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지자체 SNS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현직자로서, 최근 충주맨 논란을 보며 느낀 점을 정리해봅니다.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김선태 님은 7년간 홍보업무를 해오셨고, 저 역시 비슷한 기간 업무를 해온 입장에서 그 방향성에 대해 늘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이것입니다.
첫 번째.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 전면에 섰다
지자체 홍보 담당자라면 누구나 고민합니다.
“내가 유명해져서 기관이 홍보되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정책이 유명해져서 기관이 홍보되는 것이 맞는가?”
이 질문은 늘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충주맨의 콘텐츠를 보면, 정책보다 개인 캐릭터가 중심이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정책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영상도 존재합니다.
정책을 재미있게 알리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지자체는 그 어려움을 감수합니다.
행정 홍보의 본질이 결국 정책 전달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취약계층 노인가구 기저귀 지원 사업’을 홍보하며 홍명보를 패러디한 영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의자에서 소변을 보는 장면을 넣으며 “충주는 기저귀를 지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았고, 이후 노인 비하 논란이 일었습니다.
논란 이후 영상 전체를 내린 것이 아니라 해당 장면만 삭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패러디 캐릭터는 남았지만 정책 메시지는 희미해졌습니다.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방식은 정책을 남기기 위한 홍보가 아니라, 캐릭터를 남기기 위한 홍보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만약 목적이 단순히 도시 인지도 상승이라면, 끼 있는 사람을 전면에 세우는 전략이 가장 빠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행정 홍보의 목적은 결국 정책 전달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최근 주목받는 양주시의 사례를 보면, 캐릭터성을 활용하되 정책을 끝까지 노출합니다.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가져가려는 시도가 보입니다.
두 번째. 언론과 방송이 만든 ‘사람 중심 구조’
이 현상을 개인의 선택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책은 설명이 필요하고, 맥락을 요구합니다.
반면 사람은 직관적으로 소비됩니다.
“스타 공무원”, “망가지는 공무원” 같은 프레임은 방송이 다루기 훨씬 쉽습니다. 인터뷰도 가능하고, 서사도 만들기 쉽습니다.
결국 방송은 정책보다 사람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 ‘충주시의 정책’이 아니라 ‘충주맨’이라는 개인 브랜드가 강화되었습니다.
행정이 이슈가 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이슈가 된 구조라고 봅니다.
세 번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
단기적인 화제성은 분명 성공적이었습니다.
조회수, 언론 노출, 도시 이름 회자. 성과는 명확합니다.
하지만 그 관심이 정책 이해나 행정 신뢰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특정 개인의 캐릭터에 의존하는 구조는 그 사람이 자리를 떠나는 순간 동력을 잃습니다.
행정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공무원은 순환합니다.
정책과 조직은 남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도시를 브랜딩하는가, 사람을 브랜딩하는가?
행정 홍보의 최종 목표는 결국 기관의 신뢰를 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지도는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결국 이 논쟁은 ‘사람을 쓰지 말자’가 아니라
‘사람을 어디까지 쓰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행정 홍보는 예능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교과서처럼 말하면 아무도 안 봅니다
재미와 책임 사이에서 어디까지 밀고 갈 수 있는가.
그 선을 어디에 긋느냐가, 진짜 실력인거 같습니다
이건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공공 SNS가 겪는 구조적 고민이며
알고리즘 시대에 공공성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이 질문은 앞으로 더 커질 거라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