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온다.. 벌써 5시가 넘었으니...
고향 친구와 많은 얘길 나눴다. 그 친구는 내가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봤으면 한단다.
내가 그를 잊을려는 노력이라도 했음 바라고 있단다.
하지만 그를 잊을려는 노력은 보이지않고 그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모습만 보인다고 한다.
나도 그 친구 가슴에 못을 박으면서 아프다.. 내가 아파봤기에 얼마나 아플지도 안다.
하지만 사랑이란것...
그리 쉽게 지워버릴수 없는 감정이기에 난 쉽게 버리지 못한다.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집에 왔다.
그... 집안에 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거의 거덜내놓고 나갔다.
그가 원래 먹성이 좋다. 내가 해주는 음식을 잘 먹을땐 그땐 기분이 좋았다.
내가 해준 음식을 저렇게 맛있게 먹으니...
아이의 아빠는 음식을 전혀 할줄 모르는 나를 만나 내가 해주는 밥을 항상 '못난이 밥' 이라고 불렀다.
그만큼 맛도 보기도 못났던 모양이다.
그사람의 까다로운 입맛 덕분에 난 가정주부로써 손색이 없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자기를 위해 음식을 하는 여자를 보며 만족을 얻었을것이고...
자기 입을 충족하게 해주는 여자를 보며 만족을 얻었을것이고...
자기만을 위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여자를 보며 만족을 얻었을것이다.
지금 냉장고를 보면 오로지 김치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 흔한 음료수 한잔이 남아있지 않다.
냉동실까지 다 뒤져 있는 음식은 모두 거덜내고 사라졌다.
오후 전화를 해보니 아직 집이라고 하더니만 아마도 저녁까지 먹고 사라졌던것 같다.
나에겐 집에 일찍 가봐야 한다고 하고 약속을 잡았던것 같다.
그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아마도 요기는 하고 나갔을것이다.
새벽녁..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연결하고 주소를 찾다모니 그가 세이클럽에 접속한 흔적이 보인다. 솔직히 그를 만난것은 세이클럽에서였다.
그냥 대화창이 열려 답답하던 나는 묻는대로 대답하고 속 얘기를 다 했던것 같다.
그는 항상 세이클럽에서 작업을 했던것 같다.
그 많은 여자들을 무슨 재주로 다 알았겠는가... 다들 채팅에 빠진 여자들이겠지...
가끔은 채팅이란것을 즐긴다.
나는 모르는 사람과 부담느끼지 않고 마구 떠들수 있기에,,,
그와 채팅하던날도 맘이 무지 심난했던걸로 기억이 된다.
그래서 이것저것 얘길 하다가 그가 나에게 자기도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기에 이해한다고 했던것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를 만난후 나에게 생각했던것보다 너무 예뻐서 좋다고 했다.
그말을 주의해서 들었어야 했다.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남자들의 말...
진실이 아니라고 한다. 예쁘다는 말에 혹해서 넘어가는 여자들이 있다고 하더니만 내가 그꼴이다.
정말 화가난다. 수치스럽기도 하고 자존심이 마구 구겨지기도 한다.
그는 나에게 절대로 내 사생활에 대해서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별후에 그는 나에게 자기도 많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한다.
난 그에게 그건 예민한게 아니고 자기 갖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운 그런 관계를 사랑이라고 하는 잔인한 사람이라고 해줬었다.
그는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그런 사람이다.
오늘같은 기회가 드물어 생각해본다.
오늘 같은날 이사를 해버렸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제 일주일 남았다.
그에게 일주일간의 여유를 준다.
그리고 난 다음주에 이사를 한다. 물론 그는 모른다.
하지만 그가 가출아닌 가출을 하게 만들고 난 그를 떠날것이다.
지금 그가 갈곳은 아무곳도 없기에 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그가 밖에서 지내면서 아무렇게나 지내는것보다 부모님고 함께 살면서 자제하는 삶을 사는것이 그에게도 그를 만나는 여자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에게서 벗어나지만 다른 여자는 이제 그에게 묶여야 하기에..
같은 여자로써 동정심을 느낀다.
이별의 아픔이란것... 그거 당할때만 아픈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나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가 전화가 없어도 그가 나에게 보고하지 않아도 이렇게 편안한 것을 그땐 왜 그리 안절부절 못했나 싶다.
내가 사라지고 난뒤 그의 모습을 본다면 정말 확실한 복수이겠지만 그것은 관두려고 한다.
만약... 내가 바라던대로가 아니고 그 반대라면 난 또 실망하고 절망할테니,,,
하지만 난 그를 그냥 얌전히 보내진 않을것이다.
그가 다른일을 꼭 해야할때 그때를 맞춰 그에게 그렇게 할것이다.
그도 많이 황당하겠지...
그를 버리는것이 훨씬 쉬워진다.
아마도 마음속에서 많이 버려졌기에 그런것일까?...
이젠 그를 거의 버린듯 하다. 마음을 비운다는것,,,
그게 얼마나 힘든것인줄을 알기에.. 난 오늘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술을 한잔 했더니만 눈이 무겁다.
그를 오늘 다시 마주쳐야 하기에.. 마음을 굳게 다지기 위해 글을 남긴다.
나 혼자 스스로의 약속이라면 흔들릴수도 있겠지만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의 약속이기에 더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난 이일을 계속할수 있다.
난 약속만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와 같이 이기적이고 비겁하고 약삭빠른 인간이고 싶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