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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 ... 그 끝에서

쓰니 |2025.12.12 10:44
조회 233 |추천 1

나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데
정작 마음은 아주 조용했다.
기이한 평온함이었다.

메시지 목록에서
익숙하지 않은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미진(♡)”

나는 천천히 그 대화를 눌렀다.

그 순간…
마치 내가 살던 세상에서
바닥이 통째로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대화창은
달콤한 말들로 가득했다.
내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말들,
혹은
과거에 받았지만 이제는 잊힌 말들.

"오늘도 보고 싶었어요. 매일 한 회사 안에 있어도 보고 싶어요."
"그럼 내일은 모텔 갈까요?"
"네, 예약해 주세요. 우리 바다는 매달 가는 거예요."
"추억 많이 만들어요. 우리 나중에 부부 되면 말해줄 추억들이요. 사랑해요."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하지만 공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대화를 스크롤하자
갑자기 화면에
내 이름이 등장했다.

나.

나는 얼어붙었다.

“아직도 헤어질생각 없데요? 내 존재를 알았는데도? 언제 헤어질껀데요”

그가 답했다.

“아직 눈치만 챈 정도 좀 둔한것 같기도 하고.. 조금만 기다려요 내천사. 그러는 당신도 이혼 준비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이어진 문장.

"헤어지지 않아도 상관없잖아요. 이미 내 마음이 당신에게 있는데요^^"

목이 아려왔다.
조금 전까지 그의 손이 조르던 자리가
붉게, 뜨겁게, 욱신거렸다.

휴대폰을 내려놓자
그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마치
내 상처를 모른다는 듯이.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조용히 그곳을 나왔다.

4년이란 시간... 난 누굴 만나고 있었던 걸까...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의 민낯을 봐버린 나는
그 새벽 차를 달리며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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