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때랑 대학생 때는 오히려 생각이 깊고 성숙하다는 말도 가끔 들었었어.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경제적 지원 안 받고, 미래 고민하면서 뭐든 열심히 해서 공부도 곧잘 했었거든.
졸업하고 나서는 2년 동안 정규직으로 직장생활 하면서 주말 알바까지 쉬지 않고 뛰었고, 자취하면서 내 힘으로 악착같이 돈 모아서 2023년부터 지금까지 5,100만 원 정도 모아뒀어. 진짜 남 부끄럽지 않게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해.
그러다 작년에 회사가 불경기로 어려워지면서 갑자기 잘리게 됐고, 지금은 본가로 들어와서 지내고 있어. 작년에도 어떻게든 공백기 안 만들려고 생산직 들어가서 10개월 겨우 버티다 퇴사했는데, 그때부터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것 같아.
쉬면서 살도 좀 찌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나이 얘기, 돈 얘기, 취업 얘기 같은 현실적인 말들을 들을 때마다 너무 우울하고 무섭고 상처를 받아. 예전에는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면서 독하게 노력했었는데, 지금은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조차 두렵고 자꾸만 3~4년 전 치열하게 살았던 과거의 내 모습만 서글프게 그리워하게 돼.
진지하게 2010년대나 2020년대 초반(사실 작년만이어도 감사하게 돌아갈 자신있음)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만 맴도는데, 현실과 내 마음의 괴리가 너무 커서 인지부조화가 오고 괴롭다. 나처럼 인생 열심히 달리다가 갑자기 브레이크 밟히고 과거에 갇혀버린 정체기 겪어본 사람 있어..? 다들 어떻게 이겨냈는지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