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찰로 10년 버티다가 결국 건강을 다 잃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무너진 사람입니다.
이 글은 그냥 하소연이 아닙니다.
왜 현장에서 버티다 무너진 사람은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하는지
그 현실을 말하려고 씁니다.
저는 2014년 경찰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건강했고, 문제없이 훈련을 통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나간 이후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습 때부터 이상했습니다.
산0지구대 실습 당시
제 사수는 순찰차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저는 항상 혼자 신고를 처리했습니다.
트라우마 날도 마찬가지 입니다.
남편이 칼을 들고 찾아왔다는 코드0 신고를 받고
저는 삼단봉 하나 들고 혼자 '단독출동'으로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나중에 선배들이 도와주러 왔고
바로 위층에서 실제로 칼을 든 피의자를 발견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단독출동이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근데요?
이 일,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그냥 묻혔습니다.
그 이후도 똑같았습니다.
기동대에서는 보호장구 없이 투입되어 정강이가 거의 부러질뻔 하기도 했고
집회 현장에서는 죽창과 돌이 날아오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이후 인0파출소에 발령받으니
여경이라는 이유로 노골적인 배제와 멸시를 당했고,
사수(유부남)가 개인카톡을 하며 추파를 던져 이를 맞춰주지 않자 어느날부터 저를 이름이 아닌 "야, 이 /_/ /-/ / 야."라며 폭언과 모욕을 지속적으로 들었습니다.
외부에 알리려고 했지만
피해자인 제가 문제 있는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는 더 심했습니다.
경험도 가장 부족한 저에게
가장 어려운 사건들을 떠넘기고
도움은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
잘해도 인정은 없고,
계속 너는 부족하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팀장이라는 사람은 제 생일을 물어보곤 저 몰래 제 아이디를 하나 만들어 경찰체력훈련장(골프장) 예약을 하는 등 '명의도용'을 서슴없이 하고도 사과 한 마디 못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먹는 것도 망가지고,
우울증이 시작됐습니다.
태0파출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야간 '단독출동'이 반복됐고
출동할 때마다
오늘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치장 근무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3명이 30명 가까운 신병을 관리하고
출근하면 너무 바빠서 좁은 유치장에서 하루 2만 보 이상 걸었습니다.
코로나 때는 레벨D 방호복 + KF94 마스크 상태로
36시간 넘게 근무한 적도 있습니다.
36시간 연속근무를 하고도
초과근무 수당도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2023년 5월.
야간근무 끝나고 집에 와서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섬유근육통, 자율신경계 기능장애, 안면부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염증수치가 말도 안 될 정도로 일반인의 거의 700배 가까이 올라가 즉시 패혈증으로 쇼크사 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의사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건 장기간 교대근무와 스트레스로 몸이 완전히 망가진 상태다.
2개월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근데 저는요?
6일 만에 복귀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2달 입원을 6일만에 퇴원하고 현장근무에 투입되었고 하반기 인사발령까지 이악물고 버텼습니다.
질병휴직에 들어와 공무상요양을 신청했습니다.
결과는 불승인.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쓰러졌기 때문에 업무와 무관하다.
이게 말이 됩니까?
현장에서 다 망가져서
집에 가서 쓰러지면
그건 개인 책임이라는 겁니다.
재심도 똑같이 불승인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2025년 1월 2일,
결국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알게 됐습니다.
살아서 돌아오면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걸.
이후 저는 다시 공상을 신청했습니다.
단독출동 트라우마,
직장 내 괴롭힘,
과로, 야간근무,
자살시도까지
600페이지 넘는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또 불승인.
이유는 이거였습니다.
입직 전 우울증 병력이 있었다.
그럼 묻겠습니다.
어릴 때 병력 하나 있으면
그 이후 10년 동안
현장에서 망가진 건
다 개인 책임입니까?
저는 두 가지가 궁금합니다.
1.정말 이 사람들이
경찰 근무를 알고 심사하는 건지.
2.정말 이게
전문적인 심사가 맞는 건지.
저는 개인 억울함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현장에서 버티다 무너진 사람들,
살아서 돌아왔다는 이유로
고통이 기록되지 않는 구조.
이건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10년 동안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몸과 정신이 다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국가는 말합니다.
그건 니 개인 문제다.
이 글이 공론화의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처럼 겪고도 말 못하고 무너지는 사람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널리 알려 공론화, 기사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증거 사진, 증거물 등은 이메일을 알려주시면 제공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