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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kg에서 53kg까지, 다시 아기를 꿈꾸며

ㅇㅇ |2025.11.01 07:54
조회 104,240 |추천 977
키 161cm에 몸무게 48~50kg 정도를 유지하던 평범한 체격의 여자였습니다.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편과 저는 정말 행복했어요.
하지만 자궁이 약하다는 진단을 받고 유산기까지 있다는 말을 들었고,
회사 일을 그 달까지만 마무리하고 그만두려던 중…
첫 아이가 떠났습니다.
엄마에게 전화해서 펑펑 울고, 죄책감에 많이 힘들었지만
남편의 위로 덕분에 조금씩 마음을 추슬렀어요.
몸을 회복하고 둘째를 갖기 위해 식단도 조절하고 운동도 시작했죠.
회사도 그만두고 온전히 준비했는데, 그 해 말에 둘째가 찾아와줬어요.
잠시나마 아픔을 잊고 행복했는데…
집 앞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
도로주행 연습하던 차량이 갑자기 인도로 돌진했고
놀라 넘어지면서… 둘째 아이도 떠났습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싶었고,
남편은 순간적으로 “왜 조심하지 않았냐”며 화를 냈다가
곧 “네 잘못 아니야”라며 울며 사과했고,
며칠 동안 회사도 못 가고 함께 힘들어했어요.
그 후 저는 우울증이 왔고, 폭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몸은 망가졌고, 생리도 끊길 정도로 비만이 심해졌지만
제 자신을 돌볼 마음조차 없었어요.
거울도 보기 싫고, 옷도 안 맞고,
남편이 드라이브 가자고 해도 귀찮다고 짜증만 내는 사람이 되어버렸죠.
걷는 것도 뒤뚱뒤뚱…
그런 저에게 지쳐가는 남편의 모습이 어느 순간 눈에 들어왔고,
처음으로 화장실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제 몸을 봤습니다.
2년 동안 40kg이 쪘고, 피부는 트고 늘어지고…
애도 안 낳았는데 출산 후 몸보다 더 심각했어요.
그 모습에 스스로도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에게 미안해서 쪼그려 앉아 울었습니다.
산부인과에 갔더니 비만 때문에 생리가 끊긴 거라고 했고,
간수치도 높고 혈압은 150까지 올라가 있었어요.
의사쌤은 이대로 살면 당뇨, 고지혈증, 평생 병든 몸이 될 거라고 하셨죠.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렇게 살 바엔 죽기 살기로 살이라도 빼보자’ 결심했습니다.
90kg에 육박하는 몸이라 숨 쉬는 것 빼고는 다 숨 찼고,
관절에도 무리가 와서 처음 몇 달은 운동 없이 식단만 조절했어요.
폭식 습관 때문에 음식 냄새만 나도 미칠 것 같았지만
그럴 때마다 ‘저거 먹으면 나 죽는다’고 되뇌었어요.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극단적으로 해야 버틸 수 있었어요.
그렇게 몇 달간 음식 조절만으로 20kg을 감량했고,
산책을 시작하면서 10kg을 더 빼고 근력운동도 시작했어요.
헬스장 가는 것도 창피해서 집에서 영상 보며 혼자 했고,
지금은 53~54kg 정도로, 혈압도 정상이고 생리도 규칙적으로 돌아왔습니다.
바지 사이즈는 34에서 27로 줄었고,
예전엔 레깅스나 고무줄 바지만 입었는데 지금은 옷 고르며 웃을 수 있어요.
친정엄마가 홀쭉해진 제 몸을 보고 우시는데
창피하고 죄송해서 저도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너무 좋아해요.
제가 닭가슴살 먹으면 같이 먹고, 풀 먹으면 같이 먹으며
저보다 더 끈질기게 버텨준 남편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합니다.
이제는 산부인과 다니며 정말 조심하고 조심해서
다시 아기를 기다려보려 합니다.
사진도 없고 말주변도 없지만,
의사쌤이 “아기가 와도 괜찮을 만큼 건강한 몸이 됐다”고 해주시고
“어떻게 이렇게 살을 빼셨냐”며 칭찬해주셔서
기분 좋아진 김에 이 새벽에 몇 자 적어봅니다.
살 찐 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자기 인생 즐기며 사는 게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스트레스나 폭식으로 살이 찌신 분들이 있다면
저처럼 멘탈 약하고 의지박약인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두들 힘내시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추천수977
반대수27
베플쓰니|2025.11.01 13:28
애기가 발이작아서 늦게오는걸거에요~! 지금 천천히 오는중 이니깐 기다려보세용~!
베플ㅇㅇ|2025.11.01 14:42
쓰니도 대단하고 남편도 대단하네요! 천천히 아장아장 걸어서 오고있을 아기도 분명 엄마 아빠를 자랑스러워 할거에요!!! 다음엔 육아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 글 꼭 남기러 와주세요!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베플굿|2025.11.01 11:57
눈물이 핑 도네요 ㅜㅜ 꼭 천사가 와줄겁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베플|2025.11.01 12:11
이렇게 착한 엄마, 아빠 만날려고 아기가 조금 늦게 찾아오나봐요~ 앞으론 행복한일들만 생길거구용~ 항상 웃음꽃이 피는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어용~ 항상 꽃길만 걸으세용♡
베플ㅇㅇ|2025.11.01 17:56
나는 직장에서 스스로 선택한 (관뒀으면 될일) 혹사의 스트레스 때문에 몸도 마음도 약해져서 유산 했었고, 또 기적이 찾아와 줬지만 동시에 뇌종양이 같이 찾아왔었음. 아마도 직장 다닐때 내 몸 돌보지 않고 너무 일에만 열중할 정도로 일했는데, 워커홀릭이었어도 나는 그게 좋았고, 이직 하고 회사 내부 문제 때문에 직장을 갑자기 관두게 되니까 성취감이 없어져 우울증이 심각하게 왔을 정도로 일 없는 삶, 내돈 내산 없는 삶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했음. 근데 젊은 날의 그 만족과 성취가, 후에 뇌종양으로 찾아왔었는데 (당시 두통을 달고 살았음) 또 마침 아기가 찾아와서 뭔가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찾아온 때가 있었음. 당연히 임신으로 내 치료는 뒤로 미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호르몬의 영향이 큰 뇌종양이라 임신 후부터 호르몬이 변화하며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졌지만 그래도 난 너무 행복했음. 한쪽 청력은 이미 손상됐고 얼굴에도 마비가 오고 실명 위험 있다해도 난 담담했음. 근데 아기가 엄마 상황을 아는지 떠나가더라. 사실 그때 이후로 치료는 다 했지만 담담한 나에게도 늘 저기 어딘가 슬픔이 항상 존재해. 이제 아이를 가지기 어려운 나이가 됐고 살도 찌고 어쩐지 되게 못생겨진것 같은 나를, 늘 한결같이 귀엽다 예쁘다 우쭈쭈 해주고 여성호르몬이 많아졌는지 눈물이 잦아진 남편이 항상 함께 있으니 원래대로 밝고 재밌게 살고 있지만 이런 글을 보면 그때 그 아이는 천국에서 잘 있을까 가슴 한켠이 아릿해지면서 예전 생각도 들어. 그래서 나는! 쓰니를 진심으로 응원해. 아기는 당연히 올거야. 오고 있어. 얼마나 사랑이 많을지, 얼마나 행복할지 그 마음 내가 다 안다. 매일 울고 웃고 투닥거리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그런 건강한 가족이 될거야. 아니 이미 됐어. 내가 축복해주는 사람들 다 아기 생겼으니깐 걱정말고 합방 시동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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