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밝히고 정통 종교 교단들로부터 후원금을 지원받으며 생활하는 극동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웅재 목사(이정재)는 기도만으로 암을 낫게 한다는 사이비 종교 '아가페 수녀회'를 향해 의혹을 제기했다가 수녀들에게 계란 세례를 맞는 곤욕을 치르는 중인데도, 불교계에서 두둑한 후원금을 타내기 위해 사이비로 의심되는 사슴동산 이라는 종교 단체를 조사하는 중이다.
(실존하는 단체인 '국제종교문제연구소'에서 따온 명칭인 듯하다)
진언이나 기도의 말미에 붙이는 말로, '원만하게 이룬다'라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स्वाहा (svāhā)를 한자어로 음역(音譯)한 것이다. 즉, '원만하게 이루게 하소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 기도 말미에 아멘을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아멘 역시 히브리어로 '진실로 그렇게 되게 하소서'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사바하와 일맥상통한다. 사바하가 들어가는 유명한 진언으로는 천수경의 맨 앞에 나오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修理修理 摩訶修理 修修理 娑婆訶)'나 반야심경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진언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가 있다. 여기서 '모지사바하'는 '무한의 깨달음을 이루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박웅재는 요셉에게 자신이 김제석에게 집착하는 또다른 이유를 말해준다. 바로 신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것. 이에 요셉은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냐고 묻는데, 박웅재는 자신의 친구 이야기 - 신학대 친한 동기가 결혼 후 해외로 나가 선교와 봉사에 힘 쓰다가 극단적 이슬람교와의 종교분쟁에 휘말려 아내와 어린 아들, 심지어 갓 태어난 딸까지 사망했는데, 범인인 소년은 "신의 뜻이었다."며 당당해했다 하더라. 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이후로 과연 '신은 하루하루 고통받는 피조물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긴 하는가?' 하는 의구심과 회의감을 품었고, 그래서 안 믿기긴 하지만 더더욱 김제석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해준다. 김제석은 1999년 영월에서 태어난 여자아이 81명을 '81마군'이라 칭하며, 소녀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입수해 경전을 만든 뒤 사천왕에게 그 아이들 중 하나가 미륵을 죽일 뱀이니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사슴동산의 평신도들이 주로 공무원, 간호사인 것도 그 소녀들을 찾아 죽이기 위한 정보망으로 쓸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사슴동산이란 종교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김제석의 '예언을 피하기 위한 살인'을 위해 설계된 것이었다.
사슴동산은 이제까지 박웅재가 조사했던 일반적인 사이비 종교처럼 사람들을 모으고 이를 통해 돈을 끌어모으는 수단이 아니라 영월에서 태어난 99년생 여자아이들을 추적하기 위한 '도구'이며, 개인적으로 코끼리까지 들여올 수 있는 김제석의 재력을 감안하면 굳이 신도들에게 돈을 요구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김제석의 젊은 제자 동수(유지태 扮)가 진짜 김제석이었고, 대외적으로 김제석이라고 알려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하는 노인이 바로 김제석의 제자이자 진짜 김제석이 자신의 대역으로 세운 자였다. 과거 소년원에서 찍은 사진에도 자신의 대역을 하는 제자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찍혀 있었고, 또한 동방교에 대해 조사된 스크랩북에도 1940년대 일본의 밀교도들 앞의 땅에서 솟구치는 김제석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실상은 제자가 김제석이었음이 확실히 밝혀진다. 종교적 깨달음 덕분에
노화라는 그 어떤 인간도 피해갈 수 없는 자연의 이치조차 뛰어넘은 김제석이었지만, 어찌 보면 진정한 '등불'이 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이라고도 할 수 있었을 본인의 마지막 운명에 대한 네충텐파의 예언을 접하자,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끔찍한 집착에 휩싸여 가장 밑바닥의 금수만도 못한 존재로 추락해버린 것이다.
정나한: (끈을 김제석의 목에 걸어 죄며) 아니, 너는 그냥 살고 싶은 포식자야. 그러지 말지. 내가 죽인 애들은 기회가 없잖아.
김제석: 넌 이해 못 하지!
정나한: 밤마다 애들이 울어. 당신이 그 울음소리를 들어 본 적 있어?
김제석: 넌 이해 못 해!
정나한: 네 목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 (울부짖으며) 네 목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
(나한과 제석의 몸싸움으로 차가 전복된다.)
울고 있는 자: 슬픈 눈이 뱀의 목을 비틀 것이고, 모든 것은 뒤집혀, 땅은 하늘이 되고, 하늘이 땅이 될 것이니... 지혜자여. 뱀의 발을 잡으라.
(차가 완전히 뒤집히지만 제석은 멀쩡히 걸어나온다.)
김제석: 난 너에게 여기서 죽을 수 있지 않다.
(나한이 제석의 발을 붙잡지만 제석은 무시하고 걸어나간다. 나한은 라이터를 들고 길에 새어나간 기름에 불을 붙인다.)
울고 있는 자 : 뱀은 불타고...
(몸에 불이 붙은 제석이 몸부림치며 죽어간다.)
울고 있는 자 & 나한: 결국... 법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 사이 김제석의 차 뒷좌석에는 정나한이 몰래 타 있었다. 나한은 이제껏 죽여온 여자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김제석에게 적대감을 드러내지만, 제석은 "나는 살아서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 할 일이 많다."라며 정당화를 하고, 오히려 나한에게 자신을 섬기라고 명령한다. 이에 분노한 나한은 이제껏 소녀들을 목 졸라 죽이는 데 썼던 끈을 김제석의 목에 감으며, "네 목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 하고 절규한다. 차 안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일으키는데, 제석은 멀쩡히 걸어나온다. 하지만 나한은 모든 일을 예견한 울고 있는 자가 줬던 라이터로 도로 위에 흐른 기름에 불을 붙이고, 몸에 기름이 묻은 제석에게 불길이 덮친다.결국 나한과 뒤따라온 박웅재, 요셉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제석은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다가 땅바닥에 털썩 쓰러져 죽어간다. 세상을 비출 등불을 자처했고 한때는 정말 윤회에서 벗어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김제석은 자신의 두려움으로 116년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채 처절하게 타오르는 인간 등불이 되어 고통받다 육도의 밑바닥으로 떨어진다.
'동방교'와 '김풍사', 실제 모델이 있을까?
영화의 핵심 설정인 '사슴동산'과 그 배후에 있는 인물 김제석(유지태 분)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 속 설정: 1899년에 태어나 100년 넘게 살고 있는 '박사' 김제석은 과거 항일 운동을 했던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는 자신이 신이 되기 위해 기이한 예언을 믿고 99년생 여자아이들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을 저지릅니다.
실제 모티브: 김제석이라는 인물 자체는 허구이지만, 그가 만든 종교적 배경은 한국 현대사의 '영생교'나 '백백교' 같은 사이비 종교의 특징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특히 '살아있는 신'을 자처하며 영생을 주장하는 교주들의 논리는 과거 실제 사건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사이비의 형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소름 돋는 지점은 자신의 영생을 위협하는 '천적'의 탄생을 막기 위해 특정 연도에 태어난 아이들을 살해하는 설정입니다.
영화적 장치: 이는 성경 속 헤롯 왕이 베들레헴의 아기들을 학살한 사건이나, 불교적 설화 등을 혼합한 장치입니다.
현실과의 연결: 실제로 한국의 사이비 종교 역사에서는 교주의 안위나 종교적 결벽을 위해 신도나 어린아이들을 희생시킨 사건들이 여럿 존재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실제 사이비 종교의 반인륜적인 행태를 '예언'이라는 오컬트적 요소를 더해 극대화했습니다.
백백교(白白敎) 사건
백백교 사건은 1920년대부터 30년대까지 일제강점기 조선을 뒤흔든 사상 최악의 사이코패스적 신흥 종교 범죄입니다. 교주 전용해는 '백백백의의적적적(白白白衣衣赤赤赤)'이라는 주문을 외우면 영생을 얻고, 곧 심판의 날이 와서 신도들만 살아남는다는 교리로 민심을 현혹했습니다. 그는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것은 물론, 자신에게 반항하거나 쓸모가 없어진 신도들을 잔인하게 살해하여 산에 암매장했습니다. 1937년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희생자 수만 300여 명에 달하며, 이는 한국 범죄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끔찍한 기록입니다.
사바하
미스터리, 스릴러2019장재현
영화 <사바하>는 <검은 사제들>로 한국형 엑소시즘의 지평을 연 장재현 감독의 작품입니다. 신흥 종교의 비리를 쫓는 박 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사건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죠. 영화 속 기이한 종교적 설정들이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떤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는지 심층 분석해 봅니다.
'동방교'와 '김풍사', 실제 모델이 있을까?
영화의 핵심 설정인 '사슴동산'과 그 배후에 있는 인물 김제석(유지태 분)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 속 설정: 1899년에 태어나 100년 넘게 살고 있는 '박사' 김제석은 과거 항일 운동을 했던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는 자신이 신이 되기 위해 기이한 예언을 믿고 99년생 여자아이들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을 저지릅니다.
실제 모티브: 김제석이라는 인물 자체는 허구이지만, 그가 만든 종교적 배경은 한국 현대사의 '영생교'나 '백백교' 같은 사이비 종교의 특징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특히 '살아있는 신'을 자처하며 영생을 주장하는 교주들의 논리는 과거 실제 사건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사이비의 형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적 재구성과 기록
이 비극적인 사건은 영화 백백교(1992)를 통해 대중에게 그 잔혹함이 다시 한번 각인되었습니다. 이대근 배우가 교주 전용해 역을 맡아 광기에 찬 연기를 선보였는데, 특히 신도들을 세뇌하며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장면과 밀실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의식들은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영화는 종교라는 이름 뒤에 숨은 인간의 탐욕과 무지가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역사적 유산과 교훈
사건 해결 후 교주 전용해는 자살한 채 발견되었으나, 그의 머리는 범죄학 연구용으로 오랫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관되다가 2011년에야 화장되어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은 극심한 사회적 혼란기에 나타나는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역사적 사례로 남았으며, 오늘날에도 범죄 심리학과 종교학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이모탈'과 '괴물'
영화의 중심축은 육체적 영생을 얻은 동방교 교주 '김제석'과, 그를 멸하기 위해 태어난 '그것(금화의 언니)'의 대립이다.
• 교주 김제석: 불교의 정수인 해탈을 뒤틀어 '육체적 불멸'이라는 탐욕으로 치환한 인물이다. 성인(聖人)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실상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린 생명들을 도구화하는 가장 추악한 악의 얼굴을 하고 있다.
• 그것(신): 털이 숭숭 난 괴물의 형상으로 태어나 비참한 삶을 살아가지만, 본질은 악을 멸하기 위해 현신한 '분노한 신'의 형상을 띤다.
이 영화는 "가장 성스러운 것이 가장 추악한 곳에서 태어날 수 있고, 가장 추악한 행위가 가장 성스러운 명분 뒤에 숨어있다"는 역설적인 프레임을 제시한다.
사천왕, 죄업을 짊어진 장기판의 말들
김제석은 소년원에서 입양한 네 명의 아이들에게 지국, 증장, 광목, 다문이라는 사천왕의 이름을 부여한다. 악귀를 잡는 수호신이 되어야 할 그들은 교주의 감언이설에 속아 '예언된 아이들'을 살해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 비극의 완성: 살인을 통해 환생의 길을 열었다 믿었던 형제들이 하나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할 때, 마지막 생존자인 '광목(나한)'은 비로소 교주의 실체를 마주한다.
• 업보의 청산: 신(그것)이 건넨 마지막 예언의 구절이 광목에게 전달되는 순간, 맹목적이었던 믿음은 무너지고 비로소 피의 업보는 교주의 죽음과 함께 종지부를 찍는다.
영생교(永生敎) 사건
영생교는 1980년대 초 조희성에 의해 설립된 신흥 종교로, 정식 명칭은 영생교 하나님의 성회 승리제단입니다. "교주를 믿으면 죽지 않고 영생한다"는 교리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신도 살해와 노동 착취, 감금 등 잔혹한 범죄로 점철된 한국 사이비 종교사의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사건의 실체와 '처단조'의 만행
영생교의 실체가 드러난 결정적인 계기는 1994년과 2003년의 수사였습니다. 조희성은 자신을 배신하거나 교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신도들을 제거하기 위해 이른바 처단조를 운영했습니다. 이들은 배교자로 지목된 신도들을 납치해 살해한 뒤, 경기도 부천의 승리제단 지하실이나 인근 산에 암매장했습니다. 2003년 재수사 당시 실제로 유골들이 발굴되면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한, 신도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강요하며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노동을 착취하거나, 전 재산을 헌납하게 하여 가정을 파괴하는 등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보여주었습니다.
재판과 교주의 최후
교주 조희성은 1994년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고, 이후 살인 교사 혐의가 추가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직접적인 살인 지시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항소심에서 감형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2004년 상고심 재판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영생한다"던 자신의 교리가 거짓임을 몸소 증명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및 미디어 속의 투영
영생교 사건은 직접적인 실화 영화보다는 범죄 수사물의 모티브로 자주 활용되었습니다.
영화 사바하 (2019): 특정 종교를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으나, '영생'을 꿈꾸는 교주와 그를 위해 살인을 불사하는 광신도 집단의 묘사는 영생교를 포함한 한국의 여러 사이비 종교 사건들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교주가 신격화되는 과정과 비밀스러운 수행 공간의 분위기가 영생교의 폐쇄성과 닮아 있습니다.
역사적 교훈
영생교 사건은 종교적 자유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반인륜적 범죄를 공권력이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숙제를 남겼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이 사이비 종교의 달콤한 유혹에 얼마나 쉽게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