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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2] 돌발상황 -- 위험한 욕망

시아 |2004.03.25 22:48
조회 3,522 |추천 0

 22- 위험한 욕망

 

 

 

 

 

 


언제나 가장 두려운 것은 ......


내 마음의 고독과

내 마음속에 드리운 그늘......

가장 가까운 사람의 비수가 가장 아프지......

그래도 우린 이대로 살아가고

또, 시간은 지나 가겠지......

------------------------세의 일기 중에서.

 

 

 

 

 

토요일 저녁,
세가 모처럼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예매해서 우린 종로로 시간전에 세의 아반데를 타고 나갔습니다.
세는 그날 따라 아주 들떠 있었습니다.
종로만 나가도 우리는 해방된 것처럼 행복해져서는 서로 손을 꼭잡고 깡충깡충 뛰고 날아 다녔죠.
세가 내 머리 자른게 못마땅 했는지 핀을 파는 가게에서 파아란 알이 박힌 해바라기핀을 사서 머리에 꽂아 주었습니다.
" 이쁘다. 긴 생머리가 이뻤는데 ......아냐,
  너 일학년때 했던 뽀글뽀글한 퍼머도 귀여웠다."
" 지금은 미워?"
" 아냐, 이젠 이뻐......"
" 그래......"

그리곤 우린 019 핸드폰 행사장에 구경 갔습니다.
그 행사장에선 핸드폰을 구입하는 커플에게 공짜로 즉석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습니다.

                                      
     
" 여기 이 핸드폰 두 개 주세요.
  그리고 끝자리 하나만 틀리게 번호도 주시고요......"
" 커플 핸드폰 하시게요?"
" 네......"
" 잠깐 기다리세요......"
세가 갑자기 핸드폰을 사는 바람에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 야, 핸드폰 있는데......"
" 내 전화만 받아, 그리고 나도 전화만 받을게......"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다른 행복한 커플들처럼 어깨에 팔을 두르고  그 019 풍선앞에서 찍어 주는 즉석 사진기로 커플 사진도 찍었습니다.

세가 아주 환하게 웃는 사진을 받아 들고 난 , 조금은 걱정스럽게  세의 손에 끌려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세는 내 손을 끌고는 종로의 젊은 연인들 사이를 빠르게 빠져 나가 스티커 사진 찍는 곳으로 들어 갔습니다.
우리는 무척 스티커 사진이 찍어 보고 싶었지만 한번도 그렇게 하지 못했었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볼까봐......
스티커 사진기 앞에 서자 나를 도망이라도 칠까봐 꼬옥 잡고는 내 볼에 입맞춤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웃으며 핸드폰 뒷면에 한 장씩 붙였습니다.

 


" 이렇게 꼭 해보고 싶었어. 들키면 할수 없지. 뭐......
  이 사진 떼버리면 안돼.약속했어......"
나는 한숨을 쉬며 그 핸드폰을 빽에 넣어 두고는 애써 태연한척 말했습니다.
" 배고파. 우리 햄버거 먹어......"
" 그래, 피자 먹자. 피자 좋아 하잖아......"
" 햄버거 먹을거야."
" 응,"

 


그래서 우리는 햄버거를 먹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뒷자리에 둘이 앉아 손을 꼭잡고 그렇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 라이언 일병 구하기' 는 첫장면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잘려 나가는 팔다리......그피...나는 무서워져서 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조용히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이 철수하는 부하들을 위해 다리를 넘어 오는 탱크를 향해 이제는 죽어 가면서 잘들리지도 잘보이지도 않는채로 힘없는 권총 한자루로 총을 한방 한방 쏘는 장면 이었습니다.
몹시 외롭게, 외롭게......

꼭 우리 같았습니다.
안되는줄 알면서도 세상을 향해 의미 없는 몸짓을 보내 보는 조금전 우리들의 모습......나는 그만 엉엉 울어 버렸습니다.


                                     

                                       
그때 였습니다.
밝아지는 영화관......일어서는 사람들......그 속에서 왁자지끌한 ......그 속에서
극장 뒷자리에 앉아 우는 내게 세는 젖은 눈으로 천천히 나를 안고 키스 했습니다. 
녀석의 입술이 젖은 내 눈물을 훔치고 녀석의 혀가 깊게 깊게......
저 깊은 나의 심장을 뚫고 나를 녹아 내리게 했습니다.”
그 순간......나는 차라리 내가 이대로 녹아 없어지길 바랬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그리고 그렇게 긴 키스가 끝나고 녀석은 그 넓은 가슴에 나를 터져버리라고
꽉 껴안았습니다......
우린...... 미쳤어......우리 어떻해......세야......
그래......우린 , 이미 미쳐 있었어......그래......
난, 겁나지 않아......진아......

나는 떠나가려고 발버둥치는 이성의 끝자락을 잡으며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 났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와 세는 차를 몰아 백운호수 한귀퉁이에 차를 세웠습니다.
나는 떨며 소리 쳤습니다.

 


"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약속 했잖아......"
" 아니, 나 마음 같으면 지금 너를 가지고 그리고 세상끝으로 도망 갈거야......
  무슨일이 있어도 너를 데리고 도망 갈거야.
  니가 흔들리지 못하게 너를 잡을 수 있다면 난 뭐든 할거야......
  그게 뭐든......”


" 왜그래, 세야......무서워......네가 원하는게 뭐야?
  내가 너랑 도망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그리고 약속도 했어......”
" 아냐, 아냐,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외로운거야?
  왜 내가 니 옆에서 내가 외로운건데......너는 자꾸만 도망치고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외로운거야. 어떤 이유로던 사랑하는 사람곁에서는 ,
  외로우면 안되는  거잖아.”

 


 그날 차안에서 내려다본 백운 호수의 밤의 물결은 그렇게 내마음처럼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나는 천천히 브라우스 단추를 풀렀습니다.
브라우스 단추를 다 풀었을때......세가 내 품에 안겨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통곡을 하면서......눈물이......그 많은 눈물이 내 가슴을 모두 적시고......


차라리 우리가 이대로 죽을수 있다면 ......

 


" 세야, 내몸을 가져 본다고 세상이 변하니......저기 세상이 안된다고 하잖아.
  안된다고 하잖아......신문 한귀퉁이 가십거리가 되고 싶어......그래......
  이러면 난, 너를 미워 할 수밖에 없어.
  너에게 진저리를 치면서 뒷걸음질 칠거야......제발,
  네 마음 접어. 난, 너랑 도망 못가......”

 

                                     

그렇게 어쩔수 없는 우리 두사람......체념을 모른체 보채는 아이같은 세를 안고...... 난,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언제쯤이면 우리가,  지금 뜨겁게 사랑하는것보다 서로의 긴 바라봄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될까요.
 시간이 흘러가면 정말 이렇게 바라만보는 것이 행복했다고 느낄수 있을까요.
 우리들이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세와 내가 지쳐 누워 있는데,  그날은 아침부터 훈엽이가 또 그영화를 보러 가자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세와 보고 왔다고 할수도 없어서 그러기로 하고 준비를 하는데 그에게서 또 전화가 왔습니다.

 

 

" 어디 있어? 소라, 뭐해?"
" 네, 친구랑 영화 보러 갈거예요."
" 나도 영화 보러 가려고 표 끊었는데......'라이언 일병 구하기,
  예매 해뒀어.나랑 가자."
" 안돼요. 무슨......얘랑 먼저 약속 했어요. 다른 사람이랑 가세요."
"내가 지금 택시 타고 갈게 ."

 


그러더니 전화를 탁 끊는 겁니다.

무슨 사람들이 짠것처럼 영화를 보자고 난리를 치는건지......난 몸도 마음도 지쳐서는 하는 수없이 훈엽이 에게 전화를 해서 다음에 가자고 했더니 녀석도 싫다고 밑에 주차장에 있다고 우기는 겁니다.
난, 어쩔 수없이 밑에 주차장에 내려가 녀석에게 말했더니 녀석은 화를 내며 이렇게 소리 치는 겁니다.

 


" 싫어, 누나. 내가 얼마나 좋아 했는데......같이 영화보러 간다고 해서
  누난, 저번에 그러고 나서는 날 잘 만나 주지도 않았잖아. 같이가.
  나 할이야기도 많아."


그러고 내손을 잡아 끄는데 그가탄 택시가 도착 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다가와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곤 녀석에게 말했습니다.

 


" 왜그래?  소라 이친구가 그동생이라는 친구야? 반가워요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근데, 어쩌지 오늘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하거든......갑시다. 이진씨.”

 

 

그러더니 차를 주차 시켜놓은 곳으로 가서 나를 태우더니 그는 빠르게 주차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녀석은 나를 한참 노려 보다가  우리를 쫓아올 요량이었는지, 아님 화가나서 달려보기라도 할 생각이었는지 오토바이를 급하게 몰고 나오다가 우리 눈앞에서 택시랑 부딪쳐 쓰러 졌습니다.
내가 놀라서 내리려고 했더니 그는 차문을 잠가 버리고 내 손을 붙잡는 겁니다.
뒤돌아 보니 다행히 다친데가 없는지 녀석은 일어나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야단을
맞고 있더군요.

                                    

난,화가 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점심을 먹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슬픈 영화를 또 봤습니다.여전히 마지막 장면은 울면서......
그는 내 마음을 풀어 주려고 돌아오는길에 붉은 장미를 한아름 사주고 자기가 밥해 주겠다고 집으로 나를 데려 와서 돈까스에 와인을 차려 놓고 장미꽃을 꽂아두고 촛불을 밝혀 주었습니다.

 


" 장미도 꽂아 두고 식사 하니까 꽤 괜찮지. 와인 마셔. 내가 콜택시 불러 줄게."

 


나는 씨디를 뒤적이다 보니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란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이 부른 '문리버' 가 있었습니다.


                                     
" 어머 이거 내가 정말 좋아 하는건데......"

 


나는 그영화를 세와 함께 가슴 저미며 다섯 번쯤 보았을 겁니다.
오드리 헵번 인형을 살수가 없어서 내가 직접 만들어 두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도 줄곧 난 그의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문리버를 들으며 와인을 마셨습니다. 은은한 촛불과 헵번의 쓸쓸한 노래......그녀도 나처럼 이렇게 끝없이 쓸쓸했을까.


그가 가만히 다가와 나를 달랑 안아서 그의 침대로 데려 갔습니다.
나를 그의 침대로 데려 다 놓은 후 그는 나를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 했습니다.
이마와 콧등에 달콤하게 입맞춤하고 천천히 입술을 ......그리곤 깊고 단 키스, 난 가슴이 떨려왔고 머릿속이 하얗게 아득해져왔습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내 닫혀진 마음을 열어 보려고 애썼습니다.
내 발가락을 지나서 다리 와 그리고 나의 치마를 들쳐내곤  팬티위에 입맞춤하고 배꼽까지 그가 나의 옷을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벗기려고 했습니다.

 

 

" 안돼요."
" 진아, 우리 자자. 한번만 ......한번 자고도 아니면 다신 안그럴게. 응,
  한번만 자자......"
" 아니, 난, 내가 아니면 안되는 사람, 나한테 목숨걸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하고만 잘거야. 당신은 아니야."
" 이러지마. 소라, 내가 왜 아까 그 어린녀석 보다 못한거야? 왜 그녀석은 괜찮고 나는 안되는건데......"

 


나는 순간 그의말에 화가 나서 그의 뺨을 쨕~ 소리가 나게 때려 주었습니다.


그는 풀린 옷매무새를 고치며 새파랗게 화내는 나를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보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창백해지는걸 보니 아마 많이 민망했나봅니다.


그리곤 그런 자신에게 많이  화가 났는지 일어 나서 콜 택시를 불렀습니다.


택시가 도착하자 그는 나를 집에다 데려다 주고 다시 그택시를 타고 돌아 가 버렸습니다.


돌아가는 택시를 보며 나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가 나를 붙잡아 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끈떨어진 풍선처럼  떠있는 내마음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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