 일어났어. 그중에서 내가 아직까지 기억나는거는, 내가 기말고사때문에 되게 힘들어했을때가 있었거든. 그래서 애들이 어떤 다큐보려고 반 불이 꺼져있었을때, 난 그냥 오답노트 같은거 쓰면서 막 울었단 말야. 근데 하필 그때 뚱이가 내 옆으로 고개를 내미는거야. 난 진짜 놀래서, 걔 얼굴 보자마자 막 눈물 닦는데, 걔가 내가 우는거 보고 놀랐는지 내 옆자리 테이블에 기대면서 내 발을 툭툭 치는거야. 그러고 막 진짜 개귀여운 표정으로 "왜그러는데-" 이랬는데 진짜 완전 심쿵.. 그래서 난 딱히 대답 안하고, 우리는 계속 서로 발만 툭툭거리고, 어쨌든 그랬어. 
그러고 이제 중학교 졸업식날, 그때는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어. 졸업식이 끝나고 난 겨울방학으로 한국을 놀러갔어. (얼릉 또 가고싶다..) 개학 전에, 고1 반배정을 받았을때는 뚱이랑 같은 반이 될거라는 기대 조차도 안했어. 근데 기대를 너무 안 한 탓인지, 정말 같은 반이 안됐더라. 그래도 내 단짝이랑은 같은 반이 돼서, 딱히 막 슬프진 않았어. 그냥 씁쓸한 기분? 이제 뚱이는 나한테 말을 안 걸거라는 걸 아니까. 그리고 이제 개학하고, 마주친 적이 되게 많았거든? 근데 정말 인사도 안하더라. 그래서 그냥 아.. 진짜 다 이용이였구나라는걸 다시 새삼 느꼈어. 그렇게 걔랑 얘기를 하나도 안하고 2학기가 됐는데, 걔가 갑자기 나한테 연락이 온거야. 근데 그때가 내 생일이였거든. 그래서 난 생일축하해줄 줄 알고 바로 디엠을 열었는데, ㅋㅎ.. 수학 숙제 좀 보내달라고 하더라. 그때 완전 현타오고 그때 짝사랑을 접었던 것 같아. 진짜 너무 한심하더라. 내 자신이. 
이건 그냥 평범한 짝사랑 이야기. 
추천수0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연예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