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올해로 30살이 된 여자입니다. 남대문 근처에 있는 조그만 회사에서 홈페이지 디자인 일을 하고 있구요.
저는 사실 남들이 소위 말하는 비정규직이에요.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일이라도 하고있는게 다행이라고들 하지만 낮은 급여, 그리고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 가고 있습니다.
30살이지만 결혼에 대한 욕심은 버린지 오래에요. 말하기 부끄럽지만 남자를 사귄적이 단한번도 없답니다. 이해가 안가실지 모르겠지만 제 얼굴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실거에요. 전 살면서 한번도 날씬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살을 빼도 그다지 예쁠것 같진 않아요. 까만 피부에 여드름 투성이인 얼굴...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쌍커풀 수술을 받기도 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답니다. ..
21살 난생 처음으로 좋아했던 대학 선배한테 용기를 내어 고백을 한 적이있었어요. 그런데 그만 그사람에게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들고 큰 상처를 받은 후로는 누군가를 사귀어 보겠다는 생각을 접고 이성에 대한 마음의 문까지 닫아버렸습니다.
남들이 보면 제가 참 불쌍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런 삶에 익숙해져버린 느낌이에요. 거울을 좀 안보고 예쁜 옷이있는 백화점에 안가면 그만인걸요... 이러한 제가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일에 대한 욕심입니다.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직장 생활이지만 일 자체가 재미있고 틈틈히 컴퓨터 관련 자격증 시험에도 꾸준히 합격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세상은 참 야속하더군요... 저보다 실력이 안되지만 학벌이 좋거나 외모가 좀 나은 후배들은 상사에게 사랑받고 승진도 빠르지만 저에게는 아무도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아요. 간혹 저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기라도 하면 ‘생긴데로 한다’,’ 넌 얼굴로 디자인 하냐’ 등 인격적으로 견디기 힘든 말까지 들어본 적이 있어요. 그 때 마다 화장실 한켠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이런 절망적인 저의 일상에 얼마전 희망의 빛줄기가 찾아 왔습니다.
두달전에 저희 팀으로 이직을 해온 새로운 동료, 혹시 이글을 볼지도 모르니까 CJ씨라고 할께요- 큰 키에 호감가는 외모, 좋은 목소리를 가진 소위 말하는 킹카이죠. 일에 있어서도 항상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유연하게 생각할 줄 아는 CJ씨는 우리 부서 여직원들의 선망에 대상이랍니다.
거듭되는 야근에 몸과 마음이 지쳐서 너무 피곤했던 날이 었어요.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 저에게 CJ씨가 다가온 거에요.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너면서 ‘oo씨 쉬엄쉬엄하세요.’ 라고 말하는 순간 저는 정말 총 맞은 것처럼(^^:) 얼어 버렸습니다. 난생 처음 받은 호의, 30년동안 상처받은 제 마음이 한 순간에 치유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창피하게도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어요. 얼마나 둘러 댔는지...
이런 제가 여러분은 이해가 안 가실 꺼에요. 고작 커피 한잔에... 하지만 저는 그 커피 한잔으로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고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크나큰 용기가 생겼답니다. 세상에 이런 좋은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CJ씨는 저의 외모를 한번도 비하한적 없고 제가 일을 잘하면 칭찬도 아끼지 않는 등 능력으로 저를 판단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 줍니다. . 이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용기를 내어 마음을 전하려 해도 그럴 수가 없네요... 3월달에 결혼을 하신데요...
저에게 또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 올까요? 요즈음 정말 힘듭니다...
CJ씨, 3월에 하시는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부인은 정말 행복하실 거에요. 그리고 저의 직장 생활에 큰 힘이 되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