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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 그 끝에서

쓰니 |2025.12.12 08:13
조회 469 |추천 0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아니,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고 해야 맞을까.

그를 다시 만나고도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나는 이제야 안다.

헤어지자는 그의 말.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한 번은 마지막으로 그를 만나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래서였을까.
무작정 그를 찾아간 건
아마 그날의 가장 큰 실수였을지 모른다.

술에 만취한 그는,
언제나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나를 반겼다.

“왔어?
밤에 운전하면 위험하다고 했잖아.
오지 말라니까…
그래도 얼굴 보니까 좋다.”

그의 웃음이,
마치 나를 바보로 만드는 것 같아서
숨이 턱 막혔다.

주먹을 꽉 쥐고
세차게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

“왜!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넌 ..... 정말 끝까지 이기적이구나…!”

그는 잠시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갔다.

“내가 건드리지 말랬지.”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죽고 싶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손이 내 목을 감쌌다.

따뜻하지 않았다.
거칠고, 무겁고,
숨을 빼앗아 가는 손이었다.

목을 조르는 힘이
순식간에 내 몸을 휘감았다.
숨이 막히고
시야가 조금씩 흔들렸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사랑이라고 믿고 싶었던 감정이
얼마나 위험한 환상이었는지.
 
그의 손아귀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동안
머릿속에는 이상하게도
과거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와 처음 웃었던 날들.
사소한 문자 하나에도 가슴이 뛰던 순간들.
그가 나를 끌어안고
“사랑해”라고 말하던 기억.

그 모두가
이 순간,
한꺼번에 버려지는 느낌이었다.

숨이 턱 하고 막히자
본능적으로 그의 팔을 붙잡았지만
그는 더 세게 조였다.

"미안하다고 했잖아. 넌 날 알면서 왜 그러는 건데? 정말 죽고 싶은거야?"

눈물이 흘렀다.
공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까지 대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어느 쪽이든
둘 다 진실이었고
둘 다 견딜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손에 힘을 풀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품에 안았다.

“미안해… 많이 놀랐지… 내가 진짜 나쁜 놈이다.”

그 순간
나는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어떤 말도
방금 내 목을 조르던 그 손보다
진실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의 품 안에서
나는 조용히 떨렸다.
그는 모른 척 안아주었고
나는 그 품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걸 온몸으로 깨달았다.

잠시 후
그는 나를 소파에 앉히고
물을 건넸다.
마치
내가 방금 죽을 뻔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놀란 아이인 것처럼.

“나 내일 약속도 있고 술마셔서 피곤하니까
나 잠들면 깨우지 말고 ”

그는 그렇게 말하곤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혼자 남겨진 나는
마치 유령이 된 것처럼
손을 바라봤다.
목을 감싸던 그의 손의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숨을 고르고
겨우 몸을 일으켜
그 방으로 다가갔다.

그는 깊이 잠들어 있었고
그 얼굴은 너무나 평온했다.
내가 울면서 숨을 헐떡일 때
그는 이렇게 편안히 잠들 수 있었구나.

그 생각이
다시 나를 부수었다.

그때 — 화면이 켜진 그의 휴대폰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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