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2016년 5월에 올렸던 네이트판. https://pann.nate.com/talk/331631886
그리고 20년 전, 2006년 5월에 올렸던 네이트판.https://pann.nate.com/talk/1016539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내가 올렸던 흔적들을 둘러봤다. 10년 전도 먼 옛날인데 하물며 20년 전은 그야말로 아득함 그 자체다.
마지막으로 게시글을 남겼던 10년 사이에 나는 그 당시에 대출 끼고 얻었던 전세를 6년만에 나와 내 아파트를 마련했다. 서울 외곽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지만, 대출금도 제법 되지만 고정금리라 변하는 일 없이 매달 꾸준히 잘 상환하며 지내고 있다. 그리고 그게 벌써 4년을 꼭 채워가고 있다. 남들 눈에는 하찮아보이는 것일지 몰라도 내 힘으로 마련한 소중한 나의 첫 집. 더불어 등기를 쳐보니 셋집살이를 하던 시절과는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이나마 달라졌다. 확실히 집주인의 그늘에서 살아야 했던 전월세 시절과는 다르다. 셋집살이의 서러움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알 듯.
차는 10년 전 그 차 그대로 타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세월의 흔적은 좀 더 남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관리를 해주는 덕분에 여전히 잘 나가고 세월 대비해서 겉보기에도 멀쩡한 편, 1년에 보통 4000~5000km 정도 타는 나로서는 솔직히 당장 차를 바꿔야하나 싶다. (누적 주행거리는 14만5천키로 정도) 그렇긴 하지만 연식이라는게 있으니 머지않은 시일내에 바꿀 듯 하긴 하다. 이미 어지간한 중형차를 일시불로 결제할 현금은 확보된 상태지만 일단은 지켜보는 중. (할부는 가급적 피할 예정)
10년 전에는 꼬맹이던 조카들도 학교를 다니고 있고, 큰조카는 올해 수능을 치룬다.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암에 걸리시는 바람에 잠정 중단하셨는데, 아마도 이제 하시던 일을 정리해야 할 듯 하다. 몇 명의 여자를 만나봤지만 그 이상의 관계로 진전되지는 못했는데, 사실 결혼에 별다른 뜻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다. 그것 외에도 10년 전에 한창 만나던 사람들중 지금도 연락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이 일관계로 만나던 사람들이고 학교동창들과는 애저녁에 연락이 끊겼다.
이직을 자주 해서 좋을건 없는데, 불행히도 이직을 자주 한 편에 속한다. 핑계겠지만 다 나름의 사유가 있었고, 최근 1년여간 다니던 회사만 해도 갑자기 망하는 바람에 지난 몇개월간의 구직 끝에 다음 달부터 새로운 곳에 출근을 하게 되었는데, 연봉은 10년 전에 비하면 거의 2배 올렸지만 지난 10년간의 화폐가치 변화를 감안하면 특별히 많이 올렸다고 볼 수는 없다. 단지,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감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나이와 경력이 찰만큼 찬데다가 AI까지 정복해버린 작금의 시점에서는 이런 식의 구직활동도 한계가 보이고, 결국 제2의 인생을 위해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 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40대도 그리 오래 남지않은 이 시점이 되니 지난 시간들이 다르게 보여진다. 20년 전, 저 글을 쓰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살았던걸까. 뭔가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많은 현실들을 외면하고 미뤄온 것일까... 지금 아는 것들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내 인생은 좀 더 좋게 흘러갈 수 있었겠지만 당연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 시절의 나를 돌아보니 뭐랄까 참 예민하고 어설프고 주먹구구식이고 막연했구나 싶다. 10년 전의 나는 크게 달라진 것 없이 20년 전보다 더 찌들어버린, 그냥 하루하루 살기에 바쁜 소시민이었을뿐. 그리고 다시 10년 후인 2036년 5월에 네이트와 네이트판에 지난 시간을 돌아볼 수 있을까. 늦은 밤에 쓰다보니 다음 날 보면 뭔가 짜치는 기분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