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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가 반려견을 절대 안키우는 이유 (빡침주의)

울엄마는 부산출신 60년대 생이고 뭐 대충 검정고무신에 나오는 배경에서 초등학생 때 일 이었음.
당시에 울엄마 외갓집이 우암동 쪽이었는데 판자촌 처럼 엄청많은 그런 집 중에 하나 였는데 진짜 찢어지게 못 살았음. 뭐 그 당시 시대상 대부분 가난 한 집이 많았겠지만 특히 엄마집은 더더욱 찢어지게 못살았음. 그래서 옷도 누더기 옷 소매 다 해지고 구멍나고 그런 옷 입고 학교 다니고, 그 당시 육성회비?도 제때 못낼 때가 많아서 교실에서 쫏겨나고 그러다보니 친구도 1명도 없이 왕따로 참.. 당시에 엄마가 10살 초등학교 3학년, 아니 그땐 국민학교 였지 국민학교 3학년 이었는데 그 나이에 참 구슬픈 시절을 보냈었음. 
그러다 겨울이 되고 학교 갔다가 집에 오는데 좁은 골목길 장독대 연탄 재어놓는 곳에서 끼잉끼잉 하는 개가 신음 하는 듯한 소리가 났었음.전날 눈도오고 그날 날씨가 바람 많이 불고 추운 날씨였는데 엄마가 몸을 구부려서 그 안을 자세히 보니 새끼강아지, 완전히 새끼는 아니고 유튜브에 나오는 새끼 강아지? 딱 그정도 되는 강아지가 추워서 그 구석탱이 안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신음 하고 있었다는 거임. 
울엄마가 마음이 여려서(그게 지금은 오지랖이 돼서 내가 뒷목 잡는일 가끔 있음) 그 강아지를 손을 뻗어서 꺼냈는데 온몸이 추워서 딱딱하고, 전날에 눈이 내렸는데 눈이 녹지도 않고 털에 수북히 그대로 붙어 있고 해서 그걸 보고 엄마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잠바 지퍼를 열고 안에 품었음. 그렇게 좁은 골목길에 앉아서 10분 정도 품으니까 강아지가 신음도 멈추고 엄마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더니 엄마 얼굴을 막 핥았다고 함. 그제서야 엄마도 얘가 괜찮아졌구나 하고 귀여워서 스담스담 하고 품은 그 상태로 집으로 델꼬 와서 키우기 시작 했음. 집도 가난해서 개집 살 돈은 당연히도 없고 그냥 동네 쓰레기장에 고무 다라이 주워와서 씻어서 수건하고 천 같은걸로 지붕 만들어서 그 안에 넣어 놓고 키우기 시작했음. 그 강아지가 몸에 점박이가 많아서 이름을 '바둑이' 라고 짓고 학교 끝나면 바둑이 보러갈 생각에 기분이 좋고 바둑이도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낮부터 잠들 때 까지 바둑이랑 놀고 그랬었다고 함.
그런 세월이 석달 반년 정도 지나서 날씨가 꽤 더워졌을 무렵 6월 인가 7월 인가 아무튼 방학직전이었다고 하는데 그 날도 학교 끝나고 바둑이랑 놀 생각에 웃으며 집에 갔는데, 엥? 바둑이 집이 없어지고 바둑이 소품들 아무튼 바둑이랑 관련된 모든게 사라져있었다는거임. 그래서 뭐야? 하고 엄마(외할머니) 찾아 부엌으로 가서 바둑이 어디 갔냐고 물어 보는 동시에....
아궁이 위에 큰 솥에 커다란 닭고기 곰탕 같은게 보글보글 끓고 있고 부엌 바닥에는 아직 덜 닦인 핏자국들이 있고 부엌 뒷문쪽에는 하얀 털위에 점박이 무늬가 있는 가죽이 쌓였있어다고 함... 본능적으로 솥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게 바둑이 인걸 알고 진짜 시간이 멈춘듯 10분동안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고 함. 그리고 마네킹 처럼 서있는 엄마 눈에서 구슬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엄마(외할머니)한테 소리지르면서 왜!!!! 왜!!! 왜 바둑이 먹는데!! 하면서 비명 지르듯이 소리치고(평소엔 위로 오빠3명이 있어서 외할머니 한테 절대 대들지 못했음) 바둑아!!! 하면서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진짜 눈에 수꼭지 틀어놓은거 마냥 울면서 대성 통곡을 했다고 함... 
근데 웃긴게 바둑이를 개고기로 만들어버린 이유가 개고기는 약용?보양식? 이런느낌이 있었지않음? 요즘은 덜하지만 10~20년전만 해도 그랬음. 그때 앞서 말한 엄마 위에 오빠3명 중에 둘째 오빠가 더운날씨에 감기가 심하게 오고 몸에 기운이 없고 그래서 몸 보양 시킨다고 바둑이를 잡은거였음. 외할머니는 오히려 화 내면서 "느그 둘째 오빠 계속 저래 반송장 처럼 냅둘끄가!! 어?! 이거라도 해 맥이가 기운차리야지!" 이러고..... ,,, ㅋㅋㅋㅋㅋ하 진짜, 그때 부터 엄마는 거의 겨울이 다시 올 때 까지 실어증이 와서 말이 안나오고 맨날 울기만 했음. 그와중에 울 때 마다 첫째 오빠가 "야이 가시나가 개X끼 하나 잡았다고 재수업게 뭔 청승을 그래 쳐 떨어샀노" 이러면서 쌍코피 터질때 까지 귀싸대기 후려치고(평소에도 오빠들 한테 많이 맞았다고 함),,,,, 거 참 , , , , , , , 
그래서 그 후로 바둑이 트라우마도 있고 반려동물에 정을 붙여 버리면 혹시나 잘못되거나 실종 되거나 아플때 그 마음 아픈걸 너무 트라우마 급으로 잘 알아서 우리집에는 내가 태어난 이래로 단 한번도 인간과 곤충 외에는 들어온적이 없음.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전에 돌아가셨지만 만약 살아계셨다면 그때 왜 그랬냐고 좀 물어보고 싶음.
긴 이야기 봐 주셔서 감사하고 어제 가족끼리 바닷가에 드라이브 갔는데 바닷가 떠돌이 개가 우리쪽으로 다가 오길래 스담스담 하면서 엄마가 이 얘기를 꺼내길래 네이트 판에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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