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당신의 목소리와 어투 속도 높낮이만 듣고
머리회전이 누구보다도 빠르고 명석하고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마음이 있다고 느꼈어요
저는 너무나 놀랬어요
한 번도 누군가에게 이런 강렬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본능적으로 당신의 얼굴을 쳐다봤는데
그 순간에 이미 당신은 절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 순간 저는 세상이 멈춘 것 같았어요
전 당신의 오른쪽 눈을 보고 바로 왼쪽 눈을 봤어요
이건 본능적으로 당신을 탐색하고 싶은 반응이었어요
제 온몸은 얼어붙었고 제대로 컨트롤하기 힘들었어요
그렇게 처음 본 누군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본 건 처음이에요
그 뒤로 전 당신과 대화를 했지만 한번도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어요
짧은 대화는 끝났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벌써 이주일이 되어가네요
첫 일주일은 고통스러웠어요
당신한테 완전히 반해버렸지만
그건 그저
제 내면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나타난 것 뿐이었어요
당신으로부터 어릴 적 저를 지켜주던 남동생이 떠올랐어요
엄마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곤 했어요
가끔 폭력도 썼지만 저를 이상하게 취급하는 그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남동생은 항상 중재자가 되어줬죠
남동생은 똑똑했고 마음이 따뜻했어요
당신은 나의 남동생을 닮았고
당신을 본 순간
내 심연의 구원자를 찾았단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건 당신이 아니라
약한 내 모습을 비춰버린 거울이었어요
당신에 대해 난 아무것도 몰라요
당신을 사랑하는게 아니에요
당신을 보고 싶지만
아닌 걸 알아요
나의 그저 나약하고 보살핌 받고 싶은 마음이라는걸
이걸 깨닫는 일주일 동안 몸까지 아팠어요
짧은 10분의 대화로도
이렇게 강렬하게 사람의 마음과 몸이 갇혀버릴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그만큼 저의 깊은 바다 속 상처가 있다는 거겠죠
저는 어른이에요
저는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하지만
만나고 싶은 마음을 버릴 거에요
그건 당신이 아니라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을 뿐
다음에 당신을 만나면
건강하게 마주하고 싶어요
자연스럽게 대화할 거에요
당신한테 빠지지 않을 거에요
나는 어른이니까
바보같이 굴지 않을 가에요
나는 더는 누구에게 바랄 수 없어요
나는 지금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나로서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어요
나는 외롭지 않아요
당신에게서 벗어날 거에요
나는 나를 따뜻하게 대해줄 수 있어요
당신은 나를 비추는 거울일 뿐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