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음이 싱숭생숭한데 어디 말할데도 없어서 오랜만에 네이트 아이디를 찾아서 글을 써봐..
결혼한지 6개월 정도된 여자야
연애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남편의 적극적인 대시로 사귀고 결혼까지 가게 됐어. 연애하는 동안 나에게 너무 잘해줬고, 결혼한 이후에는 더 잘해. 표현도 너무 잘하고 사랑스럽다는 듯이 봐주고 집안일도 나 거의 못하게 하고 하고 싶은거 다 해주려고 해.
남편은 겉보기에 순둥이고 무던한 반면, 나는 성격이 조금 있는 편이야. 결혼 전 3-4개월 정도는 사실 평소보다 예민했던 것 같아. 내 잘못이지만 작은 걸로도 짜증을 냈었어.
상견례 자리에서 예비 시부모님이 죰 실수하신 것도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은데 어쨋든 내가 잘한 행동은 아니지.
그런데 그때마다 남편은 달래주고, 항상 너의 편이고 우리 둘이 잘 사는게 제일 큰 목표다. 너는 내 운명이고 처음 볼 때부터 결혼하고 싶었다. 언제나 사랑한다 등의 표현을 많이 해줬어. 조금 다툰 날도 오래가지 않고 바로 카톡으로 하트 붙이면서 사랑한다고 했었고. 내 말은, 나에 대해서 심각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거지..
아무튼 그렇게 결혼식을 치르고 즐거운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지금까지 행복한 결혼생활 중이었어. 결혼하고 더 행복했지 사실 거의 한번도 안싸우고.
근데 판도라의 상자를 연거야.
남편이 혼자 쓰는 메모장 같은게 있는데 거기에 사회에 대한 불만 이야기를 포함해서 결혼 준비 기간 중 내 이야기가 3-4개 정도 있더라구.
다른건 그렇다치는데 (~ 라고 짜증내는 점이 별로다),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결혼식장 위약금 금액을 적으면서 (XXX만원은 있으니 일단 대응하지 말자) 라는 글이었어.
내가 미래 배우자로서 별로인 모습을 보인건 내 잘못이지. 실망하고 헤어짐 자체를 생각했을 순 있다고 생각해. 근데 그때 다툰 순간마저 나한테는 짜증내는 모습마저 사랑스럽고 너는 운명이라고 했으면서 메모장에는 금액과 함께 그런 글을 적은걸 보니 뭐랄까 충격이 커...
나는 남편을 많이 사랑해. 그도 결혼식 이후에는 적은 글이 없는걸 보면 그때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순간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글을 쓴것 같기도 해. 혼자 메모장에 글을 쓴거니까 본 내가 잘못한거구.. 그래서 남편한테 굳이 따질 생각은 없어.
근데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과거의 일이고 나도 잘못한게 있고, 또 혼자 감정을 해소/배출하는 메모장이니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 화가 나진 않고 워딩에 상처받아서 얼떨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