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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유학생, 이럴 때 좀 서럽다?

도도한아가씨 |2009.02.19 07:11
조회 874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물 여섯 된 미국에서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주말 이틀 동안 같은 내용 톡에 올라와있는걸 안타까워할 정도로 열혈톡 마니아이지요 :-)

그래도 약 4년간 다른 분들 글을 읽기만 했지 이렇게 직접 글을 올리는 건 처음이네요..

유학 생활 중이신 어떤 분께서 친구에게 즉석미역국 받은 사연보고

저는 신세한탄 좀 할려고 이렇게 글 씁니다 ㅎㅎ

 

제가 있는 곳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헤이워드라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입니다.

벌써 이곳에서 혼자 지낸지도 1년하고도 반이 지났네요..

사실 처음엔 대학 졸업 후 연수나 다녀올까 하고 시작했습니다.

딱 6개월만 있다 오자.. 하고 떠났는데, 막상 오고 보니 자꾸 공부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대학원 석박사까지 마칠 각오로 지금은 학부 편입해서 대학원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물넷.. 어린 나이는 결코 아니었지만,

태어나서 미국으로 오기 전까지 제가 나고 자란 곳에서 대학교까지 다 마쳤기 때문에

이전에 한 번도 집 떠나 혼자 생활 해 본적이 없어서 처음엔 많이 외롭고 무서웠어요..

처음 한.. 2개월 동안은 정말 매일 울었던 것 같네요..

가족들 걱정 끼쳐드리지 않으려고 씩씩한 척은 했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곳 생활이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학교, 집, 학교, 집, 그 이외의 생활은 생각도 할 수 없었지요..

그 때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한국에 있었구요..

밤마다 전 남친과 통화하는 게 제겐 가장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얘기하다보면 자꾸 눈물이 나고.. 그럼 그 사람은 왜 자꾸 우냐고 다그치고..

마음을 기댈 곳이라고는 반나절이나 떨어져 있는 한국의 그 사람밖에 없었는데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보니 둘 다 지치긴하더라구요..

뭐 아무튼! 지금은 헤어져서 서로 새 사람만나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명절이나 가족행사 때 가족생각이 많이나더라구요..

작년 제 생일이 가족 없이 처음 보낸 생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또 저는 씩씩하게 혼자 생일상을 차렸죠 -_-

하얀 쌀밥에 미역국도 끓이고.. 불고기에 동그랑땡, 잡채도 했습니다.

생일 전날 저녁에 열심히 동그랑땡 부치고 있는데,

지금 남자친구가 저보고 "내가 너 땜에 울겠다.."라는거에요..

혼자서 꿋꿋하게 생일상 차리는 모습이 안쓰러웠나봅니다..

그 말에 저도 울컥 -_-;

유학생분들 공감하실 테지만, 사실 밥 먹다가 눈물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ㅠㅠ

설날 전에 만두 열심히 만들어놓고 사골 우려서 설날에 떡만두국 끓여먹는데

잘 넘어가질 않더군요..;

혼자서 진수성찬 차려놓으면 뭘 하겠어요.. 같이 먹어줄 사람도 없는데

그래서 전 밥 먹을 때 꼭 한국방송 틀어놓고 먹습니다 ㅎㅎ

한국방송 없이는 밥맛도 없어요 ㅎㅎ

 

다른 친구들은 졸업을 하고, 일을 찾고, 결혼을 하고..

한국에서 다들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가끔씩 주변에 있는 다른 학생들, 친구들에게서 편지오고 소포 오는 거 보면

너무 부러워요 ㅠㅠ..

여기 온지 2년이 다 되가는데.. 친구들과 편지 한 통 오간에게 없네요;

이 녀석들은 내가 이제 궁금하지도 않은 건지 ㅠㅠ

한국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라도

지금은 서로 홈피에 방명록 오가는 것도 뜸해졌네요..

가끔씩 친구들한테 방명록 쓰면서 “너는 내가 궁금하지도 않냐!”고

투덜대기도 하지만.. 친구들도 다들 자기 생활에 바쁘다는거 잘 알죠..

알면서도 서운하고, 그러다가 결국은,

아.. 그동안 나의 인간관계가 이러했구나.. 엄청 반성하게 됩니다 -_-;

여기서도 지금 학교, 집, 학교, 집의 생활이 다 이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하나 없는데.. 그나마 있던 친구들마저 하나둘씩 떠나고;

 

정말 공부만이 살길이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_-ㅎㅎ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ㅎㅎ

타지에서 힘들게 유학생활 하시는 분들,

우릴 위해 우리보다 수십 배 더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생각해서

외롭고 힘들더라도 힘내시고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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