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SBS 에서 11년째 근무 중이고 현재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연출 맡고 있는 강형선입니다.
Q. PD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뭐든지 재밌는 게 중요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재미라는 게 진짜 '깔깔깔 웃음' 이런 재미도 있겠지만, 내가 관심이 가면 자연스럽게 재미를 느끼게 되잖아요. 이화에 다닐 때도 제가 느꼈을 때, ‘되게 재밌다’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열심히 했던 것 같고, 그게 일로서도 연결이 된 것 같아요. 저는 TV를 보는 게 재미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방송국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진로가 정해졌던 것 같습니다.
Q. 예능 PD로서의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프로그램 편성에 따라 매일 다릅니다. 일단 <동상이몽>은 월요일 밤 10시에 방영되니까 이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월요일에는 항상 본방 사수를 합니다. 수없이 봤던 영상이지만 텔레비전으로 보면 또 어떤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같은 시간대에 다른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를 비교하면서 시청하기도 해요. 다음날 오전 7시에 전날 방송 시청률이 나와서 화요일 아침에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시작합니다. 그 후 다음 주 월요일에 방영될 영상의 러프한 편집본을 함께 시사합니다. 매주 화요일 시사 후에 수정사항이 생기니까 PD들이 이를 수정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수요일이면 PD들이 자막을 쓰기 시작해요. 이후에 PD들이 수정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목요일에 다시 확인하는 마스터 시사 시간을 가집니다. 마스터 시사에서 최종적으로 방송에 나갈 내용을 결정하는 거죠. 금요일이면 PD들이 인서트라는 작업을 하는데, 인서트는 메모장에 쓴 자막들을 TV 자막 폰트로 변환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PD들이 인서트 작업을 하는 금요일, 토요일 동안 저는 일요일 스튜디오 녹화에 가져갈 영상들을 시사하고, 대본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일요일에는 스튜디오 녹화를 진행하죠. 격주로 녹화를 하면서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월요일에는 그렇게 수많은 수정과 검토의 과정이 끝난 결과물이 방송 되는 거예요.
Q. 프로그램을 연출하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프로그램 형식마다 중요한 점은 다르겠죠. 하지만 그래도 공통점은 '포인트가 있는가?'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사실 교양도 예능적인 시도를 하는 때도 많고, 예능 안에서 교양적이거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줄 때도 있고, 드라마 형식으로 할 때도 있고. 정말 다양하지만 거의 모든 공통점은 '보는 포인트가 있는가?'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PD로서 한 장면, 한 장면을 붙일 때마다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이걸 왜 봐야 해?’라고 물었을 때 ‘재밌으니까’ 혹은 ‘메시지가 있으니까’ 혹은 ‘이 뒤에 이렇게 연결될 거니까’ 같이 포인트가 있어야 해요. 시청자가 봤을 때 ‘이 장면들이 왜 붙어 있지?’라는 의문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Q. PD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역량이나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능 PD뿐 아니라 PD라면 누구나 끈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워낙 현장이 힘드니까 극복하려면 이 일을 좋아해야 하는 것 같고, 그래서 끈기 있는 성격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집요한 부분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방송이라는 건 대국민적인 약속이거든요. 월요일 밤 10시에 방영한다고 편성이 되어 있으면 무조건 방영하는 것이지 유튜브 개인 채널도 아니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이번 주는 건너뛰겠다 할 수 없어요. 또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인 만큼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런 걸 완성할 수 있는 역량이 집요함인 것 같거든요. 계속해서 고민하고 끝까지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PD가 되기까지 도움이 되었던 학부 시절 경험이나 강의가 있으셨나요?
#크리에이티브학개론 이라는 과목이 기억나는데요. 실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분이 강의를 오셨었어요. 저는 학부 시절에는 광고학도를 꿈꿨기 때문에 관심이 가서 수강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크리에이티브 학문이다 보니 평가의 기준이 주관적이라는 악명이 높은 강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딱히 무섭진 않았고 (웃음) 거기서 배운 것들이 생각이 나요.
크리에이티브학 개론서 내용 중에 '무언가를 엄청나게 고민하는데도 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때 잠깐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고 적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말이 되게 충격적이었어요. 실제로 무언가 엄청 고민하다가 멈추고 잠깐 샤워를 하거나 그랬을 때 아이디어들이 번쩍 떠올랐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게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실제 책에 적혀져 있는 크리에이티브 이론(?) 이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었죠. 물론 그것의 전제는 '엄청나게 깊이있게 무언가를 고민한 시간'이 선제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구성을 하거나 아이데이션이 필요할 때 그 구절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되물어요. '정말 충분히 고민했는가?' 하고요.
또, 그 수업 시험 문제가 아직도 생각나요. 가상의 책을 제시하고 본인이 이 책의 저자라고 생각하고 책의 내용을 작성하라는 문제였는데요. 저는 연인 관계에 빗대어서 문제의 답을 작성했는데, 다음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제가 시험 1등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거예요. 그때 ‘내가 이런 걸 잘하나?’에 대해 생각해 본 계기가 되어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