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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부모님께 아기 맡겨도 괜찮을까요?

ㅇㅇ |2026.04.10 00:04
조회 6,473 |추천 3
장기연애 후 결혼 앞둔 예신입니다. 예비 시부모님이 두분 다 정말 좋은 분들이신데... 식사하다가 아기계획을 물어보셔서 저희는 한살이라도 젊을때 갖고싶다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시며, 만약 제가 일을 계속 하고싶으면 애기를 봐줄 테니 걱정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커리어 욕심이 있는 편이고 예랑도 시터 써도 좋으니 일 하고 싶은 만큼 하자고 했던지라 그 말도 당연히 감사했지만...인품이 좋으신 것과 별개로 가끔씩 '어라...이걸 모르신다고?' 싶으실 때가 종종 있어서 문득 마음이 묘해져서요. 여러분이라면 아기 보는 것과 상식은 큰 상관이 없으니 맡기실지, 그래도 시터를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하실지 궁금해서...생각나는 대로 간단히 써볼게요.

1. 식사 초대받아 집에서 밥을 먹고 나서 예랑이 냉장고 열어보고 "고기가 있네? 뭐야?" 했더니 예비 시어머니께서 "OO이(저) 주려고 냉동실에서 LA갈비 내려놓은 건데 OO이가 해물찜 좋아한다해서 해물찜 하고는 깜빡했다. 다시 냉동실에 넣어야겠다."하심. 고기는 다 녹은 상태였고 예랑이 녹은거 다시 얼리면 안된다고 했더니 두어번 진짜냐고 재차 물어보시곤 내일 먹는 걸로 결론남

2. 그 LA갈비가 너무 많으니 다음날도 와서 같이 먹자고 하셔서, 이틀이나 밥을 얻어먹으니 죄송해서 귤이랑 딸기를 사갔음. 딸기를 씻으며 어머님이 수입과일이라 약을 많이 쳤을거니까 잘 씻어야된다고 하심. 예랑이 수입 아니고 국산이라고 하니까 한국에서는 딸기가 안난다, 너는 대학나온 놈이 그것도 모르냐고 웃으심. 

3. 카페에서 예랑이 커피가 너무 진해서 쓰다고 물을 좀 타야겠다고 함. 아버님이 물을 타면 양이 더 많아지니까 독한 커피를 더 많이 먹는 거라고 하심. 예랑이 두세번 다시 설명하다 포기했는지 그냥 물타서 마심. 아버님은 커피 많이 마셔서 잠 못자겠다고 걱정하심. 커피는 디카페인이었고 이것도 여러번 설명하다 예랑이 포기함.

4. 예랑이랑 같이 저녁먹는데 전등 스위치가 안된다고 전화옴. 예랑이 전에 고쳐봤다며 전기내리고 고치면 된다, 지금 가서 고치겠다 하니 지금 밤인데 전기내리면 다른집은 어떡하냐고 미리 말해줘야 되는거 아니냐고 걱정하심. 우리집 차단기만 내리는 거라고 여러번 말했는데 못알아들으심. 예랑이 계속 설명하다 화났는지 걍 오늘 OO이 집에서 자고 바로 출근할거니까 내일 낮에 관리실에 말해서 업체부르라고 해버림

5. 빨간 꽃은 전부 장미, 노란 꽃은 전부 개나리라고 부르심. 여름에 베란다에 둔 선인장이 더울까봐 자꾸 물을 주심. 벚꽃구경 가서 이 벚꽃 다 떨어지고 나면 겨울까지 나뭇가지만 초라하게 있을건데 너무 안타깝다고 하심. TV에서 젓가락 대신 나뭇가지 쓰고 죽은 이야기를 봤다며 카페 음료 위에 올라간 로즈마리를 보고 이거 먹고 죽는 건 아닌지 걱정하심.

그리고 맞춤법을 약간 많이 틀리시고, 알파벳은 유명한 브랜드 이름 빼면 대체로 못읽으세요. 카톡은 쓰시는데 이모티콘은 쓸줄모르세요. 예비시누가 몇개 사드리고 계속 설명했는데 못하시더래요. 인터넷주문은 실수로 이것저것 주문하신 적이 많아서, 캡쳐해서 카톡으로 시누한테 보내시면 시누가 주문해드린대요.

대충 최근일만 쓰면 이정도인데... 두분 다 60대시니 그럴수도 있나, 싶다가도 비슷한 연배의 저희 부모님을 생각하면 또 전혀 아니기도 하구요. 대신 저희 부모님은 두분 다 박사학위가 있으신 만큼 늦게까지 공부를 하셔서 휴대폰도 영어도 쓸 수밖에 없었는데, 예비 시부모님께선 각각 중고등학교까지만 마치시고 일을 일찍부터 하셔서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저는 아기를 봐주시는 일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예랑도 이 부분은 동의하는데, 대신 애가 말 트이고 글자 배울 때가 되면 시터 쓰고 시부모님은 가끔만 보게 할 거라고 못박더라고요.

그렇지만 전 어릴 때 시터와 외할머니가 번갈아 돌봐주셨었는데, 솔직히 혈육 정을 무시 못한다고... 요리도 시터분이 더 잘하셨고 글자도 다 시터분께 배웠지만 그래도 외할머니랑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거든요. 시터는 아무리 잘해줘도 남이라고 느껴지고요. 그래서 차라리 시부모님 댁 가사일을 해주실 분을 따로 구하더라도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뒤치다꺼리x 그냥 놀아주셨으면 싶음).

두분다 정말 따뜻하고 좋은 분이신 건 틀림없어요. 제가 빈혈이 있는데, 같이 예랑을 기다리느라 어머님 아버님과 산책로에 있다가 기절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희가 있던 곳이 단지에서도 좀 구석이고 테니스장이랑 경로당 때문에 길이 빙 둘러 나있는 곳이었는데, 아버님께서 구급차가 거기까지 못들어올까봐 저를 업고 그 큰 단지를 가로질러 정문까지 뛰어가셨어요. 무릎수술을 두번이나 하셨는데...그때 정말 이분들이 시부모님이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겠다 생각했었어요.

저는 시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시고, 상식이나 글자 같은 건 저희가 가르치거나 따로 선생님을 모셔서 가르쳐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친정부모님도 두분 다 은퇴를 앞두고 계셔서 아이가 생기면 무조건 봐주겠다고 하셨고, 예랑이 혹시 시부모님이 힘들까봐 그러나 싶어 친정부모님께 맡길 생각도 해봤지만...저희 아버지가 정말정말 엄하고 까다로우신지라... 그리고 예랑이 아버지 제자였는데 예랑도 아버님은 애기보기엔 너무 무서우시다며 난색을 표해서ㅜㅜ; 친정부모님께는 맡기지 못할 것 같아요.

여러분이 저라면...저희 예비 시부모님께 아이 안 맡기실 건가요? 정말 너무 좋으신 분들인데...두분다 일상생활 잘하시고, 예랑이랑 시누도 고학력자인 걸 보니 정말로 그냥 일만 하시느라 그런걸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이게 문제가 될까요?
추천수3
반대수15
베플ㅇㅇ|2026.04.10 07:31
단순히 상식이 부족하거나 멍청하면 괜찮음. 근데 고집 쎄고 지말만 맞고 배울 의지가 없으면 안됨. 쓴이는 애 꿀 먹이면 안된다고 시부모 설득할 자신 있음?ㅋㅋㅋ 설탕보다 꿀이 좋다, 애들은 단거 좋아하는데 왜 못먹게 하냐 ㅇㅈㄹ떠는거 무슨수로 설득할거임?
베플ㅇㅇ|2026.04.10 01:07
애를 못 맡길만큼의 문제라고는 안 보임 한글을 못 읽고 못 쓰는것도 아니고 말이 어눌한것도 아닌데 상식적인 부분에서의 문제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애를 맡기냐 마냐를 벌써 고민해야 될 부분인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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