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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개월 된 친구의 죽음 이야기.....

하얀손 |2009.02.10 01:28
조회 1,739 |추천 0

결혼 2개월 된 친구의 죽음 이야기.....

 

                       지난 2008년 12월 6일 친구의 결혼 사진


결혼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친구가 자신의 죽음을 자주 이야기 한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지만 심장에 무리가 와서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며, 자신이 죽게 되면 유산을 배우자에게 30%, 소년소년가장센터 30%, 장학재단 30%, 나머지는 죽마고우들에게 10%를 분배하겠다고 한다. 평소 활기찬 모습의 친구이지만, 항상 어두운 그늘을 느끼게 하는 친구이다. 그런데 이제 결혼해서 행복한 신혼의 꿈을 지녀야 할 친구가 심심치 않게 자신의 죽음에 관련하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왠지 꺼림칙하다.


물론, 나도 죽음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많은 생각을 해왔다. 실제로 중학교 3학년 시절에는 가정 폭력에 시달려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자살 전에 그냥 죽는 것이 억울했다. 그래서 나는 자살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 위해 철학서를 찾았다. 먼저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자살론>을 읽었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가물한 책이다. 문득 책장에 이 책이 있을까, 살펴보았지만 지금은 없다. 어쨌건, 이 책을 통해 인간은 살아가면서 고통을 받게 마련이니, 먼저 죽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철학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죽기에는 왠지 성급한 판단인 것 같아서 다른 책을 찾았다. 키에르 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다. 이 책은 나중에 이야기를 하겠지만, 당시 중3학생인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독해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 어린 나이에도 알량한 자존심은 있었던지, ‘뭐, 이 책도 <죽음에 이르는 병>이란 제목이니, 당연히 죽음을 정당화하는 내용이겠지.’라고 어설픈 결론을 내렸다.


어쨌건, 나는 두 철학자의 주장을 근거로 본격적인 자살의 실행에 돌입했다. 당시 TV에서 보았던, 자살을 그대로 모방하여 면도칼과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손목에 자해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예리한 면도날도 나의 손목에 아무런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차마 모진 목숨 끊지 못하고 면도날이 빗겨갔다. 다른 방법을 찾았지만, 마찬가지로 자살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언젠가 지인들에게 나의 자살 경험을 이야기 했더니, 배꼽이 빠져라 웃어댔다. 어설프기 그지없는 철부지가 차마 자신의 손목에 자해는 못하고, 부들부들 떠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웃겼던 모양이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그 회고담을 나누면서 나는 지인들과 함께 마음껏 웃을 수 있지만, 그 당시에 나는 정말 진지하게 자살을 시도했었고, 자살을 포기하면서 얻은 교훈은 삶의 소중한 가치였다. ‘내가 어머니를 지키자.’와 ‘죽기를 각오하고 살자.’였다. 내가 살아 있어야 불쌍한 어머니를 지킬 수 있다는 자각을 했었다. 이젠 고인이 되신 아버님의 가정 폭력에 대해 말을 옮기기가 어려워 이정도로 마감하며........ 다시,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로 돌아가면, 아니, 삶과 관련한 이야기로 돌아가야 될 것 같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목숨은 나약한 촛불처럼 가볍게 꺼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 목숨은 강해질 수 있다. 그 사랑이 크면 클수록 삶은 진지해지고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부모 형제는 물론이고, 이웃과 민족 그리고 국가와 인류를 위한 사랑에 눈을 뜬다면 그 목숨은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치 못해 죽게 되더라도 그 죽음은 삶보다 강인한 촛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친구여, 어쩔 수 없는 병으로 죽게 된다면 정말 할 수 없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며, 너에게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을 위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해 본다. 자꾸 죽는다는 소리는 농담이라도 하지 않기를 바라며.......


PS) 키에르 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은 자살론이 아니라, 종교철학의 저서입니다. 만약, 제가 당시 자살에 성공했다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하려 했던 것을 오해하고 무덤에 누워 있었겠죠^^ 정말 이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납니다.  참고로, 친구는 한벗재단에서 장애인 차량운전도우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http://www.cyworld.com/1004s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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