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근무 중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희 팀은 점심 식대를 인당 12,000원 한도의 법인카드로 결제합니다.
팀원들끼리 다 같이 한 식당에 가서 한 카드로 긁고 나중에 팀장님이 결재를 올리는 식이라,
전체 인원수 대비 총액만 넘지 않으면 메뉴 선택은 자유로운 편이에요.
저는 최근 건강을 위해 점심마다 8,000원~9,000원짜리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신입 사원 A가 식당에서 아주 조심스럽고 예의 바르게 묻더군요.
"대리님,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요... 대리님 오늘 샐러드 드셔서 금액이 좀 남는데,
제가 3,000원만 보태서 세트로 업그레이드해도 될까요? 제가 양이 좀 부족해서요..."
처음엔 "그래요, 남는 돈인데 드세요"라며 기분 좋게 허락했습니다.
후배 챙겨주는 선배 마음이었죠. 그런데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그다음 날부터 A는 묻지도 않고 점원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대리님 샌드위치 하나랑요, 제 거는 4,000원 추가해서 스페셜 메뉴로 바꿔주세요."
당연하다는 듯 제 식대를 자기 접시에 담는 모습에 당황했지만, 째째해 보일까 봐 그냥 참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어제였습니다. 매일 샐러드만 먹으니 기운이 없어서,
오랜만에 11,500원짜리 스테이크 덮밥을 고르고 주문하려는데 A가 저를 톡톡 치더군요.
"대리님, 오늘 덮밥 드시게요? 건강관리하신다고 항상 샐러드 드시더니...
그냥 평소처럼 가벼운 거 드시는 게 속도 편하지 않으실까요?"
순간 멍해졌습니다. 제 식대 권리를 본인이 가로채는 걸 넘어서,
이제는 본인이 비싼 걸 먹기 위해 제 메뉴 선택까지 통제하려 드는 겁니다.
제가 기가 막혀서
"A 씨, 이건 내 식대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는 건데 왜 A 씨가 제 메뉴를 정해줘요?"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랬더니 A가 팀원들 다 들리게 서운하다는 듯 말하더군요.
"대리님, 어차피 안 쓰면 없어지는 돈이고 여태까지 계속 배려해 주셨잖아요.
갑자기 이렇게 얘기하시면 제가 뭐가 돼요? 갑자기 좀 너무하신 것 같아요."
졸지에 저는 후배 밥 한 끼 마음 편히 못 먹게 하는 '변덕스러운 선배'가 되었습니다.
처음의 호의를 이제는 당연한 본인의 것으로 생각하는 이 신입,
제가 이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니면 이 친구가 비정상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