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취향이 독특한 남자?
"똑 똑 똑"
"허이구..얌전하게도 노크하네..누군가 나가봐 정은아"
"어...안녕하세요? 정은이 누나..수연이 누나
안녕하셨어요? 형들.."
"어제 같이 술 마시고 무슨 안녕하셨어요냐?"
후훗~ 귀여운 녀석 같으니라구..
우리 과 후배인 철수네요..
이름도 귀엽기도 합니다...
덩치는 산만한 게 여자 선배들 앞에서는 양쪽 볼이 발그레해집니다..
스타일도 좋아서 지 동기들한테도 인기 만점입니다..
아휴...내가 2살만 어렸어도....ㅋㅋ
"웬일이냐 임마~"
"이 형님들 마녀들 사이에서 고생하는 거 알구
위문공연이라도 왔냐?"
"하.....저기 그게..그게 아니구요...."
"헐~ 저놈 뒤에 숨긴 거 우리 위문품 아냐?"
"깡소주는 안먹는다....안주도 확실히 챙겨왔겠지?"
"저 그게 아니라....연..연우 선배님 어디갔어요?"
"연우?
저 놈 봐라? 정은이랑 수연이는 누나고,
우린 형인데... 연우 선~배니임?"
"전에 누나라구 불렀다가 맞아 죽을 뻔했단 말예요...ㅠㅠ"
앗...김연우양 등장입니다..
염색약이 잔뜩 묻은 고무장갑을 한 손에 끼고 나타나네요...
작품 염색한다구 하루 죙일 저 꼴입니다....
"헐~ 똑똑한 놈...교육시킨 보람이 있고만..?
이건 또 머냐?"
"우왓! 누......아니 선배님 안돼요!!"
연우가 멀쩡한 손으로 철수 뒤에서 뭔가를 잡아챕니다..
호오?
저 수줍은 빨간 장미 꽃다발은 도대체 뭘까요?
장미 꽃잎을 안주 삼아 깡소주를 마시란 소린가??ㅡㅡ;
"햐~ 이거 봐라~~왠 꽃? 이 돼지우리에 안 어울리게시리..?"
"저기요..연우 선배님.........."
"왜?"
"저기요....."
"............"
"저기요........"
"저기요 한번만 더 하면 너 오늘 죽는 줄 알앗!
빨랑 말 안해? 이게 하늘같은 선배를 놀리나?!!"
하늘같은 선배 좋아하시네....
그러는 연우양은 하늘같은 선배들을 심심하면 씹자나...
연우양의 공식적 '밥' 인 지훈 오빠가 연우 눈치를 슬슬 보며 말을 꺼냅니다...
"괜찮아.. 철수야..빨랑 말해..
괜히 얻어맞지 말고...."
"저기 그거요..선배님 드릴라구요...."
일동 묵념......................
분위기 싸~해 집니다...
저것이 후배의 애교냐...
아님 맞지 않기 위한 뇌물이냐............
아님 술안주냐..........................
순식간에 서른개의 머리통에서 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네요.....
괜한 짓 하다 귀여운 후배놈 하나 잡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혹시........."
"넷! 선배님"
"내가 너한테 꽃 안 사오면 죽인다고 한 적 있냐?"
"아닙니다! 선배님"
"그럼 이걸 먹으라고 사온거냐?"
"아닙니다! ㅠㅜ"
"그럼?!!!!"
"넷! 선배님!!좋아합니다...사귀어 주십시오!!!"
허...............................걱
"철수야............................"
"네,,네?"
"이거 몇 개?"
"두 개요....ㅠㅜ"
"your head bing, bing?"
"ㅠㅜ"
헉, 연우야!!!...
우째 이런 일이.........
저넘이............
우리 과에 잘 나가는 날달걀이.......
하늘같은 선배들 앞에서........
프로포즈를 했습니다.........말도 안돼!!!!!
철수야!!!니가 프로포즈한 여자 김연우란 말이닷!!!
"아가야! 이 누님이 오늘 한번만 봐주마......?
가서 머리를 식히고 오니라"
"선배님............."
"선배님은 제가 남자로 안보이시나요?ㅠㅜ"
"너......남자였냐?"
"..................."
어이구........
환장하겠습니다.........
철수군 급기야는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철수야~ 이 누나 품으로 달려온~ ㅡㅡa
"왜요........저두 남자예요........
선배님이랑 세 살 밖에 차이 안나요.......
선배님보다 키도 커요.....
글구 선배님이 때려도 저 선배님 안 미워해요......"
"너는 말이다............
나한테 맞아본 적 있지?"
"......네...많아요.."
"난 경험 없는 순결한 남자가 좋단다......"
푸푸풋.........낄낄
여기저기서 키득거리고 난리네요..
아.. 저런
순진해 빠진 철수는 어리벙벙하고 있습니다......
"선배님!! 저 경험 없어요..저 진짜 숫총각이예요!!!"
따악-
내가 저놈 한 대 맞을 줄 알았습니다...
순진한 건지 사오정인지...
염색약 묻은 연우양의 고무장갑이 철수 머리 한쪽을 가격하는군요.........
연한 갈색으로 염색한 철수 머리 한쪽에 빨간 브릿지가 생겨버렸네요..
"있잖아...철수야.....
연우가 하는 말은...연우한테 맞은 경험이 없어야 한다구...
한 마디로, 너 같이 만만한 남자는 싫다 이거야...알겠니?"
김연우양은 얼빠진 철수군을 놔두고 다시 작업실을 나갑니다...
고개를 휘저으며 한 마디 남기는 걸 잊지 않습니다...
"어휴..만만한 넘....."
연우양이 나가자마자 작업실은 난장판이 됩니다..
남자 선배들은 데굴데굴 구르고..
수연언니는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웃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지훈 오빠는 같은 '밥'이 안쓰러웠는지 철수 머리에 염색약을 닦아줍니다......
그리구 전 웃음을 참느라 눈물을 흘리구 있습니다..
철수는......글쎄요....
꼭 사탕 뺏긴 어린애 같은 표정이네요..
"야!!숫총각~
오늘 니 실연 기념 파티...아니 위로회 하자.."
"그래 그러자..철수야 나가자...응?"
"다 필요 없어요.........선배들도 다 똑같아요.."ㅠㅜ
철수를 억지로 끌고 나왔습니다.................
철수는 수연 언니가 건네준 손수건에 맘껏 코를 풀고 있습니다...
철수가 울고 있지만 않았어두, 수연 언니한테 죽었을 겁니다...
아~
철수가 실연당했는데도..
여전히 하늘은 맑고 이쁘네요...
뭐 팔자거니...^^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서 빨리 올립니다..즐겁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하구요~
내일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